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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5163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3
    조회수 : 2389
    IP : 121.140.***.101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1/05/07 22:39:00
    http://todayhumor.com/?panic_15163 모바일
    브금주의]기억상실증


























    사람의 인격은 누구나다 두개다.

    -





    발을 책상에 턱 올려놓고 인터넷을 뒤적뒤적 거리고 있었다.딱히 흥미가 가는게 없어서 하품만 나오고 봤던걸 계속 보려니 지루함만 들었다.게임을 시작해볼까도 생각했지만,요즘 아이들이 하는 게임은 대부분 현금이 필요한지라 그 생각은 접은지 오래였다.용케 몇시간을 버텨내고 밤이 되었을쯔음, 내핸드폰의 진동이 울렸다.확인해보니 문자메세지였다.


    -문자메세지가 도착하였습니다.


    -뭐하냐?

    -컴퓨터

    -넌 만화책안봐?

    -그런걸 왜보냐, 시간낭비에 돈낭비.

    -엘리트건달이라고 무지 재밌는거 하나있어.가서 봐봐.

    -진짜 재밌는 것 맞냐?

    -그래, 내가 장담할게.나 그거보고 숨도 못셨다니까.

    -알았어.한권에 얼만데?

    -이백원.재밌으면 콜라하나 사줘~


    후드티를 차려입고 헤드폰과 MP3를 챙긴뒤, 내가 타고다니는 낡은 자전거를 꺼냈다.밖은 그런대로 새거같지만 내용물은 영 꽝이였다.바람을 넣으려 할려해도 동네에 있는 자전거바람주입기가 다 고장났고,동네 자전거 점에서 바람을 넣으려해도 찔끔찔끔 눈치를 봐야하는게 짜증나 그냥 미루고, 또 미루고 있다.

    후드티의 모자를 쓰고,헤드폰을 그 위에 쓴뒤 MP3의 전원을 켰다.곧 둥둥거리는 음악이 날 감싸안았다.자전거를 타고 어두운 밤길을 내달렸다.몇몇 아저씨들이 치킨과 맥주를 시켜놓고 웃고 있었다.가로수길을 지나 몇번 보고 지나치기만 했던 만화방에 들어갔다.아주머니가 나에게 인사를 건넸고, 이름과 주소,핸드폰번호,학교이름과 반 번호 집전화번호를 말하라하였다.쳇, 만화책하나 빌리는데 뭐이리 복잡하나.

    "저기..엘리트건달어디있어요? "

    "응? 엘리트건달? 저쪽 오른쪽으로 가봐.지금은 일권부터 여섯권까지밖에 없어.그뒤로는 몇몇애들이 중간중간빼가서.."

    여섯권을 쓰윽 뽑아 내밀었다.일분여쯤 삑삑거리는 소리와 독수리타법으로 타자를 치는 소리만 들렸다.다됐다 하며 아주머니는 손을 내밀었다.그위에 딱 알맞게 천이백원을 손위에 올려놓았다.가방에 만화책을 집어넣고 문을 나서려 할때, 아주머니는 날 불러세우더니 이백원을 돌려주었다.

    "서비스야 학생,앞으로 많이 들려."

    "네, 감사합니다."

    매어두었던 자전거의 자물쇠를 풀고 다시 내달렸다.밤공기가 내 얼굴을 시원하게 해주었고 난 기분이 좋아 페달을 더욱 세게 밟았다.안타깝게도 그 흐름을 신호등이란 녀석이 막아섰다.하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차도 몇대 안지나가길래, 난 그냥 페달을 밟았다.중간쯤 왔을까,난 내 왼쪽눈을 부시게 하는 물체를 바라보았고,난 곧 거대한 버스와 부딫혔다.


    -


    "정신이 드세요? "

    "으..음.."

    번쩍하고 눈을 떴다.코를 찌릿하게 하는 약품냄새가 내 코를 공격했고,고개를 두리번두리번거리자 날 걱정스레 쳐다보는 간호사와, 난생 처음보는 중년의 여자와 남자가 서있었다.한간호사는 의사를 불르러 간 모양이다.곧 의사가 들어오고 의사는 놀랍다는 듯이 턱을 쓰다듬었다.

    "아, 박성훈씨? "

    "네? "

    "당신은 참 운이 좋아요. 아니, 특별하다고 해야겠군요. 놀랍게도 정면으로 버스와 부딫혔는데 몸에 외상만 입었을뿐 몸에 문제가 없어요.지금 퇴원해도 될 정도군요.아, 물론 정밀검사가 필요하겠지만 일단 저흰 박성훈씨에게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휴게실에서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시겠습니까? 굉장히 걱정하셨습니다‥"

    "부모님이요? "

    "네."

