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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소녀와 즐겁게 놀고 있었다.
꽃밭을 뒹굴며, 서로의 머리에 꽃을 꽂아주며.
그러나 그 소녀의 얼굴을 보았을 때,
나의 여자친구가 아님을 깨닫고 손을 뿌리치고 한걸음 물러섰다.
갑자기 그 소녀가 고개를 떨구며 울기 시작했다.
나는 놀라서 소녀에게 다가갔다.
소녀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났고, 배에서는 피가 스믈스믈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 소녀가 고개를 들면서 나와 눈을 마주쳤을 때.
"꿈이였나..."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악몽때문인지 축축하게 젖어있는 이불을 걷어내며 방을 나왔다.
거실에 나오자, 창밖으로 비가 쏟아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날씨도 어두워서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거실이 깜깜했다.
나는 거실의 불을 켰다.
거실에는 아무도 없어서 적막했고, 물건도 많이 있지않아서 휑했다.
나는 적막함을 없애기 위해서 티비를 켰다.
그러나 나의 기대와는 달리 켜진 티비는 계속 지지직 거리며 화면이 나오지 않았다.
티비의 수명이 다됬나. 하고 가볍게 생각하며 부엌으로 걸어갔다.
부엌에 들어갔더니 아침상이 없었다.
평소 어머니께서 아침 일찍 밥을 해놓으시고 아침상을 차려놓고 회사에 출근하셨는데,
오늘은 그 아침상이 없다.
어머니께서 바쁘셨구나. 하고 가볍게 생각하며 간단하게 빵을 꺼내먹으며 등교 준비를 했
다.
샤워를 하고 교복을 입고 현관문에 서서 신발을 신고 있었는데, 어머니의 구두를 발견했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어머니께서는 아버지가 선물해주신 구두라며 항상 신고 가신 구두였다.
나는 아직 어머니께서 일어나지 않아서 그랬나. 생각하며 안방을 들어갔지만 아무도 없었다.
괜히 신경이 쓰였지만, 나는 오늘 꾼 악몽때문이려니 생각하고 우산을 챙겨들고 나왔다.
밖은 예상보다 비가 더 많이 내리고 있었다.
날씨도 어둠컴컴하고 비때문인지 멀리까지 내다보이지 않았다.
나는 우산을 펼치고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학교까지는 20분정도 걸어서 가야하는데, 오늘은 악몽도 꾸고 아침도 챙겨먹느라
평소보다 시간이 촉박했다.
비도 오고있기 때문에 지각하지 않기 위해서 발걸음을 빨리했다.
길을 걷고 있는데 자꾸 어디선가 기분나쁜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더 이상한것은 내가 걸을수록 멀어지거나 가까워져야할 울음소리인데, 일정한 소리로 계속 들려왔다.
고양이가 날 쫓고있나. 생각하며 주위를 돌아봐며 걷는데, 어디에도 고양이는 없었다.
섬뜩했다.
주위를 둘러본 후 앞을 보니, 고양이가 있었다.
깜짝 놀랐다. 어디에도 없던 고양이가 바로 앞에 튀어나오다니.
노란눈에 몸이 검은색인 고양이.
이놈이 자꾸 날 쫓아왔구나.
고양이의 정체를 발견했더니 섬뜩한 느낌이 가셨다.
나는 뒤의 고양이를 힐끔힐끔 보며 가던 길을 재촉했다.
고양이는 내가 볼때마다 앉아서 노란눈으로 계속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학교로 가는 마지막 골목길에 들어섰을 때, 나는 놀라서 우산을 떨어뜨렸다.
내가 계속 뒤를 돌아보며 아까 그 위치에 고양이가 있는걸 확인하며 왔는데,
눈 앞에 똑같은 고양이가 앉아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고양이를 자세히 보니 아까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른 고양이라는걸 깨달았다.
지금 내 앞에 있는 고양이의 입 주변에는 피가 묻어있었다.
그 고양이는 나를 훑어보더니 담장을 넘어서 어디론가 가버렸다.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하며, 떨어뜨린 우산을 다시 썼다.
우산을 떨어뜨린 덕분에 몸이 흠뻑 젖었다.
고양이 두마리 덕분에 몸이 젖어서 괜히 화가 났다.
나는 나를 놀래킨 고양이 두마리에게 괜한 화풀이를 하며 길을 걷기 시작했다.
문뜩 이 쪽팔린 광경을 누가 봤을까 생각하며 주위를 돌아봤지만 다행히도 아무도 없었다.
시간이 오래 흘렀음을 깨닫고 행여나 지각할까봐 뛰기 시작했다.
비에 몸이 젖는게 싫어서 비오는 날에는 뛰지 않는것을 철학으로 여겨왔는데 오늘은 비도
맞아서 그 철학을 깨버렸다.
한참 뛰니 골목길을 빠져나와 학교로 가는 대로가 보였다.
시계를 보니 걸어도 지각하지 않을 것 같아서 숨을 고르며 걷기 시작했다.
