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유 바로가기
http://m.todayhumor.co.kr
분류 게시판
베스트
  • 베스트오브베스트
  • 베스트
  • 오늘의베스트
  • 유머
  • 유머자료
  • 유머글
  • 이야기
  • 자유
  • 고민
  • 연애
  • 결혼생활
  • 좋은글
  • 자랑
  • 공포
  • 멘붕
  • 사이다
  • 군대
  • 밀리터리
  • 미스터리
  • 술한잔
  • 오늘있잖아요
  • 투표인증
  • 새해
  • 이슈
  • 시사
  • 시사아카이브
  • 사회면
  • 사건사고
  • 생활
  • 패션
  • 패션착샷
  • 아동패션착샷
  • 뷰티
  • 인테리어
  • DIY
  • 요리
  • 커피&차
  • 육아
  • 법률
  • 동물
  • 지식
  • 취업정보
  • 식물
  • 다이어트
  • 의료
  • 영어
  • 맛집
  • 추천사이트
  • 해외직구
  • 취미
  • 사진
  • 사진강좌
  • 카메라
  • 만화
  • 애니메이션
  • 포니
  • 자전거
  • 자동차
  • 여행
  • 바이크
  • 민물낚시
  • 바다낚시
  • 장난감
  • 그림판
  • 학술
  • 경제
  • 역사
  • 예술
  • 과학
  • 철학
  • 심리학
  • 방송연예
  • 연예
  • 음악
  • 음악찾기
  • 악기
  • 음향기기
  • 영화
  • 다큐멘터리
  • 국내드라마
  • 해외드라마
  • 예능
  • 팟케스트
  • 방송프로그램
  • 무한도전
  • 더지니어스
  • 개그콘서트
  • 런닝맨
  • 나가수
  • 디지털
  • 컴퓨터
  • 프로그래머
  • IT
  • 안티바이러스
  • 애플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
  • 윈도우폰
  • 심비안
  • 스포츠
  • 스포츠
  • 축구
  • 야구
  • 농구
  • 바둑
  • 야구팀
  • 삼성
  • 두산
  • NC
  • 넥센
  • 한화
  • SK
  • 기아
  • 롯데
  • LG
  • KT
  • 메이저리그
  • 일본프로야구리그
  • 게임1
  • 플래시게임
  • 게임토론방
  • 엑스박스
  • 플레이스테이션
  • 닌텐도
  • 모바일게임
  • 게임2
  • 던전앤파이터
  • 마비노기
  • 마비노기영웅전
  • 하스스톤
  • 히어로즈오브더스톰
  • gta5
  • 디아블로
  • 디아블로2
  • 피파온라인2
  • 피파온라인3
  • 워크래프트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밀리언아서
  • 월드오브탱크
  • 블레이드앤소울
  • 검은사막
  •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2
  • 베틀필드3
  • 마인크래프트
  • 데이즈
  • 문명
  • 서든어택
  • 테라
  • 아이온
  • 심시티5
  • 프리스타일풋볼
  • 스페셜포스
  • 사이퍼즈
  • 도타2
  • 메이플스토리1
  • 메이플스토리2
  • 오버워치
  • 오버워치그룹모집
  • 포켓몬고
  • 파이널판타지14
  • 배틀그라운드
  • 기타
  • 종교
  • 단어장
  • 자료창고
  • 운영
  • 공지사항
  • 오유운영
  • 게시판신청
  • 보류
  • 임시게시판
  • 메르스
  • 세월호
  • 원전사고
  • 2016리오올림픽
  • 2018평창올림픽
  • 코로나19
  • 2020도쿄올림픽
  • 게시판찾기
  • 오유인페이지
    개인차단 상태
    호오올리이쓑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0-09-27
    방문 : 2635회
    닉네임변경 이력
    회원차단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panic_14339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12
    조회수 : 2359
    IP : 121.170.***.74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1/04/22 00:04:34
    http://todayhumor.com/?panic_14339 모바일
    브금주의]선물



    천천히 읽으세요












    선 물












    성미는 신경질적으로 TV 채널을 돌리고 있었다. 각종 코미디와 드라마가 돌아가며 나오고 있지만, 어느 하나 맘에 드는 채널이 없었다. 아무리 웃긴 코미디와 재미있는 드라마, 흥미진진한 영화도 잔뜩 화가 난 성미에게는 별 위안거리가 안 되는 것이다.



