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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 하늘











언제나 사람들의 기억속엔 하늘이 푸르거나, 날씨가 흐리면 회색, 밤이되면 검은색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그런 하늘이 점차 변해가기 시작했다.....




2024년 5월 1일 관측 1일째. 섭씨 24도




하늘은 여김없어 어제와 같은 푸르고 맑은 색이다.
가끔가다 보이는 적운형 구름이 맑은 하늘을 장식해 놓았다.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날씨라서 그런지 좀 후덥지근 하다.







2024년 5월 13일 관측 13일째 섭씨 27도



오늘은 날씨가 흐리다. 비가 올려는거 같다. 거기다가 날씨까지 덥다.
요즘따라 날씨가 더 더워지는거 같다. 벌써부터 열대야 걱정을 해야하나.... 비가온다.
주륵주륵...




2024년 5월 20일 관측 20일째 섭씨 30도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라...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린가?' 라고 여겼던 나는 오늘 그 말이 거짓말이 아닌 사실이라고 믿기 시작했다.
하늘은 맑은데 （단지 좀 붉을뿐, 매연때문인가..） 천둥번개소리가 들린다.


기상청에서는 뭐라고뭐라고 설명을 하지만 난 못믿겠다.
구라청.... 뉴스엔 등산갔다가 번개에 맞아 사망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분당 200번 이상 친단다..기상청에서.. 꽤 많이 치긴 치더라.. 우르르 쾅쾅


오후가 되니까 번개가 잠잠해진다. 다행이네




2024년 6월 5일 관측 37일째 섭씨 34도


이제 슬슬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거 같다.. 무척 덥구나.
근데 이상한점이 있다. 하늘색깔이 요즘들어 점점 푸른색이 아니라 푸른색에 노란색?을 약간 띄는거 같다. 기상이변인가? 아직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뉴스에서는 단지 하늘의 공기층이 연해져서 햇빛을 많이 흡수해서 그런다나....분명 하늘엔 구름이 꽤 떠있는데.... 이상하다... 좀 더 지켜봐야겠다. 아직 밤하늘은 시커멓다.
당연한 사실인가? 근데 요즘들어 별이 잘 안보인다.. 달도 하늘 색깔을 따라가서 그런지 붉그스름 해진거 같다.



2024년 6월 24일 관측 51일째 섭씨 38도


진짜 여름이다. 너무 덥다. 불쾌지수가 90%에 육박한다. 무심한 하늘은 비도 안내려 준다. 너무 맑은 하늘이다. 구름도 없다. 단지 색깔이 좀 더 누래졌다... 태양때문인가? 태양열이 너무 쌔서? 오 마침 뉴스속보가 나오네


"뉴스속보입니다. 현재 서울지방에 갑자기 알 수 없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저지대에 사시는분은 빨리 고지대.." 뭐지? 아, 내가 사는곳을 안말했군, 인천에 산다. 근데 하늘은 맑다. 뭐지? 이 뉴스속보는...


세상살다 참 별일 다 겪네.


2024년 7월 9일 관측 70일째 섭씨 41도


이제 하늘이 노란색으로 변했다. 무섭다. 구름도 없다. 아니 사라졌다고 보는게 맞는거 같다.
1달정도 구름 찌끄래기도 못 본거 같다. 전세계는 지금 하늘색깔로 인해 떠들석하다.
미국과 유럽 등 강대국은 이미 기상위성을 몇개 더 하늘로 쏘아보냈고, 세계기상대책위원회（WWC）을 발족했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원인은 모른다. 단지 하늘에 쏘아올린 위성에서 지구를 봤을때도 푸르른 지구가 아닌 누르스름한 지구가 되어가는것만 아는 것 뿐이다.


날씨도 무지더워졌다. 한국에서 41도라니...미친날씨구만 비도 안온다. 몇주째 가뭄이다..
이미 얕은 계곡과 강은 다 말라버렸다. 그로인해 매일매일 최고전력사용량을 경신하고 있다. 뭔 난리인지...정부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벌인다지만.....



2024년 7월 24일 관측 85일째 섭씨 44도


아직도 하늘은 노랗다. 그저 노랗다. 밤되면 꺼매지지만 일출하고나서 일몰할때까지는 연노랑~노랑~진노랑. 여전히 하늘은 너무나 맑다. 불쾌지수는 90%넘었다. 습도도 100%에 육박한다.
습도가 많다는 말은 공기중에 물이 많다는 의미인데, 구름이 안생긴다. 뭐지... 정부는 전기도 이제 자동차처럼 홀수날에는 홀수번호, 짝수날에는 짝수번호인 집 주소에만 공급한다. 유가는 이미 300$ 넘어선지 오래다.


비나 좀 내렸으면 좋겠다..



2024년 8월 18일 관측 110일째 섭씨 32도


드디어 비가온다. 그런데 이상하다. 먹구름?이 아니라 붉은 구름이다. 적（積）란운이 아닌 적（赤）란운이다... 이미 전세계는 혼란에 빠졌다.

