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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5249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10
    조회수 : 2873
    IP : 121.140.***.101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1/05/10 00:44:50
    http://todayhumor.com/?panic_15249 모바일
    브금주의]하느님 혹은 소년
















    처음에는 아무것도 잘못된 것이 없다고 하여도 무방했다.소년의 가정은 하느님을 믿는 독실한 가정이었다.물론 소년도 그 영향을 받아 하느님을 믿었다.

    하지만 그 평화로운 가정을 깨버린 것은 술이란 한글자의 악마였다.어느날 부터 아버지의 걸음걸이가 비틀비틀 거리기 시작했고 소년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다툼으로 인해 그것이 술때문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소년은 굳게 다짐했다.난 절대 술을 마시지 않으리라,저 아버지같이 변하지 않으리라.그렇게 다짐을 하고 몇주가 지났을까 아버지는 급기야 젊은 술집여자를 옆구리에 끼고 들어왔다.

    "여..여보.."

    어머니는 떨리는 말로 인해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였다.아버지는 언성을 높이며 술집여자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어머니는 마침내 무릎을 털썩 꿇었다.술집여자는 어머니를 쓰레기보는 듯 하며 아버지를 이끌었다.그리고 그들은 사라졌다.

    내가 눈을 떴을땐 아무도 없었다.분명히 아버지는 호텔에서 그 술집여자와 미친듯이 관계를 맺고 있을 것이고 어젯밤의 참사를 견디다 못해 집을 떠나버린 것은 어머니일 것이다.

    소년은 울었다.친구들은 평화로운 가정에 인자한 부모님을 두고 꿈을 펼칠 수 있는데 난 왜 이런 것일까 난 왜 이렇게 패배하여야 하는가를 울면서 골똘히 생각하였다.

    그러나 돌아오는 해답은 없었다.그렇게 한참을 생각하고 있을때쯔음 가늘게 뜬 소년의 눈에 편지가 띄었다.하얀 봉투를 걸쳐입은 편지는 절망적인 내용이였다.

    '아들아, 이편지를 볼때쯤이면 이 어미는 이미 멀리 떠나고 없을 거다.드라마에서나 보던 편지를 어미가 쓰게 될줄은 미처 몰랐구나.어미는 저 멀리 미국땅으로 떠났다.반드시 성공해서 널 데리러 오마..'

    그렇게 끝맺음을 맺은 편지는 소년에게 아무런 희망을 가져다 주지 못하였다.저녁이 되고 어둑어둑해졌을때 소년의 아버지가 멀쩡한 걸음걸이로 소년에게 다가왔다.

    "미안하다.."

    ".."

    "아빠가..더 이쁜 엄마 데려올테니까.."

    "필요없어요, 필요없다구요! "

    엉겹결에 내뱉은 말을 주워담지 못한 소년은 아버지를 등뒤로 한채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아침이 되어 집에 들어갔을땐 발가벗은 그 술집여자와 덩그러니 누워있는 아버지만이 보일뿐이었다.

    그 술집여자와 사는 건 지옥이었다.허구한날 날 때리고 담배연기를 내뿜었다.그녀에게 우리아버지는 돈을 가져다 주는 벌레일 뿐이었다.그대가로 주는 것은 그녀의 아랫도리였다.

    잠을 자다 일어나면 백발백중 그 여자의 신음소리 때문이였다.하아하아- 그 소리가 소년의 방안에 울려퍼질때 소년은 미칠 것만 같았다.그런 소녀에게 안도를 주는 것은 단 두가지였다.하느님과 언젠간 성공해 돌아오겠다던 어머니..

    소년의 몸이 크고 마음도 컸을땐 집안꼴이 쓰레기통이 되었을때였다.그여자는 마침내 큰돈을 떼어먹고 도망쳐버렸다.아버지는 너무나도 허탈해하였다.그 허무감을 채우기위해서 필요한건 술이란 악마였다.

    마시고,또 마시고 속이 쓰리지도 않을까 미친듯이 마셔대기만 했다.소년이 받는 것은 욕짓거리와 폭행이었다.어느새 면역이 생길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날 소년에겐 의문이 생겼다.왜 하느님은 저 자에게 벌을 내리지 않을까? 왜 악을 미워하던 하느님은 없을까? 왜 악을 벌준다고 가르쳤던 하느님은 없을까?

    그리고 곧 의문은 해결되었다.하느님은 소년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었다.즉 하느님이 소년이요 소년이 하느님인 것이다. 소년은 이제 악을 벌주기로 하였다.왜냐, 하느님은 선이요 악을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소년은 칼을 꺼내들고 천천히 천천히 다가갔다.어느새 또 데려온 술집여자와 한판 벌이고 있는 그 불빛어린 방을 향해..천천히..천천히..뚜벅뚜벅..뚜벅뚜벅..

    찌익 하는 소리와 함께 종이문이 찢어졌다.고양이 비명소리같이 날카롭게 비명을 지르는 그 술집여자는 제쳐둔채 내 아버지에게 다가갔다.그리고 망설임의 여지없이 그의 가슴에 깊게 칼을 꽃아넣었다.

    술집여자를 없앨 죄는..그래, 내 아버지를 홀린 그 여우같은 죄와 하느님이 너에게 내려주신 순결을 범한죄를 물어 내 너를 없애주리라, 소년은 아버지를 찌른 그 칼로 다시 그 술집여자를 찔렀다.

    이제 처벌할 자는 우리집안 자체를 붕괴시킨 그 아버지의 첫번째 술집 여자였다.그 여자에게 물을 죄는 역시 순결을 범한죄 내 아버지를 홀린 그 죄. 그죄를 물어 소년은 캐묻고 캐물어 그 여자를 찔렀다.

    소년은 하느님이다, 고로 그는 벌을 내린다.소년은 죄가 없다. 단순히 하느님일뿐..






























    출처



    웃대 - Nile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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