    갑자기 가슴이 지근거리면서 아파왔다. 그냥 잊을만하면 어김없이 통증이 찾아왔다. 가슴이 이렇게 아픈지도 오래됐지만 성미는 진통제로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한다. 왜냐하면 성미는 병원에 가는 게 정말 싫었다.



    남편이 계속 병원에 가보자고 하지만, 진통제면 충분하다고 둘러대고 있다. 어쩌면 어렸을 때 엄마가 병원에서 돌아가신 후 병원을 가는 게 싫었다. 특히, 작년에 유산을 겪은 후로는 병원이라면 질색이었다. 너무나 안 좋은 기억들만 있는 병원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그런데 오늘밤 가슴 통증이 더 심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남편의 외박 때문일 거다. 별 잘난 것 없는 남편 김용성. 하지만 자상함과 착한 마음씨 하나만 보고 결혼했는데, 오늘은 말도 없이 외박을 하고 있다. 회식이라고 핑계를 댔지만, 이미 김부장님댁에 전화로 확인 했으니 용성이가 어떤 핑계를 될지도 궁금해졌다.



    답답한 시간은 점점 흘러서 뻐꾸기시계가 새벽 4시를 가리키고 있다. 전원이 나갔는지 아님 이런 성미의 기분을 눈치 챘는지 왠지 뻐꾸기가 조용하다.



    ‘흥......이제 신혼도 아니라 이건가?’



    결혼한 지 벌써 2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주위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깨소금 부부가 성미와 용성이었다. 신경질적인 성격의 성미를 용성이가 잘 맞춰주기 때문에 평소에는 화낼 일이 없었다. 착한 성격의 용성이가 평소에 성미에게 다 맞춰주기 때문이다. 그런 유일한 장점이 성격 덕분에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있어 다음 승진도 유력했다.



    하지만 늘 좋았던 건 아니었다. 작년 성미는 유산을 경험했다. 아이에 대한 소망이 간절했던 부부에게는 큰 좌절이었다. 둘다 힘들었지만 용성보다는 성미가 더 힘들어 했다. 그때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있던 성미를 건져낸 것도 용성이의 착한 마음씨였다. 옆에서 보는 사람들이 애절할 정도로 용성의 사랑은 성미에게 큰 힘을 주었다.



    그런데 그 착한 용성이가 오늘 외박을 한 것이다. 그것도 회식이라는 고전적인 거짓말을 해가면서 외박을 한거다.



    ‘소파 뒤에다가 숨긴다고 내가 모를 줄 아나?’



    작년에 용성이는 아빠가 될 준비한다면서 금연을 선언했고, 성미는 그때 한참을 비웃었다. 담배라는게 얼마나 끊기 힘든지는 성미도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용성이는 그 약속을 용케도 지켜냈다. 다만, 간혹 담배가 생각나면 냄새만 맡고 넣어두는 비밀장소쯤은 이미 파악한지 오래였다.



    성미는 한 대 입에 물었다. 하지만 선뜻 불을 붙이지는 못했다. 혹시나 하는 생각 때문이다. 유산후 담배 때문에 아이를 유산한 게 아닌가 하고 의심을 했었다. 원래 성미는 골초였지만, 첫 번째 아이를 유산하자 담배를 끊어 버렸었다.



    하지만 오늘은 새벽까지 혼자 있으려니, 너무나 불안했다. 베란다로 밖 어두운 밤하늘은 오늘따라 더욱 어둡고 무서워 보였다.

    담배를 물고 있는 입이 너무나 썼다. 그래도 성미는 물고 있기로 했다. 담배라도 물고 있어야 이 무서움과 답답함이 해소될 것 같았다.



    - 띠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띠리리리리... -



    슈베르트의 가곡과 함께 성미의 핸드폰에 불이 들어왔다. 발신자 표시가 없는 전화번호면 틀림없이 용성이다.



    “어디야?”



    성미 자신조차 깜짝 놀랄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쌓여있던 신경질이 한꺼번에 터진 것이다. 그런데 막상 상대방은 묵묵부답이다.



    “지금 어디냐고?”



