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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tion_418638
    작성자 : SoulMate
    추천 : 13
    조회수 : 310
    IP : 61.42.***.187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7/06/30 17:52:37
    http://todayhumor.com/?animation_418638 모바일
    문학과 애니메이션과 나의 인생
    <div>나는 책을 좋아했다.</div> <div> </div> <div>너무너무 좋아했다.</div> <div> </div> <div>나의 학창시절은 책 시절이라 부를 수 있을정도로 책을 좋아했다.</div> <div> </div> <div>조금더 정확히 말하면 책 중에서도 소설, 즉 이야기를 좋아했다.</div> <div> </div> <div>내가 왜 책을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굳이 지금 와서 추리를 해보면 책을 읽기 쉽지 않았던 어린시절때문이었으리라.</div> <div> </div> <div>요즘 학생들 혹은 당시 내 또래의 부유했던 친구들의 경우 부모님들이 책을 읽으라 강요하던 일이 많았고</div> <div> </div> <div>그것은 오히려 반감이 된 경우가 많았으리라.</div> <div> </div> <div>우리집은 가난했다. 한달 중 유일한 외식은 아버지 월급날 송탄터미널에 있는 중화요리집에 가서 짬뽕 한그릇, 짜장면 곱배기 한그릇 시켜서</div> <div> </div> <div>아버지는 짬뽕 한그릇을 드시고 어머니, 나, 그리고 내 여동생 3이서 짜장면 곱배기를 나누어먹었던 것이었다.</div> <div> </div> <div>93년 국민학교 입학하기 전까지는 그러했다.</div> <div> </div> <div>국민학교에 입학하던 그 해 어머니는 살림을 일으키시기 위해 비디오가게를 시작하셨다. 당시 비디오가게에서는 비디오, 게임팩을 빌려주고</div> <div> </div> <div>담배도 팔았다. 하지만 열심히 버셔도 비디오 신작한편을 구매하면 도루묵이 되기 쉽상이라 살림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div> <div> </div> <div>덕분에 나는 비디오는 쉽게, 많이 볼 수 있어 또래친구들의 부러움을 받았지만 오히려 나에게는 그다지 만화를 좋아하지 않는 계기가 되었으리라.</div> <div> </div> <div>우리집에는 책이 딱 3질 있었다. 한국 위인전 전집, 세계 위인전 전집, 세계동화 세트.</div> <div> </div> <div>나는 책이 좋았다. 하루 종일 보아도 다 못보는 만화비디오들이 있었지만 나는 책이 더 재미있었다.</div> <div> </div> <div>집에 있는 책들을 독파하고 새로운 책을 원했지만 엄마는 책을 사주지 않았다. 아니 사주지 못했다.</div> <div> </div> <div>아침에는 물에 밥을말아 김치랑 먹고, 점심에는 간장에 비벼 김치랑 먹고, 저녁에는 김과 김치로 밥을 먹을때였다.</div> <div> </div> <div>굶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생활에 꼭 필요하지 않은 책을 사기에는 어려운시절 이었다.</div> <div> </div> <div>나는 집에있는 위인전들과 동화책들을 20번 이상 읽었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 그 정도 읽었다. 자꾸 읽으면 질릴까봐 아껴가면서 보았어도</div> <div> </div> <div>그정도 독파했다. 어머니 친구가 놀러와 내게 선물해주셨던 TV유치원하나둘셋 잡지도 몇 십번 읽었다. 나는 책에 목말라 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그러던 나는 4학년이 되었다. 그 해에 국민학교는 초등학교가 되었다. </div> <div> </div> <div>어머니는 시원찮던 비디오가게를 3년만에 정리하시고 미용기술을 배워 미용실을 차리셨다.</div> <div> </div> <div>지방이었던 송탄에서 조금 더 발전된 수원으로 이사왔다.</div> <div> </div> <div>이것이 내게 전환점이 되었다. 내가 이사간 집에서는 2분거리에 동사무소가 있었다. 그 동사무소 2층에는 주민시설이 있었는데</div> <div> </div> <div>그 중에 하나는 도서실 이었다.</div> <div> </div> <div>세상에 이럴 수는 없었다. 책이 가득했다. 나중에 도서관을 가보고 그 동사무소 도서실은 코딱지만 했었다는걸 깨달았지만 </div> <div> </div> <div>처음 도서실을 가본 내게 그것은 충격이었다. 게다가...주소랑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고 회원증을 만들면 책을 '공짜'로 빌려주었다.</div> <div> </div> <div>당연했다. 작은 도서관이었으니까. 하지만 내겐 당연하지 않았다. 아...수원은 이런곳이구나. 