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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4873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1
    조회수 : 2374
    IP : 121.170.***.74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1/05/01 20:43:18
    http://todayhumor.com/?panic_14873 모바일
    브금주의]기억상실증























    “으....음......”

    “뭐야....여기가 어디지....?”

    정신을 차려보니 내 앞에는 경찰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이 있다.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말이다.

    내 오른쪽에는 한명의 여자가 있다.

    꽤 예쁜 것 같다.

    그리고 내 왼쪽에는 이름 모를 낯선 남자가 있다.

    턱에는 수염이 까칠하게 나있고 농부 모자를 쓴 전형적인 시골 사람이다.

    하지만 문제는 내가 왜 여기 있냐는거다.

    “여기가.....어디죠?”

    “연기하지마, 강철수. 넌 지금 살인범으로 잡혀있어.”

    경찰이 정색하며 나에게 삿대질한다.

    “제가 살인범이라고요? 참나, 웃기는 소리하지마세요.”

    참, 이것부터 물어봐야겠다.

    “근데.....제가 누구죠?”





    “우리.....헤어지자........”

    “왜? 한번만 더 기회 주면 안돼?”

    “......미안...”

    난 컵에 있는 물병을 꽉 쥐었다.

    그러자 컵이 충격을 못 이기고 깨져버렸다.

    주위 사람들이 날 쳐다보지만 난 신경 쓰이지 않는다.

    내게 신경 쓰이는 건 날 떠나려는 영희 뿐이다.

    “나 갈게.”

    이런 말 한마디를 남기고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난 말 없이 화장실로 달려갔다.

    눈물이 나기 시작한다.

    태어나서 15살 이후로 한번도 운적이 없던 나다.

    그런데 정말 쉴새 없이 눈물이 떨어진다.

    콧물까지 나는 내 모습은 비참하기 그지 없다.

    난 세면대에서 세수를 계속 했다.

    물의 찬 기운이 내 뜨거운 얼굴을 식혀주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화장실 변기 물을 내리고 어떤 아저씨가 나온다.

    내 얼굴을 보더니 혀를 끌끌 차신다.

    난 신경질을 내면서 말했다.

    “뭘 봐요! 구경 났어요!?”

    그러자 쫄은 듯이 바로 화장실을 나가버린다.

    난 세면대의 물을 끄고 거울을 보며 생각했다.

    “날 떠나려는 이유가 뭐지? 이유가 없을리는 없잖아....?”

    난 이성적으로 생각했다.

    영희는 얼굴도 예쁜 부잣집 딸이다.

    뭐하나 빠지는게 없던 그녀가 날 떠나버렸단 사실은 아직도 충격이다.

    “부모님이 반대하셨을까? 아냐 아냐...... 내가 싫어진거야.....?”

    난 끊임없이 혼잣말을 했다.

    “중요한건 그 새끼가 날 버렸단 거잖아!”

    나도 모르게 세면대를 주먹으로 쳐버렸다.

    화장실로 들어오던 한 청년이 있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난 인기척을 느끼고 뒤를 돌아봤다.

    “괜찮아요......?”

    꽤 잘생긴 청년이었다.

    나이도 나와 비슷해보였다.

    난 세수를 한번 더 하고 가방을 챙겨서 그 청년을 밀치고 문을 열었다.

    쾅! 하는 소리에 카페에 있는 사람들 모두 놀랐다.

    난 카운터에 가서 계산을 했다.

    “23,000원입니다.”

    그녀가 먹은 음식이다.

    난 아무렇게나 3만원을 내던지고 카페 밖으로 나왔다.

    난 내 얼굴을 한번 만져보았다.

    여전히 빨갛게 달아오른 느낌이다.

    난 가방을 어깨에 매고 거리를 아주 천천히 걸었다.

    푸른 하늘도 내게는 노랗게 보인다.

    노란 은행도 내겐 빨갛게 보인다.

    사랑하는 그녀도 이젠 검은색으로 생각난다.....



    난 내가 머무르는 아파트 입구에 왔다.

    그때, 핸드폰이 한번 울렸다.

    혹시 그녀일까?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거기 104동 304호 차 주인 맞죠? 여기 차 좀 빼주세요.”

    한 아줌마였다.

    목소리로 봐서는 40대 정도였다.

    “아, 예....”

    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내 차 옆에 어떤 아줌마가 서있었다.

    파마 머리에 약간 튀어나온 뱃살.

    전형적인 아줌마다.

    “도저히 지나갈 수가 없네. 차 좀 빼주세요.”

    짜증나는 듯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난 차 키를 빼들고 차문을 열었다.

    차 시동을 걸려하는 순간, 차 뒤편에는 곰돌이 인형이 보였다.

    내가 그녀에게 생일 선물로 사주었을때, 괜찮다며 거절했던 선물이다.