    "서..성훈아..엄마 알아보겠지? "

    "누구세요? "

    곧 그 중년여자의 얼굴이 충격으로 뒤덮였다.그 중년여자는 휘청휘청거리다가 마침내 털썩 쓰러졌고,중년남자가 그 여자를 부축하더니 밖으로 데려나간다.의사도 아까와는 달리 더욱 심각해진 표정이다.그리고 나에게 몇몇 질문을 건넨다.

    "당신 이름은 무엇이지요? "

    "박성훈이요."

    "당신의 집은? "

    "....? "

    "역시나, 기억상실증입니다.사람과의 관계를 아예 뇌에서 두절시킨걸로 보입니다.김간호사, 이환자에게 조치를 취하세요.기억상실증이니 조심스레 다루고.."

    "잠시만요, 기억상실증이라니? "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것이 기억상실증입니다.당신부모님,친구,집주소,집전화번호를 다 기억합니까? "

    난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왜 , 왜그러는거야 박성훈.넌 분명히 의사가 나열한 저것들을 다 알고 있고,넌 말할 수 있어.시발, 말해보란 말야, 제발, 제발 말해보란 말야. 여전히 굳게 닫혀있는 내입을 열려해도 전혀 열리지 않았다.

    난 그렇게 나의 부모님이라는 자와 함께 살게 돼었다.그들은 나에게 해달라는 것은 모두 해주었다.하지만 어쩌겠는가, 난 그들을 기억하지 못하는데.난 점점 그들에게 속박되어가는 느낌이었다.마치 네모난 공간에 갇혀있다고나 할까.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이곳에 있다가는.그들은 날 끔찍이도 아꼈고,난 기억을 되찾은 것처럼 연기할려 해도 아는게 없어 할 수 없었다.

    사일, 오일 , 육일.. 집에서 컴퓨터든 게임기이든 뭐든지 할 수 있었지만 이건 마치 날 꽉끼는 방에 가둔 것처럼 너무나 답답했다.난 서서히 미쳐가기 시작했고 미쳐감에 따라 쾌락을 원하게 되었다.왜 , 쾌락은 뭐든걸 즐거움으로 만든다 하지 않았나?

    난 쾌락을 얻는 방법을 찾아보았고 마침내 쾌락의 끝에 도달하였다.살인. 살인은 쾌락의 정점이다.살인은 보통적인 쾌감과는 차원이 달라 나에겐 딱인 것이다.젠장, 저 중년부부때문에 내가 살인자가 되어야 한다니.내가 나중에 잡히면 다 당신들 책임이라구.

    난 그날을 시작으로 무차별살인을 하기 시작했다.젊은 여성이든, 늙은 사람이든.아, 젊은 여성은 살인의 쾌락과 더불어 성욕의 쾌락도 얻을 수 있어 내가 즐겨 찾는 사냥감이었다.히히히, 이것참 즐겁잖아.살인이라,참 좋은 놈이야.따지고보면 내가 이런 살인을 계획할 수 있는건 기억상실증이었다.난 기억을 잃지 않았으면 여전히 부모님에게 속박당하며 살것이고, 이러한 쾌락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그리고 일주일 후 난 안타깝게도, 잡혀버리고 말았다.





    "와 시발, 이새끼 미친놈 아녀? "

    "왜그래? "

    "딱봐도 중학생인 새끼가 시발..시발.. 열명을 넘게 죽였다니.."

    "허참, 이런 새끼는 깜방에도 못보내니 원.. "

    "야 이새끼야, 뭐라고 말좀해봐! "

    "전..전 기억을 잃었어요.. 아무것도..아무것도 몰라요.."

    "어이, 얘 기억을 잃었다는데? "

    "뭐라고? "

    "야, 네 부모님이름이 뭐냐? "

    "몰라요.."

    "얘 혹시 살인에 이용당하고 기억을 고의로 잃은 것 아닐까? 누군가에게 이용당한다거나.."

    "맞아, 그럴수도 있겠네. 한번 피해자들에게 공통점이 있는지 찾아봐야겠어.."

    "알겠어, 내가 알아보지‥"

    "넌 일단 여기 있어라."

    "네.. 알겠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거야, 난 아무도 안죽였어, 아무도! 그놈의 기억상실증은,내 발목을 항상 잡는다.

    -






    기억을 잃는 다는 것은, 아니, 잃는 척 한다는 것은 참 좋은일이다.






























    출처



    웃대 - Nile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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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07 22:47:58  121.137.***.61  계피맛사탕
    [2] 2011/05/08 17:44:34  119.20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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