    재차 묻는 질문에도 상대방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성미의 성질이 버럭 터질려고 할 때,



    “나다”



    낮게 깔리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평생 동안 들었던, 평생 동안 잊지 못할 목소리였다. 바로 아버지였다.



    “......”



    아버지의 목소리에 성미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갑자기 목이 잠겨버린 것이다



    “내 전화인줄 알면 안 받을 것 같아서 이렇게 전화했다.”



    아버지한테 1년 만에 걸려온 전화였다. 여전히 목소리는 차갑기만 하다. 차가운 달빛만큼 시린 목소리였다.



    “웬일로 전화하셨어요?”



    성미 역시도 차갑게 대꾸했다. 잠겨있던 목소리라 성미의 음성은 냉랭했다.



    “하나뿐인 딸 목소리 좀 듣고 싶어서 전화했다.”

    “하나뿐인 딸이요?”

    “그래도 내 가족이라고는 너 하나뿐이지 않니?”



    하마터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나뿐인 딸이라는 아버지의 말에 성미는 울컥 화가 났다.



    “이제 와서 가족이라고요? 그럼 그 여자는요?”

    “애야.......”

    “아버지한테 가족은 그 여자 하나 아니었나요?”

    “성미야”



    아버지가 가족이 될 거라고 데려온 그 여자와 처음 만난 건 15년 전이다. 중학생 성미가 멋모르고 나간 커피숍에는 그 여자와 아버지가 팔짱을 끼고 앉아 있었다.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어디를 보더라도 죽은 엄마와 반대의 여자였다. 환하게 웃는 하얀 얼굴과 긴 생머리, 그리고 똑똑해 보이는 그 모습까지 너무나 싫었었다. 그런 여자가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있던 것은 분명 성미의 아버지였다.



    “유정이는 고향으로 돌아갔다.”

    “오......아버지가 늙었다고 이제 싫어졌나보죠?”

    “그게 아니다. 성미야. 내가 내려 보냈다.”

    “거짓말마세요”



    여자가 남자보다 먼저 철든다고 하던가? 성미도 이미 알거 다 아는 나이였다. 엄마가 돌아가신지 1년도 안 돼서 아버지의 팔짱을 끼고 나타난 여자. 엄마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 거라고 아버지는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어린 나이의 성미에게는 외부에서 들어온 적일뿐이었다.



    “한 몫 단단히 챙겼나보네요? 땅으로 줬어요? 아님 현금으로 주셨나?”

    “너하고 나 때문에 15년도 넘게 고생한 여자다. 고향에 살만큼 마련해줬다. 그 정도는 해줘도 되지 않겠니?”

    “허......기가 막히네요. 누구를 위해 고생했다고요? 나 때문이요? 아님 아버지요? 전에도 말했지만, 난 그 여자한테 도움 받은 거 하나도 없어요.”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시작된 그 여자와의 생활에 성미에게 좋은 기억은 없었다. 사춘기를 앞둔 소녀의 빈 가슴을 메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매일 매일이 지독한 전쟁이었다. 사업으로 바쁜 아버지. 그리고 새로 들어온 젊은 계모와의 생활은 연속극보다 더 치열했다. 그 여자가 가정에 자리 잡을수록 반대로 성미는 바깥으로 나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새로 사귄 친구들 덕분에 아버지와의 관계도 소원해져갔다.



    성미가 낸 사고를 뒷수습하기 위해 그 여자가 나타나면 성미는 화부터 냈었다. 늘 회사일에 쫓긴다는 핑계로 아버지는 그 여자를 보내서 일처리를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정작 성미가 원했던거는 아버지였다. 계모가 아닌 아버지를 필요로 했던 성미는 그렇게 아버지에게서 멀어져 갔었다.



    전화기에서는 아무런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다만 숨죽이는 소리만이 들렸다. 성미는 가슴이 아려왔다. 아버지가 우시는건가? 무언가 건넬 말이 있어야 하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시간이 흘렀다. 성미는 선뜻 먼저 말 걸기가 무서워졌다. 아버지의 침묵은 정말 무겁게 다가왔다.



    거의 1년만에 걸려온 전화였다. 작년 유산을 겪었을때도 아버지는 그 여자한테 음식을 해서 보냈었다. 성미는 미친거처럼 화를 내면서 내쫓았고, 아버지는 화가나서 전화했었다. 당연하다는 듯이 두 사람은 싸웠고, 그 동안 오래 연락은 없었다. 그런데 1년만에 걸려온 전화에 또 싸우기만 한다.