    “차 좀 빼달라니까!”

    아줌마의 목소리가 나의 환상을 깨버렸다.

    난 후진을해서 조용히 비켜드렸다.

    아줌마는 고맙다는 말도 없이 가버렸다.

    “아, 거참......”

    난 빈 자리에 내 차를 능숙하게 대 놓았다.

    운전 실력만큼은 자신있다.

    주차를 한다음 시동을 껏을때, 액자의 사진이 보였다.

    그녀와 나의 사진이다.

    둘다 환하게 웃고 있었다.

    난 사진을 한번 쓰다듬었다.

    피식......

    그리곤 헛웃음을 했다.

    차키를 뺀다음 문을 닫고 아파트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라 3층까지 걸어갔다.

    난 올라가는 동안에도 그녀에 대한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앞에는 내 집이 보였다.

    집 열쇠를 빼들어서 넣고 한번 돌렸다.

    그러자 문이 끼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열린다.

    난 신발을 내던져버리고 발을 내딛었다.

    보일러가 끊겼는지 방바닥이 너무 차갑다.

    난 컴퓨터를 부팅했다.

    그리고 냉장고의 문을 열어보았다.

    마침 사이다 하나가 보였다.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시원하게 뚜껑이 열린다.

    사이다가 내 목으로 넘어갔을때, 조금이라도 내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어느덧 모니터가 다 켜져있었다.

    눈 앞에 보이는 메신져 프로그램에 로그인을 했다.

    그러자 메일이 한통 왔다.

    그녀의 메일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심장 박동수가 빨라졌다.

    그리고 열기를 클릭했다.

    “나 지금 위험해....빨리 와줘.......”

    내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다짜고짜 위험에 빠졌다니......

    난 갈까 말까 고민을 했다.

    그녀의 집은 여기서 바로 옆동인 105동 405호이다.

    하지만 고민이 끝나기도 전에 핸드폰과 맥가이버 칼을 챙기는 내 모습이 보였다.

    아직까지 미련을 못 버리는 듯 싶다.




    내 발은 점점 빨라졌고 계단을 두칸씩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옆 아파트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바로 코앞이라서 금방 도착했다.

    난 주머니 속에서 칼을 꺼냈다.

    어느새 4층에 다 와있었다.

    난 405호에 슬그머니 귀를 대보았다.

    인기척이 없는 것처럼 잠잠했다.

    난 조용히 손으로 문을 열었다.

    현관에는 아무런 신발도 없었다.

    점점 초조해져갔다.

    “누구 있어요?”

    불안한 마음에 한번 소리를 질러봤다.

    공허한 메아리만이 내게 돌아왔다.

    난 침을 한번 삼키고 칼을 치켜세웠다.

    그때, 내 뒤통수에는 얼얼한 충격이 왔다.





    “으....음......”

    난 잠에서 깨어났다.

    내가 왜 여기있는지 내 이름이 뭔지도 모른채말이다.

    눈을 희미하게 떳을때, 내 앞에는 턱수염이 난 남자와 예쁜 여성이 있었다.

    “내가 누구죠.....?”

    난 의문스러운 목소리로 물어봤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잠시 방으로 들어갔다.

    뭔가 쑥덕거리고 있는 것 같다.

    내 주머니에는 아무 것도 없다.

    난 엉금엉금 방으로 기어가서 얘기를 엿들었다.

    “뭐야, 연기야?”

    “아니, 눈을 보니까 아닌 것 같아. 진짜 기억 상실증 같은데?”

    뭐? 기억 상실증?

    내가 기억 상실증에 걸렸다고?

    그때, 발소리가 들렸다.

    난 황급히 다시 거실에 누워있는척했다.

    두 사람이 나오더니 내게 미소를 지어보인다.

    “하하....죄송해요......전 영희라고 하고 이쪽은 주은이라고 해요.”

    여자가 나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잠시 괴한에게 기절하셨어요. 일단 일어나세요.”

    난 여자의 손을 잡으며 일어났다.

    손이 매우 부드럽다.

    난 첫눈에 반하고 말았다.

    “당분간 저희 집에서 지내세요. 오빠, 우린 잠시 나가자.”

    영희라는 사람이 옆의 남자를 데리고 현관으로 갔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다.

    일순간의 정적이 흘렀다.

    그들이 누군지 난 누군지 모르지만 여기는 내 집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화장실에서 거울을 봤다.

    난 내 얼굴이 이렇게 생겼구나 하고 인식을 했다.

    그리고 혹시라도 내 흔적이 나오지 않을까 계속 집안을 뒤졌다.

    하지만 내 기대를 저버리고 나에 대한 어떠한 단서도 나오지 않았다.

    난 베란다로 나갔다.