대로를 걷다보니 무언가 이상했다.
차도를 달리는 자동차도, 사람도 없었다.
평소에 열려있어야 할 가게들도 문이 닫혀있었다.
생각해보니 여기까지 오기전에도 사람 한명 마주치지 않았다.
무슨일인가 하고. 핸드폰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연락을 하려했다.
그러나 핸드폰액정에는 '통화권 이탈' 이라는 경고표시가 떠있었다.
내가 자는 사이에 무슨일이 발생했나.
나는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고민해보았지만, 뚜렷하게 뭘 해야할지 몰랐다.
일단 학교로 가봐야겠다. 학교에 가면 누군가 있을지도 몰라.
나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주위를 돌아보며 사람을 찾아보려했으나, 학교 교문까지 갈 때 동안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학교 교문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교문에 사람이 서있었다.
사람을 보자 기쁜 마음에 교문까지 뛰어갔다.
사람이 점점 뚜렷하게 보였다.
160정도 되는 키에 긴 검은 생머리의 소녀였다.
우산도 쓰지 않아서 비에 젖은 긴 생머리가 얼굴에 달라 붙어있었고, 흰색 원피스 또한 몸에 달라붙어 있었다.
또한 신발도 신지 않은 흰색 발이 쏟아지는 비 때문에 더 하얗게 보였다.
팔과 다리, 얼굴도 입고있는 흰색 옷보다 하얬다.
고개를 숙인 채 비를 맞는 소녀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저기...혹시 여기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 못 봤니?"
갑자기 소녀의 어깨가 들썩거렸다.
“어..어... 울리려던건 아니였는데...”
“훌쩍...훌쩍...오빠 저 기억안나요?”
“응?”
소녀가 고개를 들었다.
어디서 낯이 익은 얼굴...
“저 미영이에요. 미영이. 기억나죠. 오빠?”
“아. 미영이구나! 다행이다. 이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서말이야. 여기까지 오는데 사람이
한명도 안보이더라고.”
다행이다.
예전에 알고 지내던 동네여자애였다.
“근데 오빠... 요즘 다른 여자랑 같이 지내시던데...”
“응? 다른 여자? 나한테는 여자 친구 하나밖에 없는데... 무슨 다른 여자야. 내가 양다리를
걸칠 사람같아?”
“오빠. 그 여자가 다른 여자잖아요.”
“무슨 소리야. 나한테는 내 여자 친구 단 한명의 여자친구 밖에 없다고.”
“오빠... 어렸을 때 저랑... 저랑 결혼하기로 했잖아요...”
“아, 그건 어렸을 때 이야기지. 그럴 때는 다 그러고 얘기하는거잖아.”
갑자기 미영이의 어깨가 좀더 심하게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볼을 타고 빨간 눈물이 흘러 내렸다.
“어떻게...어떻게 오빠가 저한테 그럴수가 있어요... 전 오빠만... 오빠만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녀의 배에서는 피가 스믈스믈 흘러나왔다.
피는 원피스를 적시고, 바닥을 적시며 빗물과 함께 퍼져나갔다.
그녀의 뒤에서 고양이 두 마리가 하악질을 하며 나타났다.
아까 오면서 봤던 그 두 마리의 고양이였다.
“뭐...뭐야...”
그녀가 갑자기 넘어지며 몸을 손으로 질질 끌며 나에게 다가왔다.
바닥의 피도 그녀를 따라 퍼져나갔다.
나는 기겁하며 우산도 내팽개치고 학교를 뛰쳐나갔다.
학교를 뛰쳐나가고 차도를 건너려 했는데.
분명히 아까까지만 해도 한 대도 안보이던 차가.
차가...
뒤를 돌아보니 그녀가 나를 향해 있었다.
그녀의 입이 씨익하며 웃으며 무언가를 말했다.
입모양으로 짐작컨대, “오빠...” 뒤에는 뭐라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녀와 눈이 마주쳤을 때.
나의 무게감이 사라져간다.
-중국에서 한국인 유학생이 참변을 당했습니다. 한국시각 6월 6일 9시에 집에서 시체가 된 유학생을 이웃집 주민이 자신의 집으로 들어온 유학생의 피묻은 고양이를 보고 경비원을 불러 발견했다고 합니다. 발견 당시 배가 열린 채, 장기가 하나도 없이 발의 힘줄도 끊어진채로 발견됬으며, 이 유학생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 지역은 요즘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피아들이 장기를 팔기위해 종종 살인이 나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자녀분들을 유학을 보내신 부모님들은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오빠...”
다음 소식입니다.
오늘 아침 등교를 하던 이 모군이 차도로 뛰어들어 자살을 하였습니다. 인근 목격자들의 말에 따르면 비도 오지 않는 날에 우산을 쓰고 가고 있던 이 모군이 학교 교문에 들어간 뒤 잠시 후 차도로 뛰어들어 자살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뚜렷한 자살동기가 없어, 경찰은 최면에 의한 타살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결혼해줘...”
출처
웃대 - 기다스루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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