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눈을 맞으며 그녀가 서 있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다음에 또 만나자는 기약도 없이</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그렇게 마냥 떠나가는 기차를 보고 하염없이 그저 서 있기만 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서늘한 공기와는 다르게 기차 안은 자리마다 사람들이 들어차 있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그 많은 이방인들 사이에서 나는 외로이 창밖을 바라보며 좁다란 의자 사이사이를 걸어 다녔고,</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오지 않을 연락들과 이미 멀어진 누군가를 그리워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br></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내가 손에 쥐고 있는 모든 것이 덧없다고 느낄 때</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에게 유일한 의미가 되어 주었던 이를 기억해 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그 사람은 숨 막히는 더위 속에서, 우는 아이를 달래는 어머니의 곤란한 표정 너머에서</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다음 기착지를 알리는 안내 방송 사이에서 나에게 다가왔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는 그 목소리에게, 나는 그 상념들에게 덧없는 속마음을 고백해야 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이마 위로 번지는 땀방울을 닦을 틈도 없이 나는 나의 감정을,</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의 생각을 모두 토로해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에 사로잡혔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좁다란 길 사이에 서서, 기차와 기차를 연결하는 덜컹거리는 소리에 둘러싸여</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는 무엇인가를 염원하며 기도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br></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어디로 가야할지 나는 알 수 없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혹시라도 지금까지 기차역에 홀로 우두커니 서있을지도 모르는</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너에게로 가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으나, 이것이 진정 옳은 행동인지에 대한 고민에 답을 내릴 수 없어 괴로웠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이런 괴로움을 뒤로한 채 웃으며 달려갈 수 없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이미 거절당한 사람은 웃으며 달려갈 용기 또한 없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br></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빠르게 달리는 기차 안에서, 음악도 나오지 않는 이어폰을 만지작거리며,</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텅 빈 주머니에 손을 넣어 뒤적거리며 어떤 말을 해야 할까 고민하고, 어떤 표정으로 당신을 마주해야 할지,</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그리고 정말 이것이 잘 하는 일인지도-</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기차에서 내리고 이미 쓸모없어진 기차표를 들고 역 밖으로 나오면서</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는 독한 사람이 되리라 다짐합니다. 나는 절대 감정을 호소하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는 타인을 위해 눈물짓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기차 밖의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에 마음을 빼앗기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그렇게 다짐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br></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세월이 흘러 다시 겨울이 오고, 내가 바랬던 방식은 아니었지만.</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언젠가 꿈속에서 마주하며 뒷걸음 질 쳤던 그 상황 속에서</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어떤 웃음과 표현들로 당신을 대해야 할지 망설였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내가 마지막으로 봤던 눈 내리던 기차역의, 그 때의 당신처럼 평온했던 말투.</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농담 섞인 재잘거림들, 나는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 한 착각에 빠졌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내가 했던 고민과 고뇌와 다짐들을 한켠으로 미루어 두었을 만큼 당신과의 만남은 달콤했고.</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는 또 똑같은 반복을 하며 살게 되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br></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겨우 내가 내 감정에 솔직해 질 수 있었을 때엔 수많은 변명들이 나를 붙잡았고.</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의 솔직함이 오히려 화살이 되어 되돌아 올 때엔 나는 숨을 곳을 찾고 있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마주할 용기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내 감정을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부끄러운 나의 생각들이.</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만을 생각하며 상대방을 원망하며 지냈던 내 모든 지난날에 대한 일들을 당신이 알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br></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는 또 같은 일을 반복하며 살고 있습니다. 불편했던 관계가 어느덧 편한 사이가 되면서, </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는 또 예전과 같은 실수들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이제는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말도 많이 줄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이제는 삶의 순위를 억지로 짜 맞추는 법도 배웠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내가 상처받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공격하는 법도 배웠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br></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하지만 나는 여전히, 내 속 마음을 상대방이 이해해주길 바라고,</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내가 말 하지 않아도 어떤 작은 틈 새로 그들이 나를 똑바로 바라봐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마음에 와 닿는 글귀들 사이에서, 외면하고 싶은 현실의 말들 틈바구니에서.</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는 오늘도 다짐합니다. 나는 오늘도 외면합니다. 그러면서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이런 나를 온전히 인정할 날이 오기를, 변명으로 나를 감추려 하지 않기를.</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그것을 보듬어줄 사람이 너이기를. 내 마음은 아마 그런가봅니다. </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보고픈 마음이 넘칠 때, 나는 그 자리, 그 장소에 가지만. 내 마음은 아마 그런가봅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br></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딱, 거기까지만. 그 앞에서 한 번의 손짓, 하나의 작은 행동만 하면 되는 그 순간까지.</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내 마음은 딱 그만큼만 나를 행동하게 할 수 있나봅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늦은 저녁에 밤거리를 걷는 것이 유쾌하지 않은 날도 있고,</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차가운 바람에 두꺼운 장갑을 꺼내 시린 손을 숨기고.</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미끄러운 언덕길을 오르며 춥다는 말을 연신 내 뱉을 때에도,</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눈 쌓인 놀이터에서 미친 사람처럼 발자국을 남기며 서성일 때에도,</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는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알지 못합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br></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차가운 눈길 위에서 우두커니 서 있다 돌아오는 길에,</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는 그냥 따뜻한 커피 한잔이 그리웠다고 변명합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는 누군가가 기대한 일을 하지 못했고 나는 충분히 납득하지 못했으며,</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는 또 마지막 한걸음에서 되돌아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는 꿈에서 조차 당신을 기다리기만 하고, 당신을 찾으러 가는 순간 눈을 뜹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는 꿈에서 조차 그리워합니다. 꿈에서 조차 내 마음은 거기까지만. 그 언저리에 머뭅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br></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눈이 내리던 기차역에 당신을 홀로 두고 온 그 순간에도,</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는 멀어져 가는 당신의 모습을 그리워만 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슬픈 것 같지만 행복해 보이는 표정, 아쉬운 것 같지만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듯 한</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그 안도의 표정을 보면서 나는 그저 당신의 마지막 모습을 새겨 넣기 위해 오직 그리워만 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내 마음을 이해해주길 바랬고, 내가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 당신이 있기를 바랬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그저 그렇게 있어주기만을 바랬습니다. 당신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지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br></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만의 행복을 위해서만 당신을 그리워했던 것 같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우리의 행복이 아니라 단지 나만의 욕심을 채우기 위하여 나는 당신이 필요로 했던 것 같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그때 나를 떠나보냈던 당신이 현명한 선택을 했음을,</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그로 인해서 내가 당신을 원망하지 않고 그리워 할 수 있고</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좋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음을 오리려 고마워해야 함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br></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텅 빈 기차역에 당신 홀로 서있지 않기를 바랍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이제는 떠나가는 사람을 더 이상 배웅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당신의 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을 그저 기다리는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나는 비록 용기가 없어 당신의 배웅을 뒤로 한채 긴 여행을 홀로 시작했으나,</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당신은 이 삶의 여행길을 함께 걷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한때, 당신의 소울 메이트였던 이로부터-</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br></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시간이 지났네요.. </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예전에 써놓은 글이 있어 약간 수정해서 올리려고 했는데</font></p><p class="바탕글"><font face="바탕">왠걸.. 시간이 지날줄이야.</font></p></p><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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