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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4871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3
    조회수 : 2266
    IP : 121.170.***.74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1/05/01 20:30:07
    http://todayhumor.com/?panic_14871 모바일
    브금주의]어머니



























    툭툭,형사가 파일을 내려치는 소리가 내 가슴을 파고든다.내가 평소 들어오던 친숙한 소리에 불과했지만,오늘은 상황이 곤란하게 그 친숙함은 다가오지 못한다.파일이 다 고루 정리되었는지 형사는 툭툭거림을 멈추더니 날 내려다보며 한숨을 푸욱 내쉰다.

    "야,그냥 불어라.나도 집에 마누라있고 자식들도 있다.나 안불쌍하냐? "

    "잘못한게 없는데 뭘불어요.형사님이야 말로 저 안불쌍하세요? "

    "너, 내입에서 쌍욕튀어나오게 할래? "

    "아니요.저도 욕듣는건 별로라¨"

    "니가 그랬지? 니가 저 불쌍한 여자분 어머니 죽였지? "

    "네? 아니요.아,아니에요."

    "말더듬는거 봐. 니가 그랬구만."

    "아니라니까요? "

    어느새 옆에서 빵하나를 집어들고 순식간에 포장을 벗긴 형사가 말속에 우물거림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니가 , 우물우물 , 그랬잖아? "

    "안그랬다니까요? 자꾸 엄한 사람 잡아놓고 왜그러세요? "

    "우물우물..증거가 있는데 잡아떼면 곤란..꿀꺽.. 곤란하지? "

    "증거? 어디있는데요? "

    "아가씨, 잠시 와주세요. "

    "네..흑흑.."

    예쁘장하게 생긴 여인이 눈물을 흘리며 다가온다.난 분명 그 40대인가 50대인가 나이대마저도 확실치 않은 아줌마를 죽이진 않았지만,여인이 눈물을 흘리는걸 보아하니 난 정말 범인이 아닌가 싶다.

    "이 새끼가 죽인거 맞죠? "

    "네. 흑.. 맞아요. 제가 칼로 수십번 찌르는거 봤어요..흑흑.. 저에게 말도 못하게.."

    "봐? 아니야? "

    "눈물 흘리는 연기는 저도 할 수 있어요."

    "너..흑.. 이자식.."

    "아가씨, 진정하세요.제가 알아서 깜방에 쳐넣겠습니다.두고두고 처넣고 있어야 정신을 차립니다.이런 놈들은.제가 여러번 겪어봐서 아니, 집에서 마음정리 하고 한두번 출두하실 생각만 하시면 됩니다.이만 들어가 봐도 좋아요."

    "네.. 꼭.. 해결 부탁드릴게요.."

    형사는 날 다시 잡아두더니 범행을 자백하기 전엔 집에서 숨도 못쉴거라 단단히 못을 박아둔다.차라리 범행을 자백하고 감옥에 들어가 나오는 밥 꼬박꼬박 먹고 돈이나 벌까 라는 생각마저 들 만큼 어느정도 어두워진 경찰서는 지루하고 끔찍했다.

    "저, 이제 좀 가면 안돼요? "

    "뭐? 살인범새끼가 어딜가.정 배고프면 빵이라도 줄께."

    형사가 나에게 빵하나를 던진다.소비자 가격 600원.개구리 한마리가 날 재수없게 시리 쳐다보고 있다.난 수갑이 걸린 손을 애써 움직여 간신히 포장을 벗긴다.포장을 벗기자 무언가가 툭 떨어짐과 동시에 달콤한 냄새가 섞여 내 코를 찌른다.

    "먹어.그게 니 저녁이다."

    그 형사는 씨익 웃으며 바닥에 떨어진 포장지와 그 무언가를 집어든다.포장지는 쓰레기통에 푸욱 집어넣고,그 무언가를 뜯는 듯 하다.내용물이 나오자 형사는 크게 웃으며 좋아한다.

    "아들녀석이 부탁하던건데 잘됬네. 짜식, 니덕분에 뽑은거다."

    내어깨를 툭툭치는 형사는 도저히 살인사건을 맡고 범인을 옆에둔 형사같아 보이지 않는다.내판단에 의해서라면 지금 이 형사는 빵은 커녕 물이라도 안줘야 하는 것이 아닌지 궁금했지만, 뭐, 나만 좋으면 그만이니 별 상관은 쓰지 않기로 했다.

    "자. 니가 범인이길 바라지만.. 아니라면 풀어줘야 하고, 풀어주기 위해선 열라게 갈궈야 하니까.안그래 김형사? "

    "네, 맞아요.저도 처음 사건을 맡았을때..아아, 갑자기 그리워지네요."

