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하루의 대부분을 암벽틈의 이끼를 핧는것에 소비했다. 이암벽의
틈새는 수분이 새어 나온다. 아래쪽을 뒤져봤지만 안타깝게도 물웅덩이나
흘러 떨어지는 물방울같은건 없다 정말 많지않은 수분이 배어 나올뿐이다. 
그 수분이라도 필요한나는 하루종일 암벽을 핧았다. 덤으로 이끼도 뜯어먹었다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가릴때가 아니다. 정신없이 물을 탐하던 사이 어느새
주위는 어둑해진다. 이곳에 어떤 위험한 동물이 있는지도 모르고 무서우니
아쉽지만 (아직도 나는 목마르다) 처음 도착한 해변으로 가기로 했다.
물만 탐하느라 나는 오늘밤 몸을 뉘울 쉘터도 생각하지 못했다. 쉘터는
약간이지만 바람도 막아주고 낮의 뜨거운 햇빛도 막아준다.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빨리 누울 자리라도 만들어두어야겠다. 오늘도 모래바닥에서 자긴 싫다.
해변과 수림가에서  잔가지들을 많이 모아놓고 나무막대기로 바닥을 길고
얕게 판후 잔가지를 넓게 펴서 늘어놓았다. 그리고 수림바닥의 낙옆을 깔았다
누워보니 약간 불편하지만 가지가 유연해서 그런지 찌르고 따갑거나 하진 
않다. 낙엽은 잠자리의 안락함을 더해준다.  여기까지 하는데 이제 주위는
완전히 깜깜해졌다. 처음 맞는 섬의 야간 어색함과 침묵이 날 못견디게 한다
애써 눈을 감고 잠을 청하려는데 동물들의 소리와 파도소리가 가슴을 때린다
난 벌써부터 외롭다고 느끼고있다. "시발 이런건 배타면서 익숙해진줄 알았는데"
아닌가보다. 집에두고온 어머니가 생각난다. 눈물이 흐르고 난 서러움을
참지못해 참았던 울분을 터트린다. 엉엉 울었다. 한참을 울었나보다 이밤은
참 길기만하다. 달과 별이 날 위로해주는듯하다. 멍하니 있는데 춥다는 생각이
들었다. 낮에 너무 더워서 생각지 못했는데 이곳의 일교차가 큰듯하다.
아무것도 안보였는데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니 달빛에 주변의 형상이 약간은
보인다. 일어나서 몃시간동안 수림가에서 낙엽을 더 긇어모아 산더미 같이 모았다.
내가만든 잠자리로 모두 옮긴후 낙엽을 비집고 잠자리에 들었다. 퀴퀴한 낙엽
냄새가 나지만 따뜻하다. 내일아침 눈을 떳을때 씨발이게 꿈이었으면 좋겠다.
김치찌개가 먹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