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간만에 집에서 단잠을 자고 있는데 엄청나게 큰 확성기 소리가 들리더군요.
'현재 우리 농산물 알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보리쌀을 무료로 나눠드리고 있습니다. 부담없이 받아가세요.
가정에 식구가 많으신 분들은 말씀하시면 더 드립니다.'
오랜만에 보리쌀 해먹을 생각에 횡재를 부르며 부리나케 달려나갔지요
역시 나이 많으신 분들이 벌써 줄을 길게 늘어서고 계시더군요 ^^;;;
조금 기다리니 천막같이 생긴 곳에 들어가라고 하더군요...
아주머니들 따라서 들어갔습니다.
안에 들어가니 여러종류의 선물들이 늘어져 있고, 깡마른 아저씨 한 분이 서 있더군요.
들어서자 마자 빠르게 이야기 합니다. 일단 다들 시간이 없으시니 선물 부터 빨리 나눠드리겠다고...
'아..이거 말로만 듣던 홍보관 같은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단 그 소리가 들리자마자 사람들이 참새새끼마냥 주는 선물 받을려고 손을 막 내밀더군요..ㅋㅋㅋ
그리고 보리쌀 100g씩을 나눠주면서 우리나라 농산물과 중국산 농산물의 구별법 설명합니다.
3분이 채 안되는 시간에 벌써 득템을 하나 합니다. 자연히 늘어서 있는 선물들에 눈이 가게 되지요.
아..또 다른 선물을 주겠구나 하고 사람들은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기대감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선물없이 10분간 떠들어 댑니다. 아..초조해 지더군요 ㅋㅋㅋ
그 초조해 질 때를 노려서 홍보하는 사람이 녹차 추출물을 나눠줍니다. 단지 1회용 분만 말이죠 ㅋㅋ
그거 받을라고 사람들은 밀고 당기고 난리도 아닙니다 ㅡ.ㅡ;;;;;
그 다음에 순차적으로 보성에서 따왔다는 신빙성없는 다 말라 비틀어진 녹차 1g과 쌀 추출물로 만들어진
비누를 나눠줍니다. 그리고 점점 말이 길어집니다.
저는 그래도 ;'득템하는데 이 정도는 참지 뭐 시간도 많고 ㅋㅋ' 하면서 버텼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질때즈음 해서 제일 비싼 '매실 고추장'을 상품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비싸기 때문에 모두에게 나눠줄 수는 없고 자기 말에 호응 잘해주는 사람에게만 준답니다..
그냥 돌아갈까도 생각했지만 제 눈앞에는 나눠줄지도 모르는 '매실 고추장 500g' 계속 아른거리더군요...
바로 고추장 갯수와 사람들 수를 헤아려보니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ㅁ+
'몇 명만 중간에 돌아가라' 막 이렇게 생각하는데 나이 드신 어르신 몇 분이 참지 못하고
하나 둘씩 천막을 떠나시더군요..
드디어 사람 수보다 고추장 갯수가 더 많아 졌습니다 럭키 +ㅁ+
이제 고추장을 나눠줄 차례인데 감질나게 줄듯말듯 하면서 이상한 게임을 하자고 합니다...
하나, 둘, 셋과 동시에 '금산!'을 외치랍니다 ㅋㅋㅋㅋㅋㅋ (아 게임도 병신같은 게임을 ㅋㅋ)
카운터가 시작되고 셋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금산!'을 외쳤습니다.
제가 젤 크게 외쳤지요 ㅋㅋㅋㅋ 아싸 드디어 받겠구나 하는데 갑자기 우리들이 대답을 너무 잘해서
상을 주고 싶다고 합니다 ㅡ.ㅡ;;;; (썅..-ㅗ-;; 다 필요없고 고추장 달라고)
그 때 갑자기 이상한 박스를 꺼내더니 '이것이 인삼으로 유명한 금산에서 재배한 인삼으로 만든
홍삼 엑기스'라고 하면서...박스당 50만원이 넘는다고 합니다....ㄷㄷㄷㄷㄷ
그런데 정부에서 20%를 지원하고 특별 행사까지 더해 반값에 준다고 하더군요...