    "조금 진지해지자.모두 들어가, 벌써 두시다."

    "네, 박형사님도 주무세요.내일도 저 사건 맡으셔야 하잖아요? "

    형사들은 우르르 어딘가로 몰려간다.난 소파에 가만히 누워 슬픈 내신세를 한탄한다.시발, 집에서 컴퓨터를 키고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를 하며 몬스터를 사냥해야 할 내가 왜 여기서 시간을 사냥하는거지? 에라, 모르겠다.어차피 풀려날테니 경찰서 생활도 나쁘진 않겠지.자 ,어서 날 무의식의 세계로 인도하도록,

    눈을 뜨자 아침이었다.부스스한 머리를 다듬으려 했지만 철렁거리는 수갑이 날 제지한다.몇몇이 날 쳐다보더니 그중 하나가 주머니를 뒤적거린다.곧 은박지로 싸인 껌을 하나 꺼내더니 은박지를 벗겨내고, 나에게 그 껌을 물린다.

    "쩝,쩝. 와우네요. "

    "그냥 씹어.나도 입에서 냄새나는 녀석이랑 심문하고픈 맘은 별로 없거든."

    자세히 보니 어제 날 갈궈대던 그형사다.아, 점점 따분해지네.어제 그 예쁘장한 여자는 안오나 생각하며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데, 역시 난 잘못한게 없는지 신이 도와주는 듯 했다.그여자가 문을 열더니 슬퍼보이는 미소를 짓는다.

    "안녕하세요,형사님."

    "아, 오셨습니까? 근데.. 어쩐일로? "

    "저.. 이사람 그냥 풀어줄려구요.."

    "네? 무슨 말씀이세요? 아직 안됩니다.좀 더 심문을 ‥"

    "인상착의도 비슷하기만 하고..제가 본건 솔직히 범행을 저질르는거랑 옷..그런거 밖에 없잖아요.어머니가 그러셨어요.확실하지 않으면 태클같은걸 걸지말라고."

    "잠시만요,지금 잘못 이해하시는 것 같은데..아,죄송합니다.딱히 표현할게 없어서.지금 이놈은 아가씨의 어머니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입니다.이런놈을 고작 증거불충분,아니.증거불충분도 아니겠군요.그런걸로 풀어주시겠다구요? 그럼 이놈에게 돈까지 줘야합니다! "

    "괜찮아요.저도 더이상 마음고생하는 것도 싫고.."

    "정 생각이 그러하시다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다만,오늘만 심문을 더해보고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네, 전 이만 가볼께요."

    그여인은 잠깐 멈칫거리는 듯 하더니 경찰서 문을 열고 밖을 빠져나간다.내리쬐는 햇빛이 겨울과는 어울리지 않는 그녀를 비쳐준다.

    "너, 진짜.. 안죽인거야? "

    "네, 흉기도 없고 증거도 없어요. 제발 풀어주세요."

    "그래..솔직히 니말대로 증거도 없고 흉기도 없다.근데 저 여자 불쌍하지도 않아? 조금만 들어가있어.내가 신경도 써주고 모범수 지정해줄테니까.."

    "아닙니다.제발 풀어주세요.집에 가고 싶습니다."

    "너 새끼 진짜.. 그래, 됐어."

    "..."

    "너도 받을건 받아야겠지.저여자분한테 나오는 어머니보험금중 몇퍼센트를 니가 정신적고통 등등 해가지고 떼어먹어 갈거야.그건 후에 나랑 여자분이랑 결정할거야.이만 가봐.김형사! 25번 수갑 열쇠좀 가져와봐."

    내손을 옥죄던 수갑이 곧 풀리고 난 경찰서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약간 어두운 경찰서를 빠져나오자 밖은 이미 어둑어둑 해져있는걸 확인할 수 있었다.난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을 꺼내들고 단축번호를 누른다.

    "어, 오빠야? "

    "응, 나야.그나저나 너 연기죽이던데? 어디야? "

    "나 여기 모텔이지.어디긴 어디야."

    "알겠어.갈테니까 준비좀 하고 있어라.근데 보험금은 어떻게 할거야? "

    "내가 80% 먹고,오빠가 20% 먹어.나 돈줄 없어져서 좀 많이 가져야 하니까."

    "응, 그럼 맥주좀 시켜놔.내가 마시는걸로.괜히 이상한거 주문시켜놓지 말고."

    "알겠어~ 빨리와! "

    제길, 칼을 한번 더써야겠다.





























    출처




    웃대 - Nile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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