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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늘떡볶이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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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8991
    작성자 : 마늘떡볶이
    추천 : 13
    조회수 : 986
    IP : 182.211.***.46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07/04 20: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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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창작글] Black 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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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ack Hole in Old Tree>
          

    지은이 : 마늘떡볶이
        

    미영은 학교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마감을 앞두고 실을 기사가 없어 고민하던 그 때, 제보 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저희 마을 버드나무에 이상한 게 생겼어요.”
          

    미영은 소재가 좋고 나쁘고를 가릴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바로 마을로 달려갔다. 마을에 도착하자 기자가 온다는 소식에 제보자와 마을 주민 몇몇이 나와있었다.
     

     

    모여있던 사람들은 미영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저마다 귓속말로 웅성거렸다.
        

    "저렇게 어린 학생이 기자라고?"
    "카메라를 메고 온 것이 기자는 맞는가벼." 

    "근데 제보는 누가한거야?"
     

        주민들의 의심스런 시선을 뒤로한 채, 주변을 둘러보는 미영. 멀지 않은 곳에 큰 버드나무가 서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걸어갔다. 나무에 가까이 다가가 먼저 버드나무를 살펴보았다. 딱 보아도 굉장히 오래되 보이는 고목이었다. 성인 8명이 모여 손을 잡고 둘러 싸도 잡히지 않을 정도의 둘레.. 태어나서 본 제일 큰 나무였다.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버드나무에 대해 물어보니, 500년이나 된 이 버드나무는 그 마을의 상징이자, 주민들이 매우 신성시 여기는 것이라 했다. 그래서 매일 주민들이 돌아가며 버드나무에 이상은 없는지 둘러보곤 했는데, 어느 날 나무 중간에 이상한 구멍이 생겼다는 것이다.
     

        

    미영은 구멍을 살펴 보았다. 성인 남자 손가락도 들어갈 듯한 꽤 굵은 구멍이었다. 지름에 비해 구멍의 안쪽은 미지의 생물이라도 튀어나올 듯 섬뜩하게도 완벽히 어두웠고, 모서리가 아주 부드러운 것이 기계로 뚫었다고는 보기 힘들었다.
          

    아무도 실체를 모르는 가운데, 미영은 옆 마을 주민들이 이 마을 상징인 나무를 시기해서 저지른 일이 아닐까?’, ‘외계생명체가 내려와 레이저로 뚫은 것은 아닐까?’라며 엉뚱한 상상이 들기 시작했다. 머리를 이리저리 저으며 잡생각들을 날려버린 뒤, 나무가 심어져 있는 흙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언뜻 보기엔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였지만, 보통 굉장히 나무가 우거진 산에 있는 흙의 느낌과 비슷했다. 

     

    하지만, 이런 흙이 이곳에 있다는 게 이상했다. 이 마을 옆에는 산은커녕, 휑하니 뚫린 도로만 있었고, 그 도로엔 매일 같이 쌩쌩 차들이 달려 매연을 내뿜었기 때문에 흙이 이렇게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때 마을 토박이인 노인이 나타났다. 

     

    어이, 거기 학생. 지금 우리 나무에 뭐하고 있는 거요?”    

    아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미영이라고 합니다. 나무에 이상한 게 생겼다는 제보를 받아서, 취재차 왔습니다.”
    우리 마을 일이니까 당장 그만두고 돌아가! 어디 우리 마을 수호해주는 나무한테 손을 대!! 뭐해! 얼른 차 태워 보내지 않고.”
          

    할아버지는 대뜸 역정을 내고 주변 주민들에게 미영을 쫒아 내라고 했고, 주민들은 쭈뼛쭈볏 미영을 쫓아내려고 미영에게 다가왔다. 이때 절박해진 미영이 소리친다.
          