'뭐야 결국 사란 얘기 아냐? -ㅅ-;;;'
여기 까지만 듣고 고추장이고 뭐고 포기하고 갈려는데 갑자기 저를 불러세우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아직 말이 안끝났다네요 -ㅅ-;;; 자기 얘기 다 들으면 고추장 나눠준답니다 ㅜ_ㅜ
고추장이 눈에 밟혀서 다시 천막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사회자(?)는 우리에게 호응도 좋고 게임도 잘해서 특별히 '5일분 홍삼엑기스'를 나눠 준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10분이 지나고 (배송방법, 신청방법 등등 설명합니다) 또 다시 알 수 없고 의미도 없는 게임을
제안합니다. 제일 빨리 금산을 외치는 사람에게 홍삼 엑기스 한 박스를 몰아서 준다고 하네요.
(아~그 노무 금산! ㅋㅋㅋㅋㅋ)
5일분은 효과도 없고 감질나니까 5일분을 모아서 몇 사람에게 몰아주자고 합니다.
그래서 저두 게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뭐 알수 없는 게임의 끝엔 대충 예상 가능하지만
상품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여러분이 너무 참여를 잘해주셔서 원래 한 박스를 드려야 하는데 집안 식구들이 많으면 나눠먹게
됩니다. 그럼 효과가 없지요..홍보 많이 해주시라고 지금 남은 분께 홍삼엑기스 두 박스를 무료로 드립니다.
나가실 때 가져가세요'
아싸~~2박스 이거 웬 횡재냐?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밖에 서 있는 직원의 도움을 받아 상품이 실려있는
트럭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말이 달라져요 ㅡ.ㅡ;;;;
원래 한 박스는 공짠데 나머지 한 박스는 '29만8천원'을 내야된답니다. -ㅛ-;;;;
'아까 공짜로 나눠준다고 하셨는데요?' 하니까..
'그러니까 한 박스는 공짜로 드린다구요' 하더군요 ...(이 쌍노무 시키들이 ㅡ.ㅡ;;;;)
그냥 됐다고 하고 갈려는데 갑자기 직원이 절 불러세우더니 손에 들린 '매실 고추장'을 뺏어갔습니다.
아아~~~~~아아ㅏ어ㅏ허ㅓㅏ따ㅓㅏ허ㅏ이ㅓㅏ마ㅓㅣㅆ허ㅏㅏㅣ멓따ㅣㅓ ㅎ마ㅣㅓ 컈씨키 하ㅓ따ㅓ하ㅓ
정신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나이드신 분들은 손에 전부 그 알수 없는 '홍삼엑키스'를 다들 들고
계시더군요 .... 아...사람들은 이렇게 속는구나..하고 느꼈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시중에서 5만원도 안하는 거라고 하네요...캐넘들...
어쨌든 제가 볼 때는 홍보관이 이동식으로 바뀐거 뿐이지 사기는 같은 사기이네요...
1시간 설명듣고 손에 쥔건 '보리쌀 100g, 비누 2곽, 녹차 1g, 세안수 1회용분' 이네요 -ㅅ-;;;
(아~썅 내 고추장 ㅠ_ㅠ)
어쨌든 사기 조심하시고 세상엔 공짜란 없습니다. 명심 또 명심 하시길 바래요 ㅠ_ㅠ
※P.S 1 금산에서 힘들게 농사짓고 계시는 농민들 이름 빌려서 등처먹는게 부끄럽지도 않냐? 이 개만도
못한 시키들아...
※P.S 2 아래에 나와있는 번호로 전화하지 말래요 ㅋㅋㅋㅋ 왜 뽀록날까봐 ㅡ.ㅡ??
<요약>
1. 우리 농산물을 알리기 위해 무료로 농산물을 나눠주겠다고 함
2. 천막같은데로 끌고 가서 1시간가량 설명과 함께 상품을 나눠줌..
3. 무료 상품이 갑자기 유료상품으로 둔갑함 (상품의 질도 최하급임!!)
4. 안사는 사람은 선물 뺏어감 ㅋㅋㅋ
5. 공짜 바라지 말고 열심히 일하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