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캘리포니아님 후기글 리플에 생동성 실험 관련된 리플이 써있는걸 보고 예전에 했던 생동성 실험 알바의 추억(?)이 떠오르네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서 한달에 10만원으로 교통비+점심값을 해결하고(사실상 점심은 패스;;) 그돈 모아서 여자사람님에게 조공을 바치던 눈물의 대학시절-_- 과외를 할 실력도 부족하긴 했지만 일단 쩌는 시골에 살다보니 '과외시장'도 너무 좁고 그냥 편의점or피씨방 알바도 경쟁률이 엄청났기에 뭔가 단기 고수익 알바를 하자! 는 생각으로 찾다가 알게된 생물학적 동등성 실험ㅋ
생동성 실험이 뭐냐하면, 일단 제약회사에서 A라는 약을 개발해서 시판하고나면 5년인가의 기간동안은 그 약의 제조방법을 독점할 수 있지만 5년이 지나면 그 제조법을 공개해야하고 그 공개된 제조법을 바탕으로 다른 제약회사들은 거의 비슷한 A', A+, A- 등의 약을 내어놓게 되는데 그 새로운 약들이 A와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임상실험하는 거라고 들었었네요. 이미 시판되고 있는 약이랑 거의 성분이 비슷하기 때문에 부작용의 위험은 거의 없고 혹시나 부작용이 생기면 제약회사에서 엄청난 보상(?)을 받는다고 알려주더군요.
제가 이 생동성 실험을 2번을 해봤는데 방식은 비슷하더군요. 1박 2일씩 2주에 걸쳐서 하는것도 있고 그냥 한번만 가는것도 있고 그랬던걸로 기억합니다. 가서 간단히 브리핑하고 밥주고 모텔에서 몇명씩 재우고나서 다음날 아침일찍 병원으로 고고.
병원에 있는 넓은 방하나에 피실험자들이 모여있고 약을 먹은 후에 피실험자들 팔에 채혈을 쉽게 하기 위한 카테터를 하나씩 꼽습니다. 그리고는 30분에 한번 or 1시간에 한번씩 채혈 시작. 하루동안 총 채혈하는 양은 헌혈한번 하는 양 정도?
별로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단 하루의 실험인데도 중도포기자가 꽤 됩니다. 일단은 하루종일 팔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죠. 아무래도 혈관에 바늘을 꽂으려면 팔꿈치 접히는 팔 안쪽(일반적으로 채혈하는 그곳)에 카테터를 꼽는데 그럼 하루종일 팔을 못 굽히고 있어야되는데 그게 꽤나 고통스럽죠. 그리고 30분 or 1시간만에 한번씩 채혈을 하는걸 지켜보는 것도 힘들구요. 자기 팔에서 피가 빠져나가는걸 보고 쇼크받는 사람도 꽤 됐구요.
가장 불쌍했던 사람은 마지막 채혈 1번을 남겨놓고 포기했던 사람.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쓰러지고는 다시 안정을 찾긴 했으나 집으로..마지막 한번만 못했어도 중도포기가 되는거니 돈은 없음-_-;
실험 기다리는게 지루하지 않게 실험하는 측에서 배려는 해줍니다. 디비디 빌려다가 영화 보여주고 만화책 산더미처럼 빌려다가 보여주고 하는데 일단 한쪽팔을 고정시킨 상태에서 만화책 넘기는것도 불편하고 그렇다고 팔에 바늘 꽂고 잠을 자기도 그렇고..ㅎㅎ
몸을 움직이다가 카테터가 움직여서 새로 팔에 카테터를 꽂고 또 그러고 또 그러고 해서 더이상 꽂을데가 없어서 반대팔에다가 꽂고 그런사람도 있었고..암튼 뭐 임상실험이라는게 쉬운일이 아니더라구요.
금액은 그때그때 다른데 대충 한번의 생동성 실험을 마치면 20-30정도의 보수를 받습니다. 50만원이 되는 실험도 본적있구요. 근데 이 실험이 약물을 먹고 하는 실험이다보니 아무때나 하는건 아니고 최근 3개월 내에 생동성 실험을 받은적이 없는 사람만 가능하고 시작전에 건강검진을 다 하고 적합한 사람만 대상이 되더라구요.
뭐 주절주절 특이한 알바 했던 경험을 적어봤네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복권방에서 알바할때 진상부리던 다양한 손님들에 대한 경험도 적어볼게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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