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야간알바인데 편의점에서 일한지는 1달째 되었습니다.
다른거 다 생략하고 본론으로 넘어가자면...
한 2주전부터인가.. 천장에서 뭔가 파라라라락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었습니다.
저는 열심히 티비보면서(손님이 없었기에) 그냥 형광등에 뭔가 문제가 생겼나보다.. 하고 계속 티비를 보았습니다.
근데 가만히 들어보니까 소리가 나는 위치가 계속 바뀌는겁니다.
순간 형광등이 돌아가면서 이상해지고있나.. 생각했지만 그 이상한소리는 연속성을 가진채로 이동하고있었습니다. (쉽게말해서 그냥 움직이는 느낌이었다는..)
그래서 고개를 들어보니..... 아니 너는.. 매미 아니냐....
대체 어디로 들어왔는지 모를 커다란 매미가 천장에 상하역전 원산폭격을 하고있었습니다. 얼마나 크냐고요?
지금 오른손을 들어서 OK사인을 취해보세요.
....
네 그정도 크기입니다.
여튼 매미가 편의점 천장을 미친듯이 박으면서 돌아다니는걸보면 손님들이 기겁할게 아닙니까? 다행히 천장이 높아서 사람의 머리에 닿을만한 위치까지 내려오지 않는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문제는 이녀석을 어떻게 내보내느냐....
일단 문을 열어뒀습니다. 천장이 높아서 문과 천장 사이의 간격이 조금 있었지만 그리로 나갈지로 모른다는 작은 희망에 녀석을 계속쳐다보고 있었습니다..
.......
한마리 더들어왔습니다.
두마리는 술래잡기라도 하는듯이 천장에 이중으로 원산폭격을 하더니 급 천장에 거꾸로 매달렸습니다.
저는 반쯤 멍때리는 상태로 (야간이라서 졸렸기에) 길다란 작대기를 하나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천장에 납작 붙어있는 두마리를 보고 입구에 가까이있는녀석 아래로 갔습니다.
정말로 매미에게는 미안했지만.. 얼마전에 너보다 더 처참하게 죽은 모기도 있단다 라고생각하면서 막대기로 정확히 조준하고, 찔렀습니다.
결과는 명중. 죽었는지 기절했는지 추락사했는지 녀석은 바닥에 뒹굴거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때를 놓치지 않고 (기절한 경우라면 일어나서 다시 올라가버릴 위험도 있으니) 빗자루로 골프 드라이브샷을 날리듯 문쪽으로 쳐냈습니다.
문을 안열었습니다.
다시 열고 쳐냈습니다.
이제 한마리가남은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었지요.
잠깐 여담을 하자면 매미보다 처참하게 죽은 모기란.. 며칠전에 아이스크림통을 정리하다가 모기가 들어갔는데 그냥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그리고 몇시간후에보니 벽면에 얼어붙어있더군요..
뭐... 모기는 그렇다 치고 매미가 한마리 남은 시점에서 시간을 흐르고 흘러 알바는 종료되었습니다.
녀석은 교묘하게 물건 진열대 위쪽 천장에 붙어있어서 찔러죽일경우 물건위로 떨어질 가능성이 농후했기에 그냥 내버려뒀던것입니다.
그주의 마지막 알바를 끝내고 며칠후 다시 가게카운터에 섰습니다. (목.금.토 야간에 일합니다 저는)
그리고 저는 그리운(?)날개를 볼수있었죠. 여전히 있더군요.
녀석은 며칠전 마지막 모습그대로 천장에 붙어있었습니다. 위치는 달라졌지만요.
우선은 그냥 내버려뒀습니다. 곧 크게 싸울 상대를 앞에둔자의 여유랄까요. 절대로 물건위쪽천장이라서 안찌른게 아닙니다.
일하는 내낸 천장을 올려다보는 수고를 할수는 없었기에 일단은 열심히 일을했습니다. 손님은 여전히 오지않아서 지루한 그순간 머리위에 파라라라락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녀석이 비행을 시작한겁니다.
저는 녀석의 최종 착륙지점을 확인하기 위해 녀석을 뚫어져라 추적했습니다. (정말로 뚫려서 추락했다면 처리하기 쉬울텐데 말입니다.) 녀석은 벽에 붙었습니다. 이번엔 손이닿는 지점이었습니다.
저는 재빨리 쓰레받기를 가져와서 냅다 후려갈겼습니다. 파리채로 떄리듯 쳐진 쓰레받기와 벽사이에 녀석은 끼여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훗 이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쓰레받기를 떼었습니다.
그러자 녀석은 I CAN FLY 라고 외치듯 천장에 날아올라가더군요.... 힘이부족했던탓입니다..
그러다가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녀석은 처음 천장에 붙어있던 녀석이 아니라고..
아니나 다를까 처음 그매미는 그자리에 여전히 붙어있었습니다.
즉. 이 편의점에는 매미가 3마리 있었던겁니다 (1킬 1방치 1교전)
무슨 코딱지만한 편의점에 매미가 3마리나 있답니까.. 저는 허탈해져서 어차피 아래로 내려오지도 않는녀석 그냥 천장에 붙어있어라 라는마음으로 포기했습니다. 다행이라면 이녀석을 울지를 않는다는걸까요?
그리고 현재 2주째 매미와 알바를 하고있습니다.
한가지 알게된 사실이라면... 매미가 2마리 더 발견되었다는걸까요...
한마리는 우유아저씨가 잡아서 밖으로 던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3마리의 매미가 붙은 편의점 천장아래에서 이 글을 쓰고있습니다.
일하다가 피곤해서 천장을 보면 떡하니 붙어있는 매미가 보여서 이제는 이녀석이 친구로 보입니다.
거꾸로 매달려서 안힘드냐? 난 힘들다 - _- 내려와서 물건이나 좀 찍어라 이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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