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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끈'
강한두통이 또다시 나를 내리친다.
덕분에, 겨누기 힘들던 몸이 다시 한 번 휘청거린다.
"여기는 어디지?"
희미하게 보이는 시력을 회복하기위해, 고개를 흔들어보지만 소용이 없다.
다만, 한 가지 단정지을수있는것은 사방이 온통 하얗다는 것이다.
"젠장..대체 뭐야?"
어쩌다 이곳에 오게 된 걸까?
가만. 기억을 더듬자.
눈을 감았다.
과거에 빠져든다.
희미한 기억의 경계를 넘어간다.
놀랍게도, 눈앞에는 과거의 상황. 아니. 내가 이곳에 오기전의 상황이 나타났다.
생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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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00am (새벽)
만취상태의 내가 위태롭게 운전대를 잡고 있다.
"끼익 - 끽"
요란하게 이리저리 턴을 도는 차.
그럼에도 방향은 꿋꿋이. 앞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때, 차 앞에 무언가가 불쑥 나타났다.
"으 - 으아악 !"
기억속의 나는 당황한 듯 핸들을 꺾으며 소리를 지른다.
그러나 칠수밖에없는거리 모든 것을 포기한 듯.
핸들을 놓고 눈을 감는 기억속의 나.
나의 팔은 힘없이 허공을 진자 질한다.
"……."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다.
'어째서?'
'왜 치이는 소리가 나지 않지?'
모든 것이 마음속에 울린다.
의미 심정한 마음에. 살며시 눈을 뜨는 기억속의 나.
그 앞에. 펼쳐진 상황은.
차로 '무언가'를 치기직전의 상황으로서. 모든 것이 정지되어있었다.
그때, 멈추어있던 시간 속에 '한 남성'이 나에게 다가온다.
환한 달빛에 비추어진. 그의 표정은 싱긋한 웃음. 무엇모를 편안함이 나를 감싸온다.
그리고는. 그가 입을 연다.
'들릴 리가 없어. 들릴 리가 없어.'
라고 몇 번을 부정해본다.
내가 있는 곳은 차 안이고, 창문조차 열지 않았다.
그러나 이세상은 이미 현실이 아닌 듯.
애초에. 가능한 듯.
부드럽게 그의 말이 차안에 울려 퍼진다.
그의 매료적인 목소리에 정신이 몽롱해져가는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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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습니까?"
녀석이 나에게 건넨 첫 말이었다.
기억속의 나는 말을 하고싶은듯. 입을 벙얼거리지만 고개를 돌리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다.
정지된 시간 속에 나는 허탈한 무기력을 느꼈다.
다시 한 번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지금, 이 현실을 부정하고 싶지 않습니까?"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의 나.
이에 답하는 싱긋한 표정의 새 하얀 옷을 입은 남성.
"곧. 당신이 저를 저 '차'라는 물체로 힘껏 날려 칠 이 현실을 부정하고 싶지 않느냐는 말입니다."
힘겹게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표한다.
곧, 쾌락에찬 표정으로 변하는 그의 얼굴에 나는 순간적인 불안감이 밀려왔다.
녀석이 팔을들었다.
"딱 -"
녀석이 손가락을 마주친다.
"쿠구 - 궁"
믿기지 않는 표정의 기억속의 나.
하늘이 갈라진다. 진실된세계 를 겉치레한 포석이 깨지듯.
그 안에 나타난 세계는, 아무것도 없는 '무'의 세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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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끝났다. 눈을 뜨자, 보고싶지않은 '무'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다.
발소리가 들린다.
곧.
녀석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상의 세계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무표정에 축탄사라니, 심하게 어색했다.
곧, 녀석의 입에서 건방진 소리가 흘러나왔다.
"당신은 제게 선택 받으셨습니다."
"선택? 네놈이 '신' 이라도 되는 거냐."
거친 말투로 상대했다.
" '신'? 글쎄요. 저는 이 세계라는 공간 안에서는 '신'과 대등한 존재나 다름없겠네요."
"이곳은 어떻게 빠져 나가지?"
"나갈 수는 없지요. 당신은 제 첫 선택물 이니깐요."
그때, 빠르게 머릿속을 강타하는 한가지의 방법.
"너는 인간이냐."
"육체는 그렇습니다. 당신과 같은 '인간' 이지요."
강하게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되물었다.
"너는 시간을 다스렸다고 생각하는 거냐?"
"그렇고말고요. 지금, 바로이곳이 정지된 세계잖습니까?"
녀석에게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방금 전. 스쳐지나간 한 가지의 방법에 운명을 맡긴다.
나는 팔을들었다. 녀석과 마찬가지로.
"무슨짓을 하시는 겁니까?"
"아아 - 하나 재미있는 것이 떠올라서 말이야. 네 녀석이 신이 되는 이 공간을 만든 방법을
내가 다시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서말이지."
녀석의 동공이 확대된다.
"무. 무슨"
"딱-"
다시금 손가락을 마주친다.
"쿠구-궁"
모든 것이 하얗던 세상의 상공 중심부에 금이 간다.
"쩌-적"
그 안에 보이는 것은. 새파란 색을 빛내며 떠다니는 구름과 떠있는 달 이었다.
"아무래도, 나갈 수 있을 거 같은데?"
"안됩니다. 당신은 제 선택.."
갑자기 '녀석'이 머리를 움켜잡고 소리를 지르며 무릎을 꿇는다.
녀석을 보며 말해주자.
"넌. 시간을, 현실을 벗어날 수 없어. 애초에 너는 지금 눈앞에 보이는 '진실된세계'를
너만의 테일로 감싼 것뿐이지. 너만의 세계에 도취하여. 세상을 스스로 멀리한 바보같은놈"
진실된세계를 향해 걸어 나갔다.
시리도록 차가운 맑은 밤공기가 느껴졌다.
"또. 한가지, 네녀석. 또 나라고 한다 해도 말이지. 시간을 다스릴수는없어.
우리가 인간이라는 육체적 한계를 지닌 이상은 말이지.
너의 육체가 인간이었다는 것을 인정했을 때부터, 너는 시간을 다스릴 수 없다고 인정 한 것과 같다."
녀석의 발이 희미하게 사라져간다.
이어서. 녀석의 팔이.
그리고 머리. 아니 '녀석' 이 사라졌다. 이윽고. 녀석의 영혼이 공중에 떠오른다.
"픽"
담배를 물었다.
공간을 나오자. 때에 맞은 순간에 녀석의 세계가 붕괴되기 시작했다.
"턱"
걸음을 멈추고, 빠르게 뒤로돌아 일그러져가는 녀석의 공간을 보며 주머니속 나머지 한 개피 를 들었다.
"휙"
공중에 떠있는 영혼의 가슴에 있는 힘껏 담배를 던졌다.
"푹"
"끼야 - 악 !!"
소름끼치도록 높은 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곧, 녀석의 영혼은 사라졌다.
"현실을 그리도 피하고 싶었으면, 담배 라는 것에 중독되는 게 더 편해 ! 하하.."
이윽고, 녀석의 공간이 "절대붕괴" 되었다.
"나 참.. 살다 별 일을 다겪어보는군."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곳엔.
온통 하얀 세상이 보였다.
- 남을 탓하기 전에 나 자신을 돌아보십시오.
몽롱한 정신 속에 ‘녀석’ 의 목소리가 들린다......
- 젠장할..
-End-
출처
웃대 - 박고나니벽돌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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