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첫 조각 때부터 지금까지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고위공직자들에 대해 모두 임명을 강행했다. 숱한 비리나 자질 시비가 제기된 인사청문회를 통과 절차로만 여기거나 무시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이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2008년 3월 논문 중복게재, 임대소득 축소 신고 의혹 등이 제기돼 야당 반대로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각료로서 직무수행에 큰 문제가 없다”며 임명장을 수여했다.

같은 해 3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야당이 소득세, 증여세 탈루 의혹 등에 대해 청문회에서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고 거부하면서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김성호 전 국가정보원장도 ‘삼성 떡값’ 수수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의 증인 출석 문제를 놓고 여야가 대립해 인사청문회 자체를 하지 못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국회법상 필요한 인사청문 경과 기간이 지나자마자 두 사람의 임명 절차를 진행했다.

2009년에도 3명의 장관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없이 임명장을 받았다. 임태희 전 노동부 장관, 이귀남 법무부 장관, 백희영 여성부 장관은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탈세 의혹 등이 불거져 야당이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한 사례다. 논란 끝에 27일 임명장을 받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까지 포함하면 현 정부 들어 국회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한 고위 공직 후보자 전원이 그대로 임명된 셈이다. 국회의 임명동의권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는 공직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 문제 등이 비등해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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