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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4340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1
    조회수 : 1975
    IP : 121.170.***.74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1/04/22 00:15:38
    http://todayhumor.com/?panic_14340 모바일
    브금주의]도서관











    여러가지 참고서를 꺼내고 가방에 쑤셔박았다.작디 작은 가방은 너무 많다 비명을 질렀지만 난 억지로 쑤셔넣을 뿐이었다.하지만 한계가 있었던 모양이다.더이상 들어가지지가 않는다.온 힘을 다 써보아도 거기서 거기인듯 하다.난 하는 수 없이 가장 두꺼운 국어 종류의 참고서를 빼낸다.그제서야 가방과 난 한숨 돌릴 수 있었다.조그마한 공간에는 mp3를 넣고 약간의 돈을 넣었다.가방을 메고 밖으로 나서려 하자 아버지가 날 제지한다.

    "주말에 어딜가? 가방까지 메고."
    "도서관이요.공부나 할까 하고‥"
    "괜히 딴데 기웃거리지 말고 공부만 하다 들어와.내일 다시 학교 가야하니까 열시정도까지만 하고."
    "네, 다녀오겠습니다."

    아직 완벽히 발이 들어가지 않은 신발의 앞부분을 탁탁 두어번 바닥에 대고 두드린다.비로소 두짝 전부가 편안한 상태가 되었을때 난 버스정류장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난 3-1 버스를 타야 도서관으로 갈 수 있었는데 그 빌어먹을 2번버스는 시간간격이 길었다.난 매케한 연기를 내뿜으며 바로 내 코앞에서 사라지는 2번버스를 보았다.씨발 이란 말이 저절로 튀어나오는 상황이었다.

    결국 난 이십분여를 기다리고서야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네정거장만 가면 나오는 곳이었다.잠깐 가방을 열어 무엇무엇을 가져왔는지 확인하고 지퍼를 닫으니 금세 버스는 도착해 있었다.도서관은 산속에 있어 도서관으로 가는 그 짧은 길은 말그대로 자연의 향기를 듬뿍 담고 있었다.난 기분이 좋아져 콧노래까지 흥얼 거리며 도서관안으로 들어갔다.좌석은 좌석표를 뽑고 가야 하는데, 사람줄이 꽤 긴것을 보아하니 사람들이 많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남자열람실의 남은 좌석은 280석중 50석.북적거리는 정도다.이정도로 사람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열람실은 사각거리는 소리만 들릴만큼 조용한 곳이었다.난 좌석표를 뽑고, 남자열람실이 있는 이층으로 올라갔다.중간에 자판기가 보였다.그 자판기의 커피는 굉장히 맛있다.가는김에 하나를 뽑았다.문을 열고 들어서자 약간 더운 공기가 날 반긴다.

    내자리로 가서 가방을 내려놓는다.푹신한 부분에 내려놓는 소리마저 큰 소음으로 들린다.지퍼를 열고,자켓을 벗고,책을 꺼내는 소리마저 말이다.먼저 수학을 꺼내 풀기 시작했다.복잡한 기호들이 날 반긴다.공부를 좀 한다는 녀석들만 푸는 심화문제집.왠지 겉표지부터 고급스럽고 가장 어렵다는 수학문제집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기에 살때는 꽤나 날 흐뭇하게 해주었던 녀석이었다.하지만 내용은 정말로,정말로 어려웠다.난 끙끙거리며 그것을 풀기 시작했다.

    24번부터 풀기 시작하여 약 50여문제를 푼 듯 했다.문제량도 많고 책에 든 모든 문제들이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탓이라,난 시간가는지도 모르고 문제에 몰두했다.분명 오전11시 쯤에 시작했는데 시계를 보니 5시 30분이었다.제기랄, 문제푸는 속도가 이렇게나 느렸다니.갑자기 그생각이 들자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싹 가셨다.돌아갈수는 없고..하는 수 없이 3층에 있는 종합열람실로 갔다.이곳에는 온갖 책이 모여 있었는데,난 오른쪽으로 몸을 틀어 문학쪽으로 갔다.