    그래도 한번 부모의 마음을 겪어봤기 때문인지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는 갔다. 이 새벽에 딸한테 전화하기까지 얼마나 망설이고 망설였을까?



    “싸울 거면서 대체 왜 전화 한거에요?”

    “그냥 딸 목소리 좀 듣고 싶어서 전화했다.”

    “그럼 이제 된거죠? 그만 끊을게요”



    마음과 달리 여전히 퉁명스러운 말이 튀어 나온다. 그리고 더 이상 전화기를 붙잡고 있을 힘이 없었다. 아버지의 목소리를 더 듣고 있다가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잠깐만 애야”



    꾹 참았던 아버지에게서 듣고 싶지도 아니 들어서는 안 될 말이 흘러나왔다.



    “암이랜다.”



    상미는 어리둥절했다. 지금 무슨 말을 하시는 거지? 갑자기 암이라니?



    “상훈이 아저씨 알지?”



    상미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이자 대학병원장인 김상훈 원장을 말하는거다. 가족주치의도 겸하고 계시기 때문에 아버지와 의절한 상태였어도, 지난번 유산 때도 김원장님에게 신세졌었다.



    “상훈이 아저씨가 뭐라고요?”

    “암이라고 하더구나, 너무 늦게 발견했다더구나.”



    갑자기 머리가 멍해졌다. 일하신다고 담배도 멀리하고, 사업파트너 때문에 운동도 열심히 하시던 분이다. 그런 분이 갑자기 암이라니?



    “말기라서 도저히 손 쓸 방도가 없다고 하더구나.”

    “방법이 없다구요? 상훈이 아저씨가 국내 최고시잖아요, 근데 방법이 없다구요?”

    “그래 너무 늦게 발견하는 바람에 방법이 없다고 하더구나”

    “그럼 아저씨는 뭘 한거에요?”



    순간적인 분노가 튀어 나왔다. 주치의라면서 아버지 곁을 지키던 친구가 어떻게 몰랐을 수가 있지?



    성미는 좀 혼란스러워졌다. 지난 유산 이후 성미는 아이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제야 느꼈던 것 같다. 어쩌면 부모의 마음을 느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갑자기 암이라니? 당황스러운 감정 속에서 성미는 잊었던 아니 잊으려 했던 감정이 치솟는걸 느꼈다. 그래 어쩌면 심정적으로 이미 아버지를 용서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래전에 머리로 이해했던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 여자와 결혼을 서두른 건 사춘기를 앞둔 어린 딸을 위해 성급히 엄마의 빈자리를 채울 사람을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성미야, 시간이 없구나 이제”

    “왜 시간이 없어요. 내일이라도 만나러 가면 되죠”



    괜히 잔뜩 화가 난 목소리만 걸러 나왔다. 그래도 먼저 손을 내밀어준 아버지에게 고맙다는 마음이 들었다.



    “고맙다. 성미야. 그래도 우리 딸아이 목소리라도 들었으니 고맙다.”



    성미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가슴이 어서 말하라고 시켰지만, 입이 차마 떨어지지 않았다. 지난 세월이 너무 많이 가슴에 쌓였나 보다.



    ‘사랑해요, 아빠, 사랑해요, 아빠’



    입으로 터져 나오기에는 너무나 긴 시간이었다. 가슴에서 입까지의 그 짧은 거리조차 튀어나오지 못할 정도로 세월이 꾹꾹 쌓여서 막혀있었다. 벌어진 입에서는 그저 울음소리만이 흘러 나왔다.



    “사랑한다. 성미야 그럼 안녕”



    차마 말할 사이도 없이 전화가 끊겨버렸다. 거실을 내리비치는 달빛만이 한가득 들어왔다.



    상미는 날이 밝는 데로 아버지를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그만 화해해도 될 시간이다. 철없던 어리석음으로 몰랐던 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졌다. 고집 센 저 양반이 이정도 까지 양보했으니, 못난 딸이 더 받아준다고 해도 자존심이 무너지는게 아니니까



    -띵동-

    -탕탕탕-



    누군가가 초인종소리와 함께 성급하게 문을 두들긴다. 새벽에 이집문을 두드릴 사람은 용성이 뿐이다. 성미는 성급히 눈물을 닦았다.