우리나라만 그런줄 알았지만 전세계에서도 붉은 구름이 생겼다고 난리다. 역시나 기상청에서는 아직도 ? 뿐이고, WWC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과학자들 다 뭐하나?


오랫만에 비가 오는걸 보니 기분이 좋다.. 그런데 약간 따겁네. 하두 집안에만 있다보니 피부가 약해졌는가보다...




2024년 9월 9일 관측 132일째 섭씨 34도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주 흥미로운 뉴스속보가 흘러나왔다.

"어젯밤 WWC에서 쏘아올린 기상위성에서 보내온 사진입니다. 현재 적도부근에는 알 수 없는 붉은색의 구름으로 뒤덮혀져 있습니다. 그 부근에 사는 사람들과는 연락두절상태입니다. 그래서 WWC에서 어떤일이 생겼는지 파견단을 구성해서 보냈지만 그 사람들마져도 연락두절..."


참 놀라운 일이구나, 여전히 하늘은 노랗다. 아니 이제 점점 붉으스름? 주황색이라고 할 수있네.. 하늘은 여전히 맑다. 며칠전에 비가 왔는데 한 1주일오고 그쳤다..




2024년 9월 27일 관측 150일째 섭씨 28도


WWC에서 이번 현상의 원인이 아마도 대기오염과 관련있다고 발표했다. 이건 지나가는 초딩을 붙잡고 물어봐도 '대기오염이요'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자세한 것은 아직 모른단다. 더 밝혀내본단다.



2024년 10월 30일 관측 183 일째 섭씨 45도



너무 덥다. 또 뉴스속보다 .

"현재 위성사진을 보면 북아메리카 지역과 동태평양 지역이 붉은색을 띄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그 지역과 연락두절...." 이게 뭔 개소린지.


붉은구름이라고 해야하나? 여하튼 붉은색을 띄면 무조건 연락두절이라니...아이러니하다. 분명히 계절은 가을인데 온도는 여름온도라니... 아무래도 뭐가 잘못 됬다.


2024년 11월 16일 관측 200일째 섭씨 36도


초겨울인데도 36도이다. 적도부근은 이미 50도를 넘어섰다고 했다. 몇달전에 붉은구름이 덮혀있던 그곳은 여전히 아직도 붉다. WWC 위성에서 보내온 사진을 보면 지구의 2/3이 붉은색이다...
아시아쪽은 그나마 안덮혔지만,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쪽은 붉은색이다.


우리나라,일본,중국은 현재 유럽과 날씨대책위원회를 세웠다. 미국은 연락두절이다. 누군가 나서서 붉은곳으로 갈려고 한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가면 연락이 끊겼다...


2024년 11월 30일 관측 214일째 섭씨 39도


아침부터 옆집과 동네가 요란스럽다. 티비를 켜봤다. 그놈의 붉은색. 우리나라로 다가오고 있다. 하늘은 맑다. 단지 주황색에서 약간 더 찐해졌다... 무서워졌다. 하늘이 노했나?


뉴스에서는 내일이나 모래안으로 우리나라로 붉은 구역에 들어선다고 나와있다. 대피할 시간도 없다. 갑자기다 갑자기. 난 어서 짐을 싸고 한국을 떠날채비를 한다.


2024년 12월 29일 관측 243일째 섭씨 33도


우리나라도 끝났다. 아니 연락두절이다. 난 비행기를 타고 아직까지 안전한 중국으로 대피했다. 그러나 아직 미지수다. 여기하늘도 점점 붉어지는거 같다.

WWC위성에서 보내온 사진을 보면 중국 남중부 지방을 빼곤 전부다 적색이다. 화성보다 더 진한 적색..... 두렵다. 나는 살고싶다. 그 원인이 뭔지도 모르고 죽기는 싫다...


2024년 12월 31일 관측 245일째 섭시 36도


마지막 대피소인 이곳....하늘이 점점 붉어진다. 아직 아침인데 말이다...뉴스에서는 알 수 없는 중국말로 지껄이지만 대충 알 거같다..

아나운서의 다급한 목소리...그리고 이어지는 WWC 위성에서 보내온 사진들....전세계가 붉어졌다... 하늘에선 비가 한방울씩 떨어진다....몇달만에 보는 빗방울인지...빗물도 빨간색인가?


오랫만에 비를 보니 비를 맞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밖으로 나갔다... 비를 맞는다...... 아따거... 오랫만이라서 그런가.... 아따거....

빗방울이 피부속을 파고 들어간다... 아뜨거.... 뭐지..... 산성비인가? 아닌데.... 비가 퍼붓는다....

건물이 녹아 흐른다....차도....나무도..... 사람드..ㄹ..도.....















2025년 1월 1일



WWC위성 에서 마지막으로 전송된 사진. 제 2의 화성. 지구. 남은건 없었다.






































출처



웃대 - 시저탱크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