송탄 시골과는 다르구나.</div> <div> </div> <div>당시는 방학이었으므로 나는 매일매일 그 도서실을 갔다. 도서실이 문을 닫는 8시에는 책을 3권씩 빌려서 집에서 봤다.</div> <div> </div> <div>처음에는 닥치는대로 봤다. 시집, 수필, 유머, 위인전 등등....하지만 내가 꽂혔던건 세계근대문학이었다.</div> <div> </div> <div>죄와벌, 노인과바다, 바람과함께사라지다, 젊은베르테르의 슬픔, 데미안 등등.....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걸 이해는 하고 봤을까?</div> <div> </div> <div>하는 생각이 들지만 세계명작모음집 이란 타이틀을 달고 같은 출판사에서 만든 같은 모양의 다른제목을 가진 그 책들이 너무 재미있었다.</div> <div> </div> <div>나는 그렇게 고등학교에 입학할때까지 소설과 함께 자라났다.</div> <div> </div> <div>나는 언어를 잘했다. 수학을 좋아해서 이과를 선택했지만 잘하는건 언어영역이었다. 모의고사에서도 수학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div> <div> </div> <div>2~3등급이었지만 언어영역은 전혀 공부하지 않아도 만점이 아니면 1개를 틀렸다.</div> <div> </div> <div>나는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지문이 나와있고 그 지문에 나와있는 것을 묻는데 왜 틀리는지 이해를 못하겠어"</div> <div> </div> <div>친구들이 재수없어 한 이 후로 그런말은 더 이상 하지 않았다. 그냥 이렇게 말했다. "책을 많이 읽어서 그래"</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야자를 10시까지 하고 12시까지 학원에서 공부 한 뒤 귀가하는 삶을 살게 된 나는 책을 더 읽지 못했다.</div> <div> </div> <div>3년간 책을 읽지 못한나는 대학에 가서도 책에 대한 흥미를 다시 붙이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읽게 된 베르나르베르베르의 뇌.</div> <div> </div> <div>그 책을 접한 나는 개미,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제국, 나무 등 모든 베르나르의 책을 섭렵했다. 그의 책은 나의 상상력을 자극했고</div> <div> </div> <div>그 책을 통해 머릿속에 그려지는 상상물들로 내 머리는 즐거웠다. 그렇게 나는 공상과학소설을 가까이 하게 되었다.</div> <div> </div> <div> </div> <div>시간은 흘러 나는 군대에 가게 된다. 지금은 아니라지만 당시에도 일이등병때는 책의 책자도 가까이 할 수 없었다. 책이라고는 수양록과 </div> <div> </div> <div>병영생활 행동강령. 상병이 된 나는 옆의 말년병장이 읽던 책 제목을 보았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div> <div> </div> <div>굉장히 우울해 보이는 제목에 나는 그 선임에게 무슨책이냐고 물어보았고 그 선임은 이렇게 대답했다. "공상과학소설"</div> <div> </div> <div>당시에 나는 라이트노벨이라는 단어를 몰랐고 실제로 당시 라이트노벨을 지칭하는 단어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2009년)</div> <div> </div> <div>나는 당시 그책을 일반적인 소설의 범주에서 보았고, 중간중간 그려진 예쁜 일러스트를 보며 좋아했다. 나는 그 책에 빠져버렸다.</div> <div> </div> <div>말년병장이 남기고 간 스즈미야하루히의 우울~스즈미야 하루히의 분개 까지의 7권의 책은 내게 돌아왔고, 그책을 독파한 나는</div> <div> </div> <div>전역한 후에 왜인지 모르겠지만 라이트노벨에 빠진것이 아니라 스즈미야하루히의 애니를 다운받았다. 만약 당시 그 책이 라이트노벨</div> <div> </div> <div>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그런류의 소설이 따로 유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나는 애니가 아니라 다른 라이트 노벨을 찾아보았으리라.</div> <div> </div> <div>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인터넷에 검색하고 애니가 있다는 사실을 안 나는 그 애니를 다운 받았고, 나는 다른책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div> <div> </div> <div>계기를 일본애니메이션이라는 거대한 문명에 빼앗겨 버렸다. 그렇게 나는 책을 버리고 애니에 빠져 덕후가 되었다.</div>
    SoulMate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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