    할아버지! 잠깐만요! 여기 나무에 검은 구멍 안보여요? 이거 말이에요 이거! 마을 지켜주는 소중한 나무에 상처가 생겼다구요. 왜 생겼는지, 누가 그랬는지 모르셔도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괜찮으시다면, 그냥 돌아가구요. 원인을 알아야 예방을 할 수 있잖아요. 제가 밝힐 수 있습니다. 이 구멍이 왜 생겼는지, 누가 만든건지 제가 밝혀드릴게요!”
          

    할아버지가 말한다.
          

    학생, 진짜 알아낼 수 있는 거야? 이 나무에 상처 하나라도 더 나면, 우리 마을에 안 좋은 일이 생길 텐데, 내가 학생 믿고 맡겨도 되겠어?” 

    할아버지, 저 믿으세요. 제가 무슨 이유로 나무에 해코지하겠어요. 걱정 마세요. 오늘 내로 원인 알아내서 알려드릴게요.”
    그래. 그럼 한 번 해보든가. 대신 오늘 밤까지이네. 내일 아침에 내게 이유를 말해주지 못한다면 당장 돌아가야 할게야. 흠흠!”
        

    할아버지는 헛기침을 하며 뒤돌아 물러섰고, 미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다시 나무로 다가갔다.
        미영은 구멍의 주변을 손으로 더듬어 보았다. 부드러운 모서리. 구멍 내부도 암흑빛으로 어두웠지만, 구멍의 주변도 다른 곳에 비해 나무의 색이 달라 보였다. 진빨강 이려나 진갈색 이려나. 나무를 천천히 한 바퀴 돌아 둘러보며 살펴보다 남달랐던 흙을 한 움큼 움켜쥐어 코로 가져간다
        

    킁킁.. 이건 정말 숲 속의 흙 향기 같은데.. 이런 곳에 흙이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 .. 이건 뭐지? 으아가가악!! 깜짝이야!!”
          

    흙의 냄새를 맡던 미영은 무언가에 화들짝 놀라 공중으로 흙을 흩뿌렸다.
         

    미영을 놀라게 한 그것은 반쯤 잘라진 곤충의 사체였다. 머리부터 가슴까지만 누가 일부러 자른듯 깨끗이 없어지고 꼬리부분만 남아있었다. 미영은 주변을 살폈다. 곳곳에 비슷한 곤충의 사체들이 흙 속에 섞여 있었고 몇몇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 중 이였으며 몇몇은 갓 죽은 듯 생생했다.
           

    이것들이 흙에 거름역할을 한건가..?”
          

    나무에 대한 조사는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다고 느꼈을 무렵, 어느덧 시계는 오후 세시를 가르켰고 미영의 배에선 공복의 메아리가 울렸다. 내일 오전까지 이유를 밝혀내려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미영은 마을에서 하루 묵기로 결심한다. 마을 사람들의 얘기도 들어볼 겸, 잘 곳도 마련할 겸, 끼니도 해결할 겸 마을 속으로 한걸음 한걸음 걸어 나아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고소한 밥 냄새가 미영을 이끌었다. 냄새를 따라 걸어간 곳엔 평범한 집이 있었고 미영은 주저없이 문을 두드렸다. 

     

    안녕하세요. 저 실례합니다. 안에 계세요?”
          

    다행이 얼마안가 아주머니 한분이 걸어나왔다. 

     

    누구세요? , 아까 마을에 취재하러 오셨다던 그 학생이네? 어쩐일이에요?” 

    아주머니, 죄송하지만 제가 그 취재 때문에 하루 묵을 곳이 필요한데요. 하루만 신세질 수 있을까요?” 

    그 어르신이 보면 큰일인데.. 어쩌나.. 그렇다고 어린 학생을 길바닥에서 재울 순 없고.. 그래요. 그럼 얼른 들어와요. 누가 보기전에.”
          

    미영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집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미영의 꼬르륵 소리를 들은 일단 밥이라도 먹으라며 아주머니는 뚝딱뚝딱 따뜻한 밥 한 상을 차려주셨고, 미영은 감사합니다 서둘러 인사한 뒤 허겁지겁 배를 채웠다.
          

