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겨 스케이트 선수 김연아는 이제 없다. 이제 우리는 다시는 대회에서 펼쳐지는 그녀의 연기를 볼 수 없으리라.

2. 그녀가 시작할때는 어떤 마음가짐 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 피겨를 한것은 팔할이 의무감이었으리라.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한국 피겨 스케이팅을 위해 무언가 해야한다는, 어린 후배들을 위해 무언가 해야한다는 의무.

3. 이러한 의무는 한편으로는 그녀를 짓누르는 짐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녀를 쓰러질 수 없게 받치는 기둥이기도 했을것이다. 어찌됐건 김연아라는 개인은 짐과 기둥 사이에 짓눌릴 뿐이지만.

4. 강심장이라 불리는 그녀의 멘탈도 이런 짓눌림 가운데서 탄생했을 것이다. 다이아몬드가 고온고압 하에서 형성되듯이.

5. 강하고 흔들림 없는 그녀의 멘탈은 백전노장의 그것에 가깝다. 이제 은퇴하기에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백전노장... 하지만 그녀는 겨우 25세인데?

6. 25세. 보통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이제 대학 졸업을 하고 희망과 불안을 간직한채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때다. 하지만 그녀는 영광의 순간을 뒤로한채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자신의 인생의 한 막을 끝내려 한다.

7. 김연아의 다음 목표는 IOC 선수 위원. 어쩌면 김연아는 아직도 자신에게는 어떤, 해야만하는, 그런 역할이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8. 어찌됐건 선수 김연아의 시대는 끝났다. 김연아 이전에도 피겨는 있었고, 이후에도 피겨는 있겠지만, 지금의 대한민국 피겨에 대한 관심과 응원은 김연아가 쌓아올린 것이나 다름없다. 이 관심을 유지하고, 새로운 인재를 길러내는 것은 이제 협회가 할일이다. 그런데 협회가 그 유명한 ㅄ연맹.

9. 고마워요 김연아. 땡큐. 아리가또. 당케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