    초겨울인지 차가운 바깥 공기가 날 반겨준다.

    어느새 많이 어두워졌다.

    베란다를 바라보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4층이라서 그다지 높진 않았다.

    그때, 희미하게 아까 우리집에 있었던 남녀가 보였다.

    여자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웃고 있었다.

    그때, 남자가 위쪽으로 손가락질을 했다.

    여자가 위를 올려다봤다.

    잠시 눈이 마주쳤다.

    난 재빨리 숨었다.

    호흡이 거칠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슬그머니 다시 밖을 내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그 자리에 없었다.

    난 계속 아파트를 살폈다.

    그때, 어떤 남자가 여자를 쫓고 있었다.

    여자는 아까 보았던 여자이다.

    하지만 남자의 손에 있는걸 보았을 때, 난 본능적으로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 사람의 칼날이 내 얼굴을 비추었기 때문이다.

    난 미친 듯이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온갖 잡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그녀를 구하겠단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저 멀리 가로등 아래로 달리고 있는 그 남자의 손이 보였다.

    난 그쪽으로 이성을 잃은 하이에나처럼 달렸다.

    내 달리기 속도가 꽤 빠른 것 같다.

    어느새 그 남자가 가까워졌다.

    하지만 남자는 내 발소리를 들었는지 달리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어두워서 잘 보지는 못했지만 살기가 가득찬 눈빛이다.

    난 순간 움찔했다.

    여자는 어디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때, 남자가 내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난 머리가 다 빠지도록 사람이 많은 곳을 찾아 달렸다.

    뒤는 돌아보지 않았다.

    그 남자의 살기를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내 눈앞에는 한 상점가가 보인다.

    난 그쪽으로 무작정 달렸다.

    한 슈퍼마켓이었다.

    40대의 남성이 내게 물었다.

    아마 내 놀란 표정을 보고 물었을 것이다.

    “무슨 일이신데요?”

    “경찰에 신고해주세요! 어떤 남자가 절 쫓아....”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마트의 유리가 깨졌다.

    그리고 바닥에는 돌덩어리 하나가 떨어져있다.

    깨진 유리 너머로는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는 모자 하나를 쓰고 그 놈이 달려오고 있었다.

    슈퍼의 종업원은 그제서야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난 떨어진 돌덩어리 하나를 주워서 뒷문으로 달렸다.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지만 그걸 걱정할 때가 아니다.

    뒷문으로 나가자 보이는 길은 하나, 기다란 골목길이었다.

    공포심이 날 멈추게 했지만 난 그것마저 이겨버리고 달렸다.



    얼마쯤 달렸을까 뒤에서 발소리가 나지 않기 시작했다.

    “휴.....따돌렸나.....”

    그때, 옆에서 뭔가가 날 덮쳤다.

    턱수염이 난 남자다.

    “드디어 잡았다, 히히.......”

    웃음소리가 마치 싸이코 같이 기분 나쁘다.

    그러자 나에게 칼을 들이댄다.

    “나한테 왜 이러는거야?!”

    난 성질을 내며 소리쳤다.

    “저거보여?”

    남자는 주머니에서 후레쉬를 꺼내며 저 골목 끝을 비추었다.

    그러자 한 여성이 쓰러져있었다.

    그 영희라는 여자였다.

    “너, 이 새끼! 무슨 짓을 한거야!”

    “걱정마, 기절한 것 뿐이니까....하지만 넌 달라 이히히......”

    난 저쪽으로 떨어진 돌덩어리를 주우려고 애를 썻다.

    하지만 팔이 모자랐다.

    “다음 생에 보자구, 크크크......”

    “샅샅이 뒤져!”

    그때, 낯선 사람의 목소리가 났다.

    한놈이 아니다.

    경찰인가 보다.

    드디어 주님이 날 도와주시는 것 같았다.

    “시간이 얼마 없는 것 같군, 그래. 보아하니 넌 저 여자를 구하려고 날 쫓은 것 같은데....”

    “당연하지, 임마!”

    “니가 기억을 잃은 것도 저 여자 때문이야. 저 여자 내 애인이거든? 나랑 저 계집이랑 짜고 니 뒤통수를 친거야, 캬캬캬!”

    난 순간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덕분에 넌 기억을 잃게된거지.....잘들어, 강철수......”

    남자가 내 멱살을 잡고 일으켰다.

    그리고 저쪽에 있는 돌을 잡고는 내 머리를 치고 말았다.

    난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희미해진 눈 너머로는 자신의 머리를 치고 있는 그 남자......

    들리는 것은 경찰 소리였다......




    “으....음......”

    “뭐야....여기가 어디지....?”






































    출처




    웃대 - 좆된몬스터作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1/05/06 23:04:49  218.144.***.233  찬희고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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