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몇 페이지 앞에 비슷한 주제의 글이 있어서
제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것이랑 자료좀 찾아보고 제 생각 정리해서 저장해봅니다.
1. 저는 우선 치탄다 표기를 옹호하는 쪽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를 들자면 '일본사람들이 이미 그렇게 읽었기 때문'입니다.
애니판에서 그렇게 발음되었고 이는 원작자가 감수한 범위였을 것입니다.
(1-1. 감수를 못하고 나가버린거라면 적어도 방송이 나간 다음엔 뭐라도 뒷얘기가 있었겠죠.
하지만 제가 조사한 범위에서는 원작자가 '사실 지탄다를 의도했는데 방송엔 치탄다라고 나가버렸네. 아쉽' 이런 얘기를 했다는 얘기를 못들었습니다.
그런 얘기를 했는데 안알려졌을 수도 있겠지만 상당한 수요층이 있는 이웃나라에서 이런 논란이 있는데 안알려졌을 것 같진 않네요.)
2. 일본사람들이 읽어서 그렇게 써야한다면 건담은 간담으로, 를루슈는 루루슈로 써야되는거 아니냐.
라는 의견이 보이더군요..
일본사람들이 약한 서양어를 발음하는 경우와 본인들의 언어를 발음하는 경우는 구분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본인에게 발음을 참고하는 건 일본어에 한정되어야하고, 서양어는 우리나름의 규칙을 따라야겠죠.
(2-2. 이렇게 쓰고 보니까 '그렇게 원어민발음을 존중하고 싶으면 밀크는 '미-얼ㅋ'라고 쓰고 오렌지는 '어륀지'라고 써야된단말이냐?' 할수도 있을 거 같은데.....
서양어의 음절 관념은 우리와 많이 달라서 그렇게까지 맞춰주기 어렵지만 일본어와는 음절 관념이 비교적 비슷하기 때문에 맞출만 하다...라고 답하고 싶네요)
3. 치탄다 에루의 영문 표기는 Eru Chitanda입니다. ch를 지읒으로 읽는 분은 별로 없죠.
4. 출판사 : 외래어 표기법을 따랐을 뿐이다?
하아...이놈에 일본어 표기법....
엔하위키에 외래어표기법/일본어 항목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빈틈이 많고 논란이 많은 규칙입니다.
80년대에 틀이 만들어져서 이제 거의 30년쯤 되가는데, 당시 사람들이 듣기에 일본어가 어떻게 들리는가를 기반으로 표기를 정하다보니 지금 우리세대가 듣는 방식과는 차이가 심합니다.
표기법 내용을 보면 ち를 어두에서는 '지'로 이외에는 '치'로 적게 정해놨는데, 그렇다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뭘까요?
수많은 정발판 책들에 나오는 치도리 치카게 치토게는 뭐죠?
빙과 출판사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유통사랑 다르니까 별개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만큼 이 법은 무조건 반드시 perfect하게 따라야하는 법은 아니라는 겁니다.
(솔직히 외래어표기법 일일이 따져서 일본어 적으라한다면 지금 시중에 나와있는 일본어 교재 거의다 폐기해야되지 않을까 싶네요...)
4-1. 어떤 분들은 법을 제대로 지킴으로써 출판사가 본보기를 보이고 프로페셔널리즘을 실현했다 뭐 이렇게 평하기도 하던데....
소비자의 니즈에 맞추는게 프로가 아닐까요?
5. 원리원칙대로 번역하고자 한다면
치탄다의 명대사 키니나리마스!의 올바른 번역은
입니다.
치탄다가 말했다고 생각한다면 "저, 궁금해요!" 정도가 되겠죠.
(치탄다의 활약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오인하시는게 있는데, 우리말에서 '신경쓰이다'라는 말은 원래 부정적인 의미입니다.
뭐가 궁금하다라는 의미보다는 '~~가 나를 속썩인다.' '~~때문에 걱정되서 불편하다.'는 식의 의미이죠.
이런 의미에 대응되는 일본어는 気にします 입니다.)
근데 한국어판 번역에서는? 당당하게 "저, 신경쓰여요!"
이름엔 원리원칙.
명대사엔 흔한 번역대로.
이중잣대 쩔죠?
6. 소설이 애니보다 먼저 나온거라 그렇다?
라는 의견도 있던데
원작 소설은 2001년부터 나왔지만 애니판은 2012년 2분기 방영, 한국판은 2013년 10월 발매했습니다.
표기를 바꾸려면 시간은 충분했지 싶네요.
이견 있으신분 답글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