    우리 큰애가 쓰던 방이 하나 있는데, 거기라도 괜찮으면 거기서 하루 자요. 그나저나 어린 학생이 학교생활 열심히도 하네. 우리 작은애도 어서 학교에 갔으면 좋으련만..”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저야 어느 방이든 감사하죠. 그런데 둘째 아이는 학교 안다니나요?” 

    아니. 학교 다녔죠. 초등학교 입학해서 잘 다녔는데.. 지난 달에 어디서 다쳤는가 크게 다쳐서 지금 병원에 있어요. 아이구.. 우리 아이만 생각하면 속상해죽겠어.” 

    많이 다쳤나봐요..? 어디가 얼마나 다쳤는데 입원을 오래하네요?” 

    .. 어디서 다친건지 그거라도 알면 내가 덜 답답하겠어요. 어느날 손가락에 피를 뚝뚝 흘리면서 왔는데. 아이고 다시 생각해도 끔찍하지. 손가락 한마디가 글쎄 뼈만 남은거에요. 애는 얼마나 놀랬는가 무지 아팠을 텐데 엉엉 울면서 집으로 걸어왔드라고. 바로 119 불러서 병원으로 갔는데, 손 살점이 다 없어졌으니 절단 수술도 하고, 피부 이식도 하고 하느라고 입원한지가 꽤 됬는데 병원 생활이 안끝나네..”
          

    답답했던 속을 터놓듯이 처음 본 학생 앞에서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채로 아이가 다친 사정을 구구절절히 이야기 해주신 아주머니. 미영은 아주머니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들어주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아주머니, 아이 손이 어떻게 다쳤다구요? 손가락이 뼈만 남았다구요? 아니.. 어떻게 그렇게어디서 다쳤는지는 아이가 말을 안하던가요?” 

    애는 충격 먹었는지 어쨌는지 그때 상황을 기억을 못해. 이런 식으로 다치는 건 평생 듣지도 보지도 못했는데, 더 이상한 건 저기 건넛집 애도 똑같이 다쳤다는 거야. 걔는 손가락 두마디라던데..”
          

    한 마을에 사는 초등학생 아이들이 손을 다쳤다. 손가락 한 두 마디 정도가 뼈만 남고 살점이 모두 사라진 기이한 형태로. 시기도 비슷했다. 최근 두 달 내 다쳤다는 것. 뭔가 이상했다.
          

    아주머니, 마을 버드나무에 생긴 검은 구멍, 언제쯤 생겼는지 혹시 아세요?” 

    그 나무는 매일같이 마을사람들이 돌아가며 순찰을 도니까.. 눈에 보일만한 구멍이 나타난 게 지지난 달쯤 될꺼에요.”
          

    시기가 묘하게 겹쳤다. 마을 나무에 생긴 구멍과 아이들 손가락의 상처.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
          

    따뜻한 아주머니를 만난 덕에 식사도 숙소도 해결한 미영은, 해가 진 마을 어귀로 나왔다. 내일 오전까지 밝혀내야 하는데, 아직 이렇다 할 단서가 없었다. 머릿속에 검은 구멍과 아이들의 상처 이야기가 빙빙 돌아다녔다. 큰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하늘을 보며 길을 걷던 미영은 무엇인가를 보고 걸음을 멈춘다. 그건 나무 위에 앉아 있는 까마귀였다. 다른 새들과는 달랐다. 까마귀의 부리가 뭉뚝하게 잘려있던 것이였다.
          

    새 부리가 왜 저렇지? 누가 일부러 잡아서 자르진 않았을 꺼고…' 

     

    주변을 둘러본다. 눈에 보이는 새들을 이제야 유심히 살펴보니 열에 셋, 넷은 부리가 뭉뚝했다 

     

    설마설마?’ 

     

    직감을 따라 나무로 달려가는 미영. 이미 어둑어둑 해진 뒤였지만 미영에겐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나무 앞에 다다라서야 미영은 걸음을 늦추었다. 나무 앞에 누군가 서있었다.
         