    나라별로 쭈욱 늘어서 있는 책장들에는 굉장한 양의 책들이 담겨있었다.난 쭉 둘러보다가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발견했다.정신없이 읽다보니 그렇게 삼십분이 지나갔다.그책이 약간 짧은 편이라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그 책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다시 둘러본다.그때 난 굉장히 두꺼운 책을 발견했다.말도 안될만큼 두꺼웠다.얼마나 두꺼웠냐 하면,두께만큼이나 무거워 입에서 작은 신음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난 겨우 내자리로 가져와 그것을 펼쳤다.두꺼운 양만큼 내용은 상당히 재밌는 편이었다.난 그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한시간여 몰두했을까,갑자기 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귀에 꽃힌다.

    "열람실 닫기 오분전입니다.대여하실 책과 반납하실 책은 신속하게 하시길 바랍니다."

    오분이라니.. 입맛을 다시며 그책을 가져다 놓을려고 했지만 난 도저히 그럴수가 없었다.그책은 너무나도 재밌었고 우리의 일상생활에 녹아있는 것을 그대로 뽑아놓은 듯 했기 때문이다.결국 오분이 지나고,텅 빈 열람실에는 나혼자 남게 되었다.직원이 혹여 둘러보기라도 할까 겁났지만 다 나갔다고 판단하였는지 쓰윽 나가버렸다.빌어먹을,저렇게 하고도 돈을 받다니.

    근데 미치도록 웃긴건 책하나 때문에 내가 도서관안에 '갇혔다'라는 것이다.난 그래도 책을 펴놓고 계속 읽었다.시간은 7시 30분.서서히 어둠이 시작될 시간이다.아니,이미 시작한 듯 하였다.도서관에는 빠르게 어둠이 도착했고 도서관을 잠식하기 시작했다.아차,갑자기 병신같은 생각이 내머리를 스친다.이것을 들고 열람실로 갔으면 밤새도록 읽을 수 있었을 것을.. 게다가 뒤따라온 '학교등교' 라는 놈도 강하게 한방 더 치고 멀리 달아난다.

    난 이왕 이렇게 된거 계속 책을 읽기 시작했다.하지만 곧 글자마저 보이지 않을만큼 어둠이 강력해지자 난 핸드폰 불빛으로 하나하나 비추어 가며 책을 읽었다.미친 짓이었다.그렇게 세시간을 읽고 시계를 보자 어느새 11시를 가르키고 있었다.게다가 핸드폰배터리도 나가버렸다.난 책도 못 읽고 꼼짝없이 도서관에 갇힌 것이다.그런데 이상한 것이 하나 있었다.그 책의 내용은 나의 상황과 같았다.너무나도 같았다.내가 핸드폰 배터리가 나가 읽지 못하기 바로 전 부분은 바로 내 상황과 같았다.무서웠다.소름이 끼쳤다.

    난 얼른 책을 눈썹이 닿을 만큼의 가까운 거리로 가져와 책을 둘러보았다.책에는 '도서관' 이라는 스티커도 붙여져 있지 않았다.난 내가 접어두었던 부분을 폈다.가까이 가져오니 흐릿하게라도 글씨가 보였다.난 못읽은 부분 바로 전부터 찬찬히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난 책을 손에서 떨어트릴 수 밖에 없었다.다음 내용이 너무나도 좆같았기 때문이였다.

    '내가 공포에 질려 책을 내려놓았을때,누군가가 들어왔다.그 누군가는 번뜩이는 칼을 가지고 있었다.난 제법 덩치가 되었기에 그를 이겨내리라 생각했다.하지만 곧 그생각은 사라졌다.이 종합열람실은,닫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발자국소리가 들려왔다.





























    출처




    웃대 - Nile作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1/04/22 01:11:33  61.255.***.24  괴마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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