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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살 어리니까 어리광 피운다고 생각해줘. 반말로 쓸테니까.
누나야.
죽는건말이야.
용기가 있어서 하는게 아니야.
죽을 용기라는건 없어.
사람이 살다 보면 힘든 일도 있고 즐거운 일도 있을거야.
살면서 한번도 즐거운 일 없었어?
진짜로?
정말 없었으면 내가 즐겁게 해줄게 ㅡㅡ 까짓거.
근데 그럴 필요 없이 충분히 즐거운일은 있었잖아.
죽는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 아니야.
오히려 용기를 다 버려야 할 일이지.
내가 아는 사람중에 자살시도를 몇번 하고도 명랑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도 누나랑 동갑이고, 여자네.
근데 그 사람은.
눈이 안좋아.
물론 지금은 안경으로 어찌어찌 되는 수준이지.
근데.
그 사람은 시력이 점점 더 나빠지는, 이를테면 시력 시한부야.
수술하면 되지 않냐고?
시신경쪽에 문제가 있어서 수술도 못한다네...
게다가 그 사람 동생 셋 있는데, 남동생 하나는 지적으로 문제가 좀 있어.
집이 경제적으로 어렵기도 하고.
근데 그런 사람도, 나한테 힘내라고, 너 힘든거 나도 다 안다고 격려 해주더라.
나도 힘든일 있었지.
집이 워낙 잘 못살아서.
낮에는 강의 듣고, 새벽에 편의점 알바하고.
편의점 알바 끝나는 아침 8시부터 강의 있는 10시 사이 시간에 쪽잠 자고.
강의 빈 시간에 동아리방에서 쪽잠 자고.
그리고 주말엔 쉴틈도 없이 노가다 다니고.
근데 지금은 군대에 있다.
뭐 잡소리로 빠지긴 했지만.
누구나 다 힘든 일은 있어.
어떻게 견디냐, 어떻게 해쳐나가냐가 문제지.
삶에는 정답-바른답-같은건 없어.
근데.
틀린답은 있어.
죽는거야.
죽으면 해결될거라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하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아?
산 사람은 어떻게든 잊고 살거든.
죽는게 답이 아니야.
죽지마.
즐거운일이 생각이 안나면 앞으로 만들면 되잖아.
자신이 없으면 도와달라고 해.
나한테 도와달라고 해도 되고.
나같은놈은 못믿겠다 싶으면 다른 친구, 가까운 사람한테 도와달라고 해.
다만.
죽겠다는 생각은 다시는 하지마.
정말로
진짜로.
제발.
게임에 매달리는것도 좋지만, 조금 더 따뜻한데 매달리면 안될까.
친구도 있고. 사람들 만나는 동호회나 이런것도 있고.
누나야가 누나 제일 미워한다고 했는데.
그러지도 말고.
자기애가 있어야 즐거운일도 생기는거야.
뭐 나도 술마셔서 주절주절 얘기하긴 했는데.
대강 무슨 얘기한건지는 알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오해하지마.
자살은 용기가 있어서 하는게 아니라 그 용기 한톨마저 없어서 낭떠러지로 내몰린 사람들이
한걸음이라도 더 뒤로 피해보려다가 내딛는 헛걸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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