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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로 바로 보았습니다.
영상미야 뭐 말할 것도 압도적입니다. 코엑스 M2관에서 보았는데 아이맥스에서 보면 어떨까 궁금해지네요. 허나 2회차 감상에는 자신이 없습니다. 은근히 피곤하네요.
스토리텔링 면에선 주관적인 소감이건데 인셉션 이후로 놀란 감독의 영화는 스토리나 플룻에서 제게 만족스럽진 못한 부분이 좀 있습니다.
다크나이트, 인셉션 때까지만 해도 아주 자연스럽게 감독이 주장하는 세계관이나 극 전개가 잘 납득이 들고 영화에 빠져들어 갔는데 다크나이트 라이즈,인터스텔라에 이르러서는 왠지 살짝 강요당한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스포를 달 만한 의문은 사실 별 게 아닙니다.
극 중 탐사를 시도하는 모든 행성의 중력이 지구의 중력과 엇비슷하고(약 1.2배, 0.8배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대기압 또한 지구 수준인 듯 한데 인듀어런스 호의 착륙선은 어쩜 그리 대기권 돌입 및 탈출을 별 탈없이 하는 건지 신기하더군요.
첫번째 행성만 해도 블랙홀을 코앞에 두고 있는 행성인데, 공전주체가 블랙홀인지 아니면 모항성이 따로 있는지는 불분명하게 표현됩니다. 아무튼 블랙홀의 영향을 받아 행성 전체의 시간이 지구에서보단 느리게 흐르는 게 확실할 정도로 강한 중력권 내에 포섭되어 있지요.
강한 중력권을 버티면서 블랙홀 주변에서 행성이 안정적으로 공전하려면 행성의 공전궤도상에서의 속도는 정말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당장 태양으로부터 1억 5천만 km 떨어진 지구만 하더라도 태양으로 추락하지 않기 위해 초속30km로 공전중이니까요.
그렇다면 해당 행성의 공전속도는 과연 어느 정도일지...?
그리고 지구와 흡사한 대기권을 보유한 행성 외부에서 그 어마어마한 공전속도에 싱크로를 맞추면서 대기권진입을 한다...?
고속으로 인해 발생할 그 엄청난 대기마찰을 이겨내면서?
....상당히 의아하더군요...(아예 대기권진입 및 대기마찰 묘사가 생략되긴 했습니다.)
진입은 그렇다치고 해당 행성에서 탈출하는 것이 저는 좀 더 당황스러웠습니다. 착륙선의 출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현대기술은 아닌 듯 했습니다.
분명 초중반 1G의 중력을 가진 지구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3단분리 로켓을 사용할 정도로 추진력이 필요했는데 말입니다. 참고로 해당 로켓에는 꼴랑 인듀어런스 호 착륙선만 실려있었죠. 아마 지구에서 오는 수년의 기간 동안 추진기술이 발전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비꼬는 겁니다.ㅎㅎ)
이는 두번째 행성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명히 과학적인 부분에서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현역 물리학자의 자문까지 받아가며 만든 영화일진데, 큰 그림(웜홀, 블랙홀, 진공에서의 무음 묘사 등)에서는 과학법칙이 들어맞지만 작은 그림에선 영 아니올시다 느낌이 많이 드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정말 작은 그림이기에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인 것 같은데, 막상 하드 SF의 길을 걷기로 했으면 작은 그림들조차도 들어맞게 해주지 않았어야 했나 싶습니다.
아참, 큰 그림에서도 저는 상당히 납득하기 힘든 것이 마지막으로 하나 더 있었습니다.
후보군 행성 3군데 중 어느 것 하나 지구보다 환경이 나빴으면 나빴지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건 저만의 생각인 건지요...
적어도 지구는 황사가 아무리 불지언정 일단 마스크 없이 숨 쉴 수 있는 산소가 있고 일단은 야외활동이 가능한 수준이고 적절한 기온인데, 후보행성들은 세번째 행성을 제외하고는 영....
마지막 행성조차 비주얼이 황무지가 참 많던데 지구를 정화하는 것보다 이주하는 것이 비용이나 어려움 면에서 과연 효용이 있기나 한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종합적인 결론으론, 놀란 감독이 자기가 쓰고 싶었던 드라마에 무리하게 하드 SF를 접목하려 했던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아예 하드 SF적인 부분에서 큰 기대를 하고 왔던 저로서는 대전제가 되는 인류멸망의 위기가 그렇게 크게 체감되지 않는다는 게 너무 큰 실망으로 다가와 이야기 전체에 감정이입이 통 되질 않았습니다.
오히려 비슷한 소재를 활용한 작품 중에 아예 대놓고 괴악하리만큼 그럴듯한 가짜과학(?)을 활용해 큰 감정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 '톱을 노려라! 건버스터'가 저에겐 좀 더 납득이 되는 것은 그냥 제가 재패니메이션에 더 익숙한 것 때문일까요...
즉, 아예 대놓고 그럴듯한 뻥을 치면 응 그런가보다 싶게 넘어가겠지만 어설프게 이건 정확하게 저건 스리슬쩍, 이런식으로 묘사를 하니까 그냥 넘어갈 수가 없더군요.
이래저래 불평이 많았습니다만,
그래도 돈이 아깝지 않았던 것은, 정말 끝내주는 영상미와 웅장함, OST, 그리고 정말 쩔어주는 매튜 맥커너히의 연기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강스포 탭을 달았으니 이 글을 보신 분만 읽으시겠지만 제 불만이 단순한 어그로 글은 아닌 것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전 놀란 감독 안티도 아니고 프레스티지도 극장에서 재미나게 보았던 사람입니다^^;
단지 이번엔 꽤나 큰 기대를 했는데 위에서 열거한 소소한 부분(?)들에서 맘에 걸려서 도통 이입을 못해서 좀 아쉬운 점이 남아 이렇게 글을 써 보았습니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