    .. 설마 니들이 그런 것은 아니제? 이거 니들이 그런거믄 인쟈 큰일나는거여.. 니들 아니제?”
          

    아무도 없는데, 나무를 향해 혼잣말을 하는 저 사람. 가까이 다가가니 그 사람은 오전에 미영을 끌어내려고 했던 그 노인이었다.
          

    어르신, 다 늦은 밤에 여기서 왜 혼잣말을 하고 계세요?”  

    아이고 깜짝이야! 학생은 아직도 안 갔는가? 아니 내가 사는 마을에 내가 나와 있는게 뭐가 이상한가? 그러는 자네는 이 시간에 여길 왜 오는 거야?” 

    할아버지가 내일 오전까지 밝혀달라고 하셨잖아요. 저도 시간만 많았다면 이시간까지 여기서 이렇고 있진 않죠. 오늘 밤을 그냥 보내면, 내일 쫒겨날 게 뻔한데 가만히 있을 순 없지 않겠습니까?” 

    흠흠! 거참 어린 놈이 말은 잘하네.. 난 이만 들어갈 테니 자네도 적당히 하다가 들어가게. 어짜피 밝히지도 못 할거 늦은 시간에 혼자 돌아다니면 못써.”
          

    할아버지는 돌아갔고, 미영은 다시 나무를 살폈다. 핸드폰에 달린 플래쉬를 켜 구멍 속을 비췄다.
    무언가 까맣고 반짝반짝한 것들이 우글우글했다. 소름이 쫙 끼쳤다. 암흑과도 같이 어두웠던 게 이 이상한 것을 때문이었나?
    나무 밑을 보니 어둠속에서 일렬로 줄을 서서 움직이고 있는 여러마리의 곤충이 보였다. 분명 움직임과 생김새는 개미인데, 이건 커도 너무 컸다.
       

    설마 개미가 이렇게 크다고?’
          

    혹시나 하던 본인의 직감을 확인해보기로 결심한 미영은, 주변을 둘러본다. 한 마리의 메뚜기가 눈에 들어온다. 미영은 확신에 가득한 번뜩이는 눈으로 메뚜기를 손으로 잡은 뒤, 버드나무의 검은 구멍 속으로 메뚜기를 반쯤 넣어보았다.
          

    바사사삭. 사사삭. 사사사사삭
     

        

    다시 꺼내어진 메뚜기는 미영이가 나무 주변에서 보았던 곤충 사체들과 마찬가지로, 미영이가 구멍 속으로 넣었던 정확히 그 부분까지 깨끗이 사라져있었다. 반 토막이 된 메뚜기. 미영은 이제야 아이들이 손을 다쳤던 이유, 부리가 뭉뚝하니 잘렸던 많은 새들, 반쯤 잘린 채로 죽어있던 수많은 곤충들 이 모든게 이해가 되었다.
          

     

    해가 밝았다. 미영은 개운하게 눈을 떴다. 마감에 쫓기던 내가 몇 시간 후면 특종 기사를 쓴 기자가 될 것이란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아침식사도 마다하고 아주머니께 인사한 뒤 버드나무로 향했다. 그곳엔 역시나 벌써부터 마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고, 그 중심엔 할아버지가 뒷짐을 지고 서있었다.
     

         

    미영은 당당하게 걸어갔다. 나무를 뒤로하고 마을 사람들과 할아버지를 향해 섰다. 할아버지는 어딘가 불안한 눈빛으로 미영을 쳐다보았다.
     

         

    학생, 이유는 찾아 냈는가? 못 밝히면 알제? 그 취재한 수첩도 다 내놓고 당장 돌아가야 할 것이여!”
    걱정 마세요. 할아버지. 이유를 알아냈습니다.”
        

    확신에 가득 찬 눈으로 미영은 설명을 시작했다.
          

