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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하루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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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7735
    작성자 : 어느하루
    추천 : 0
    조회수 : 327
    IP : 112.167.***.207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06/18 00:05:11
    http://todayhumor.com/?readers_7735 모바일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모래내음, 그리고 새로 옮겨심은 진한 꽃 냄새와 함께
    장마가 시작되었다.
     
    회사동료는 출퇴근용으로 자전거를 구입했으나
    장마가 시작되어 한숨을 쉰다.
     
    회사동료는 여름휴가 시즌에
    고등어 낚시를 하러가잔다.
    고등어회는 먹어본 적 없다는 내 말에
    더 신이난듯, 자신이 일정도 짜놓겠다며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낸다.
     
    새로 산 모니터는
    하얀색이 너무 눈부셔 오래 쳐다볼수가 없다.
    바탕화면을 검은색으로 바꿨으나
    인터넷창은 대부분 하얀색이라
    여전히 눈이 부시다.
     
    집 앞 주차장에 휙휙 핸들을 돌리며 주차를하다
    기둥에 뒷 범퍼가 쿵 하고 찍혔다.
    페인트가 가뭄이 든 논처럼 갈라졌다.
     
    반년된 아이폰은
    유심 인식 불량이 계속된다.
    처음엔 한 번 껐다 키면 곧 잘 되더니
    이제는 한 두번 반복해도
    여전히 유심을 찾지 못한다.
     
    주말저녁 집 주변을 산책했는데
    나는 여전히 이 동네가 낯설다.
    추억하나 없는 곳에서
    또 마음 한켠에 쌓아둘 무엇인가를 찾는건
    늘 설레이면서도 두렵다.
     
    밤 늦은 시간에 퇴근해서
    마음속으로 이웃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오래되고 낡은 세탁기를 돌린다.
    저혼자 요란하게 돌아가는 세탁기는,
    여전히 쿵쿵거리지만
    빨래는 깨끗하게 되지 않는다.
     
    여름이니까 시원한 색이 좋을것 같아
    민트색 운동화를 장만했다.
    신발은 화사한데
    옷은 여전히 칙칙하다.
     
    일하는 오후 내내
    선풍기 바람이 눈을 따갑게 한다.
    더위도 참기 힘들지만,
    선풍기 바람에 눈이 아픈것도
    한숨 한번 내뱉고, 눈 한번 비비면서
    책상앞에 앉아 일해야 하는것도
    힘들다.
     
    선물을 담았던 작은 종이가방에
    또 동전이 반쯤 찼다.
    저금통보다 동전을 꺼내쓰기 편해서
    꽉 차는 일은 없을것 같았는데,
    나는 동전을 꺼내쓰는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나보다.
     
    아침에 출근해서 늘 주차하던 자리에
    요즘은 나보다 일찍 출근하는 사람이
    항상 주차를 먼저 한다.
    주차장은 넓은데
    왠지 내 자리를 빼앗긴것 같아
    서운하다.
     
    당신을 병들게 한다는 담배의 경고문구를 보다가
    담배를 죽으려고 피운다는
    옛 사람이 생각나 울적해졌다.
     
    아침 3분 발표에
    발표할 주제를 검색하다가
    의미없는 마우스 딸깍거림을
    새벽 3시까지 했다.
    나는 잠이 많은 사람인데,
    요즘은 늦게 자는게
    으레 그러려니 한다.
     
    가끔 주말에 점심쯤 일어나면
    이사올때 버렸던 후라이팬과
    이사오고 버린 양은냄비와
    이사올때 두고나온 부엌칼이 생각난다.
     
    진한 모래내음과 함께
    장마가 찾아왔다.
    익숙하지만
    여전히 힘든 계절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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