    “뭐야? 말도 없이 어디 갔다 오는거야?”

    “아. 미안미안.”

    “어디 갔다 오냐니까?”



    성미의 말에 용성은 다급하게 신발도 벗는둥 마는둥 소파에 털석 앉았다.



    “말할게, 근데 먼저 화내지마?”

    “알았어”



    묵묵히 성미는 용성이의 가방을 받아 들었다. 가방에서 찌리리한 술냄새가 코를 찔러 왔다.



    “먼저 검정색 양복좀 찾아줘”

    “그건 왜 찾어? 어디 갔다 왔냐니까?”



    화만 내는 성미의 손을 용성이 감싸 쥐었다. 너무 세게 잡는 바람에 성미는 깜짝 놀랐다.



    “당신 놀라지마”

    “뭐가?”

    “사실 나 아버님 장례식장 갔다 왔어”

    “뭐라고?”



    놀란 성미는 용성의 손을 뿌리쳤다.



    “거짓말 마! 그냥 솔직히 말해”

    “거짓말 아니야. 아버님이 돌아가셨어”



    성미는 다리의 힘이 풀려 버렸다. 그리고 그대로 쏟아지듯이 주저앉고 말았다. 도대체 무슨 소리지?



    “미안, 말없이 갔다 와서 정말 미안해. 그래도 장인어른이신데 가봐야 되잖아”



    성미의 몸이 사정없이 떨려왔다. 어두웠던 창밖으로 태양이 솟고 있지만, 성미의 몸은 알 수 없는 감정에 떨렸다. 용성은 떠는 성미를 꼭 안아 주었다. 성미의 작은 어깨가 가냘프게 떨렸다.



    “갑자기 낮에 회사로 전화가 왔었어. 그 장모님 아니.......저기 유정씨 혼자 식장에 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갔다 온 거야”



    억지로 참았던 성미의 눈가에 다시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용성은 더 꼭 껴안았다.



    “그래도 내가 하나뿐인 사위잖아. 상주 노릇 좀 하겠다고 갔는데, 잠시 옷 좀 챙겨 입고 오겠다고 하고 왔어, 저......화난 건 아니지?”



    정신이 없었다. 아버지의 장례식? 그럼 아까 내가 받은 전화는? 멍한 성미의 머릿속이 슬픔과 두려움으로 범벅이 되었다.



    “화내지 말고 들어, 저기......자기도 가봐야 되지 않겠어?”



    성미는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의 통화버튼을 눌러 보았다. 통화목록에는 ‘자기야’ 라고 저장된 용성의 발신기록만이 있었다. 밤새도록 용성에게 건 전화기록만이 있었다. 다시 봐도 전혀 수신기록이 없었다.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주르르 흐르는 눈물을 용성이 닦아주었다.



    “갈수 있겠어?”



    안녕이라고 말하던 아버지의 음성이 귓가를 멤돌았다. 왜 그렇게 처량하게 느껴졌는지, 왜 그렇게 춥게 느껴졌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용성의 걱정스러운 눈빛에 성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도 귓가에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멤돌았다. 용성은 떨고있는 성미의 등을 두들겨주었다. 더욱 포근하게 껴안는 용성에게 성미는 기댔다.



    “근데, 김원장님이 이상한 말씀을 하시더라”

    “상훈이 아저씨가?”



    성미는 눈물을 훔치면서 용성의 옷에 묻은 눈물을 닦았다.



    “김원장님이 그러는데, 장인어른 암이 마치 유방암처럼 전이 됐다는 거야?”



    터질 듯이 가슴이 아파왔다. 하지만 그동안 느꼈던 고통의 통증이 아닌 감정의 통증이었다. 이제야 너무 늦게 알아버린 것이다. 아버지의 큰 사랑이 무엇이었는지?

    아버지가 왜 늦게 암을 발견했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뭐야? 아버지가 그러면 내게......내게......’



    성미는 손을 뻗어 핸드폰을 집었다. 단축번호 1번을 눌러도, 저장된 번호가 없다는 메시지만 뜬다. 쭉 비워두었던 1번의 자리. 외우고는 있지만, 차마 저장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번화가 갑자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성미는 조용히 핸드폰을 귀가에 댔다. 그제야 가슴이 시원하게 뚫리는 것 같았다. 세월이 가슴과 입을 꾹 막아놨던 말이 흘러 나왔다.



