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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gomin_352052
    작성자 : L_SID
    추천 : 0
    조회수 : 580
    IP : 123.142.***.29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2/06/21 13:32:26
    http://todayhumor.com/?gomin_352052 모바일
    '힘들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제가 잘못된 것인지 여쭤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후반의 청년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대부분은 사람들은 살면서 '힘들다'라는 말을 자주 쓸텐데요. 
    저같은 경우 상대방이 힘들다라고 했을 때 별거 아닌 일로도 힘들다고 하면 짜증부터 나기 시작합니다.;
    그 이유가 아마 어렸을 때부터 했던 일 때문인 것 같은데요.

    다른 분들의 고생에 비하면 별거 아니겠지만..어렸을 때 집 사정이 어려웠던 편이라 남들보다 조금 일찍 돈을 벌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중2 때부터 학교 끝나면 족발집, 치킨집, 피자집, 교회 전단지까지 돌리거나 매장 정리, 피자 상자 조립,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떡 파는 일 등 많은 일을 하면서(사실 미성년자라 일을 하는 것보단 일을 구하는게 더 어려웠습니다.) 고2 때까지 일을 하였고 (고3 때는 수능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수능 준비만 했어요;;) 고3 수능 끝난 당일 주위 친구들이 후련한 마음으로 놀러 갈 때 전 주유소 일을 구하고 다음날부터 출근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대학을 가고 동아리 활동도 하면서 주말 알바를 하며 생활비를 벌고 방학 때는 하루에 두세탕 일을 뛰어가며 다음학기 등록금을 벌고..(일을 해보면 아시겠지만 방학 3달 단기 알바 구하기가 은근히 어렵습니다. ..해서 등록금은 집에 일부 부담을 주기도 했어요.)

    ..이렇게 주유소, 물류센터, 피씨방, 인쇄공장, 광케이블 제조 공장, 보안요원(키가 좀 있어서..^^;;) 등의 일을 하면서 대학 일도 나름 열심히 했고 그 결과 교수님 추천하에 대학원도 가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프로젝트를 하다보니 바빠져서 모든 알바를 그만두고 대신 과 조교 및 수업조교, 멘토(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면 학교에서 돈나와요~) 등을 하다보니 대학원 등록금을 내고도 한 학기에 100~200 가량의 여윳돈이 생길 정도로 자금적인 여유도 생겼습니다.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됩니다만 문제는 저렇게 살다보니 주위에서 말하는 '힘들다', '힘들어 죽고 싶다' 이런 말이 너무 신경에 거슬립니다. 물론 겉으로는 '그래, 지금은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참으면 힘든만큼 결과가 좋을꺼다.' 라는 식으로 위로해주기도 하지만 속으로는 고작 저것 가지고 힘들다 그러다니..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오유님들껜 죄송하지만 제가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대학생으로 이제 졸업을 압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자친구는 학교 과제만 받아도 '힘들다.', '못풀겠다.', '아무것도 모르겠다.', '힘들어 죽을것 같다' 이런 식으로 말을 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푸는 똑같은 과제를 가지고서도..저렇게 말하고..또 밤 11시에 퇴근하고 (지금은 대학원 졸업하고 직장 다니고 있습니다.) 나서 전화를 하니 '지금 학교인데..학교고 집이고 전부 때려치우고 잠적할꺼야' 라고 하길래 놀라서 택시 타고 학교가니 새벽 1시, 달래주니 새벽 3시 반..선잠잔 후 첫차타고 바로 출근하기도 하였습니다.

    ..내가 보기엔 별거 아닌 일 가지고 뭐가 그렇게 힘들길래 죽는 소릴 하는지 이해가 안가기도 하고 보시면 아시겠지만 나이차가 좀 있어서 그런지 생각하는게 많이 어린가보다. 하면서도 다른 동기 애들 보면 또 그런 것 같지도 않고..

    동네 친구도 있습니다만 이녀석도 저랑 같은 나이에 뚜렷한 직장도 없이 무작정 공무원 한다고 고시원에서 공부하는 녀석이 있는데 이 녀석도 답답하고 문제점이 있는 행실이 한두가지가 아니라 지적해주면 '힘들다', '불면증 때매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있다.', '세상이랑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등 문제점을 고치려기 보단 술마시며 저런 말만 하고 있습니다. 또 한 친구는 자기가 뭘 잘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훌쩍 도피유학을 간 녀석도 있습니다.

    여자친구도 그렇고 동네친구도 그렇고 힘들 때, 술 한잔 사주며 뭐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들으면..
    제 시점으로 봤을 때, 고생 같지도 않고, 힘든일도 아닌 사소한 문제밖에 안되는 일들로 힘들어합니다.
    거기에 그렇게 힘들면 위로받기만 원하면서 왜 고치려고 하지 않는지도 답답하고..

    한 때 하도 짜증이 나서..
    '너보다 더 힘든 사람도 많은데 그 사람들도 다 버티면서 산다. 너 그렇게 약해서 사회생활 어떻게 할래?'
    '고작 그런 일가지고 힘들어 하냐'
    ..이랬더니 넌 이게 얼마나 힘든건지 모른다면서 화를 내더군요.

    '그래, 내가 네가 아니니 정확한 사정을 몰라서 그랬다. 미안하다' 
    ..하면서 술 마시고 좋게좋게 끝났지만 솔직히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을 뿐더러 짜증이 납니다. 힘들다. 힘들다. 소리 들을 때마다 친한 상대가 '난 고작 이것밖에 안된다.' 라고 말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고요.
    솔직히 '이 녀석들이 진짜 힘든 것을 격어봐야 이런 소릴 안하지.'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잘못된 건가요..?


    ps. 전 위로의 말을 정말 못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상대를 위로하기 보단 제 선에서 할 수 있는 해결책을 떠올려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자 하지요. 그러다보니 '위로의 한마디를 들으려 하기보단 어떻게 해서든지 해결책을 찾아 빨리 이 상황부터 타개할 생각부터 해라.'..라고 말합니다. 해결책을 찾을 생각조차 안하고 문제에 대해 푸념만 늘어놓거나 날 좀 위로해 달라고 그러는 것도 답답하고 짜증이나서요..;;
    왜 문제가 발생하면 풀 생각을 안하고 위로해 달라고만 하는건지..아님 술이나 마시자고 하는건지..
    그리고 내 나름대로 지식이나 지인들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해봐도 '난 그냥 다 잘될꺼라는 말 한마디가 듣고 싶을 뿐인데 그거 말하는게 그렇게 힘들어?'란 소릴 듣고 있어야 하는지..ㅡㅡ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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