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모래내음, 그리고 새로 옮겨심은 진한 꽃 냄새와 함께</div> <div>장마가 시작되었다.</div> <div> </div> <div>회사동료는 출퇴근용으로 자전거를 구입했으나</div> <div>장마가 시작되어 한숨을 쉰다.</div> <div> </div> <div>회사동료는 여름휴가 시즌에</div> <div>고등어 낚시를 하러가잔다.</div> <div>고등어회는 먹어본 적 없다는 내 말에</div> <div>더 신이난듯, 자신이 일정도 짜놓겠다며</div> <div>기대에 찬 눈빛을 보낸다.</div> <div> </div> <div>새로 산 모니터는</div> <div>하얀색이 너무 눈부셔 오래 쳐다볼수가 없다.</div> <div>바탕화면을 검은색으로 바꿨으나</div> <div>인터넷창은 대부분 하얀색이라</div> <div>여전히 눈이 부시다.</div> <div> </div> <div>집 앞 주차장에 휙휙 핸들을 돌리며 주차를하다</div> <div>기둥에 뒷 범퍼가 쿵 하고 찍혔다.</div> <div>페인트가 가뭄이 든 논처럼 갈라졌다.</div> <div> </div> <div>반년된 아이폰은</div> <div>유심 인식 불량이 계속된다.</div> <div>처음엔 한 번 껐다 키면 곧 잘 되더니</div> <div>이제는 한 두번 반복해도</div> <div>여전히 유심을 찾지 못한다.</div> <div> </div> <div>주말저녁 집 주변을 산책했는데</div> <div>나는 여전히 이 동네가 낯설다.</div> <div>추억하나 없는 곳에서</div> <div>또 마음 한켠에 쌓아둘 무엇인가를 찾는건</div> <div>늘 설레이면서도 두렵다.</div> <div> </div> <div>밤 늦은 시간에 퇴근해서</div> <div>마음속으로 이웃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하고</div> <div>오래되고 낡은 세탁기를 돌린다.</div> <div>저혼자 요란하게 돌아가는 세탁기는,</div> <div>여전히 쿵쿵거리지만</div> <div>빨래는 깨끗하게 되지 않는다.</div> <div> </div> <div>여름이니까 시원한 색이 좋을것 같아</div> <div>민트색 운동화를 장만했다.</div> <div>신발은 화사한데</div> <div>옷은 여전히 칙칙하다.</div> <div> </div> <div>일하는 오후 내내</div> <div>선풍기 바람이 눈을 따갑게 한다.</div> <div>더위도 참기 힘들지만,</div> <div>선풍기 바람에 눈이 아픈것도</div> <div>한숨 한번 내뱉고, 눈 한번 비비면서</div> <div>책상앞에 앉아 일해야 하는것도</div> <div>힘들다.</div> <div> </div> <div>선물을 담았던 작은 종이가방에</div> <div>또 동전이 반쯤 찼다.</div> <div>저금통보다 동전을 꺼내쓰기 편해서</div> <div>꽉 차는 일은 없을것 같았는데,</div> <div>나는 동전을 꺼내쓰는 일에는</div> <div>별로 관심이 없나보다.</div> <div> </div> <div>아침에 출근해서 늘 주차하던 자리에</div> <div>요즘은 나보다 일찍 출근하는 사람이</div> <div>항상 주차를 먼저 한다.</div> <div>주차장은 넓은데</div> <div>왠지 내 자리를 빼앗긴것 같아</div> <div>서운하다.</div> <div> </div> <div>당신을 병들게 한다는 담배의 경고문구를 보다가</div> <div>담배를 죽으려고 피운다는</div> <div>옛 사람이 생각나 울적해졌다.</div> <div> </div> <div>아침 3분 발표에</div> <div>발표할 주제를 검색하다가</div> <div>의미없는 마우스 딸깍거림을</div> <div>새벽 3시까지 했다.</div> <div>나는 잠이 많은 사람인데,</div> <div>요즘은 늦게 자는게</div> <div>으레 그러려니 한다.</div> <div> </div> <div>가끔 주말에 점심쯤 일어나면</div> <div>이사올때 버렸던 후라이팬과</div> <div>이사오고 버린 양은냄비와</div> <div>이사올때 두고나온 부엌칼이 생각난다.</div> <div> </div> <div>진한 모래내음과 함께</div> <div>장마가 찾아왔다.</div> <div>익숙하지만</div> <div>여전히 힘든 계절이 돌아왔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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