    “아빠. 사랑해요”



    되뇌고 또 되뇌였지만, 어디로 전화를 해야 할지 성미는 알 수가 없었다. 그저 소리없는 울음만이 터져 나왔다.










































    출처




    웃대 - 고양이학살자作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1/04/22 00:12:08  124.63.***.69  Alexai
    [2] 2011/04/22 01:11:31  61.255.***.24  괴마
    [3] 2011/04/22 12:25:00  183.96.***.137  
    [4] 2011/04/22 14:25:46  147.226.***.73  한킁
    [5] 2011/04/22 15:21:04  211.194.***.67  
    [6] 2011/04/22 17:49:56  210.125.***.87  
    [7] 2011/04/22 18:28:37  112.216.***.58  양치질잘하자
    [8] 2011/04/23 12:05:34  112.168.***.33  
    [9] 2011/04/25 17:57:16  119.203.***.172  
    [10] 2011/04/25 19:42:15  58.239.***.212  요아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79
    브금주의]구멍 [1] 계피가좋아 11/04/22 00:22 471 2
    378
    브금주의]이뻐지고싶어. 계피가좋아 11/04/22 00:19 461 3
    377
    브금주의]도서관 계피가좋아 11/04/22 00:15 277 1
    브금주의]선물 계피가좋아 11/04/22 00:04 241 2
    375
    브금주의]본능 계피가좋아 11/04/21 23:39 269 2
    374
    브금주의]소외 [1] 계피가좋아 11/04/21 23:31 234 3
    373
    브금주의]뼛속까지 내려가 써라 계피가좋아 11/04/21 23:27 272 2
    372
    브금주의]숙주 [1] 계피가좋아 11/04/21 23:23 254 2
    371
    브금주의]거울 [2] 계피가좋아 11/04/21 23:17 227 2
    370
    브금주의]사랑 [1] 계피가좋아 11/04/20 23:26 317 4
    369
    브금주의]습관 계피가좋아 11/04/20 23:21 258 3
    368
    브금주의]선악. 계피가좋아 11/04/20 23:15 196 2
    367
    브금주의]내 온 몸에 퍼진 바이러스 그것은.. [3] 계피가좋아 11/04/20 23:04 392 3
    366
    브금주의]천사 [2] 계피가좋아 11/04/20 23:00 229 3
    365
    브금주의]고양이의 대형화 [2] 계피가좋아 11/04/20 22:47 384 8
    364
    브금주의]죽은 친구의 노래 계피가좋아 11/04/20 22:35 208 3
    363
    브금주의]민감한 생물 [1] 계피가좋아 11/04/20 22:33 254 4
    362
    브금주의]죽지 않아야 한다 계피가좋아 11/04/20 22:20 200 3
    361
    브금주의]현실망각증 계피가좋아 11/04/20 22:08 237 2
    360
    브금주의]반 고흐 [3] 계피가좋아 11/04/20 22:02 282 2
    359
    브금주의]'망상가'의 주마등 [2] 계피가좋아 11/04/20 21:55 160 3
    358
    브금주의]'망상가'의 끝 없는 사랑 [1] 계피가좋아 11/04/19 22:12 283 1
    357
    브금주의]한 아들 이야기 [1] 계피가좋아 11/04/19 22:07 299 3
    356
    브금주의]time a phobia(시간공포증) [1] 계피가좋아 11/04/19 22:02 349 3
    355
    브금주의]지구멸망 [2] 계피가좋아 11/04/19 21:41 268 2
    354
    브금주의]살인마 이야기 [3] 계피가좋아 11/04/19 21:15 324 5
    353
    브금주의]어버이날 계피가좋아 11/04/19 21:11 206 3
    352
    브금주의]완전범죄 계피가좋아 11/04/19 21:07 202 3
    351
    브금주의]공포의 레이스 [2] 계피가좋아 11/04/19 21:00 234 2
    350
    브금주의]벌레 계피가좋아 11/04/19 20:51 235 2
    [◀이전10개]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다음10개▶]
    단축키 운영진에게 바란다(삭제요청/제안) 운영게 게시판신청 자료창고 보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모바일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