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의존해서 쓰는 것이기 때문에 어영부영 할수도 있지만,
제 자신의 기억을 정돈해보고, 다른 사람들에겐 방향을 제시할수도 있다는 점에서
한 번 적어보려고 합니다. 소설이 대다수긴 하지만, 나름대로 철학을 할수 있었던 책을 적어봅니다.
0(전제) -> 이과였고, 이 시기 전까지는 소설책 하나 제대로 읽어본적 없고, 더군다나 철학이란 걸 할 이유도 없었음.
1. 고2 시절 반향을 겪고 인생에 대해서 탐구함
2. 인생을 탐구함에 있어서 도구가 없었음. 그래서 극도의 좌절을 겪음.
3. 어떻게 극복했는지는 모르나(아직도 그 시절의 좌절이 극복이 안된것 같음. 시간은 흘렀으니 그 시절의 좌절의 흔적은 그대로 남아버림.) 계속 자아성찰의 시간을 가짐. 자신의 과거부터 탐색함.
4.대학시절, 진로와 사랑의 고민 속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읽게 됨.
5. 하루키 책 전반적으로 섭렵. 그러다가 알게 된 도스토예프스키
6. 도스토예프스키 책 '카라마조프의 형제' 접함.
7. 도스토예프스키 장편소설들 섭렵. 그러다가 알게 된 카프카와 프로이트
8. 카프카 단편소설위주로 섭렵. 프로이트 임상심리학과 문화이론학 섭렵.
9. 니체에 대한 개괄을 듣게 됨.
10. 군대에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접함.
11. 니체의 유명한 책들 몇 개 접함.
12. 복학 후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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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순서인것 같습니다. 제가 읽고자 하던 책과, 진행하던 사고들을 정리해보면 간략하게 이런 특징을 띱니다.
"개인의 정체성은 어떤 특정한 방향성을 띠고, 그 쪽으로 점차 나아가게 된다" 같습니다. 즉, 처음부터 방향성을 띠고 태어나긴 하지만, 혹은 각성하지만, 그 쪽으로 나아가느냐 나아가지 않느냐는 개인의 의지로 정해버리는 셈이지요.
그런 걸 처음부터 아주 희미하게 인식하고 있었지만, 언어로 표현하고, 내면화 하는 과정은 철학이 없이는 불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저에겐 진화생물학(DNA로 대표되는 것들. 유명한 사람으로는 리처드 도킨스나 에드워드 윌슨, 헉슬리 정도라 있겠군요. 뭐 이쪽의 대부는 결국 다윈이긴 합니다.)+심리학(가장 원초적인 수준에서 탐색했던 프로이트를 지지합니다. '리비도'의 관점에서 인간을 너무 욕망(lust)의 관점에서 해석하지 않았느냐 하는 많은 비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은 믿어보려 합니다.) +니체의 "의지"의 철학(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이 제가 느끼고 있었던 바를 가장 정확하게 풀어내는 것 같습니다. 몇몇 철학자의 입문 정도 되는 책을 통해서 다양한 철학자들이 있음을 알았지만, 가장 닮아있다라고 느낀 철학자였던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방향성을 띠고 태어난다(진화생물학), 각성한다(심리학), 나아가느냐 나아가지 않느냐는 개인의 의지로 정한다.(니체철학)
제가 하는 철학의 과정이라고나 할까요? 얼추 저 세개의 범위 안에서 노는 것 같습니다.
결국 제가 하는 철학은 머릿속에서 굴리는 철학이 아닌 것 같습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이런 분들 잘 모릅니다. 읽은 책도 없고요. 그냥 몇 구의 명언이나 책 이름들이나, 제자들? 정도밖에 모릅니다.
제가 이런 류의 철학을 하게 된 계기가 결국엔 1번의 반향에서 나왔다는 걸 생각한다면 충분히 수긍할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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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험공부 해야되는데, 철학 게시판이 생겨서 하나 끄적여봤습니다.
그리고 철학게시판에서 베스트 간 글 중에 "입문서 보다는 원문 위주로 보라" 라는 분이 있었는데
전 그 의견 대찬성입니다. 입문서를 보지 말라가 아니라, '보다는' 이기 때문에 납득하실 겁니다.
그럼, 전 이만 공부하러..
현재 일본. 일본어로 답을 써야하는 것 또한 고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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