    그녀의 설명은 이러했다. 버드나무엔 믿기 힘들지만 1CM이 넘는 큰 개미무리가 살고 있다. 처음에는 고목 안에서 밖에서 먹이를 조달해오며, 자신들의 영역을 넓히며 살아나가다 점점 커져가는 무리와 몸집을 감당하지 못하고 나무 밖으로 구멍이 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작은 구멍이 뚫렸는데, 뜻하지 않게 그 구멍을 통해 작은 곤충이 날아들었다. 개미들 에게는 먹이가 제 발로 찾아온 것이다. 큰 몸집만큼 여느 개미들보다 머리가 좋았던 녀석들은 조금씩 구멍을 넓혔다. 그 구멍을 통해 들어온 곤충들은 구멍에 들어온 깊이만큼 몸이 잘려 죽어나갔고, 구멍 속 벌레를 잡으려 부리를 집어넣었던 새들을 부리가 잘려나갔다. 심지어는 호기심에 손을 집어넣은 아이들조차, 손가락 살점을 다 빼앗기고서야 손을 뺄 수 있었다. 이 모든 일이 지난 두 달간에 일어났던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어젯밤 본인이 확인했던 것처럼, 주변에 있던 방아깨비를 잡아 구멍 속으로 집어넣었다 꺼내 보이며 본인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며 말을 마쳤다.
     

    제 생각이 맞다면, 아마도 이 개미들은 이미 고목나무를 집어 삼켰어요. 증식 속도가 어마어마 한거죠. 고목나무를 반으로 자른다면 개미집들로 가득 차있을 꺼에요. 가만히 두다간 더 큰일이 벌어질 지 몰라요. 개미 무리를 먹여 살릴 만큼의 먹이가 공급되지 못하면 결국 나무 밖으로 나오게 될 것이고.. 뒷 일은 여러분께서 결정하시는 거겠지만, 아무래도 나무를 불에 태워버리는 게.. 가장 안전할 것 같습니다.”
     

    설마 설마 했는데정말 늬들이였나? 아이고..”
        

    갑작스레 눈물을 흘리며 주저앉는 할아버지. 마을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내 할아버지는 중얼거리듯 말을 시작했다.
          

    내 손주 녀석이 TV에서 봤는가 개미 키우기를 하고 싶다는 거여. 예쁜 우리 강아지가 하고 싶다는데 내가 못해줄게 뭐 있것는가. 그날로 산에 올라가서 개미 한 마리를 잡아왔제. 손주 놈 채집 통에 그 개미를 넣어줬는디 한 이주쯤 지났는가. 아범이 손주 채집 통을 들고 우리 집으로 온거여. 뭔 일인가 하고 보니께, 글씨 채집통 가득히 개미들이 불어났는디 내가 80평생 본적 없는 크기 인거여. 애비도 손주한테 위험할까 싶어서 얼른 가지고 온 모양이더라고. 그래서 내가 그놈을 처리한다는게 산으로 가는 길에 채집 통을 떨어뜨렸지 뭐여. 일어나서 보니께 다 도망가부렀어. 그래서 별일이야 있겠는가 하고 잊어부렀는디.. 아 근디.. 요근래 나무옆에서 한마리씩 보이는거여. 내가 혹시나 해서 밤마다 여기 나와봤는디 진짜로 설마 했는디, 내가 우리 나무를 다 갉아먹어버렸고만. 내가 마을 수호신을 다 갉아먹어부렀어. 이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디 내 평생 여기서만 살았는디 내가.. 내가.. 다 망쳐부렀구만.. 어찌나.. 이를 어쪄
     

    저는 기사 마감시간이 다 돼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떠나는 미영의 뒤로 주저앉아 흐느끼는 노인과 그를 둘러싼 마을사람들은 멀어져 갔다.
     

     

     

     

     

     

     

    이를 어쪄아이고.. 이를 어쪄
     
    -End-
     

    출처 5년 전 처음 20줄 정도만 적어놓았던 내용을, 오늘 갑자기 생각이나 마무리 지었네요.
    처음 적어본 이야기인데, 완성도는 어찌됬든 한가지 이야기를 마무리까지 지으니 왠지 뿌듯해서 올려봅니다.
    아주 허접한 글이나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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