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제설,제설,제설 또 다시 제설 눈이 비행단을 덮으면 나는 여김없이 눈의 치워야한다. 시려운발, 자세에 따라신경통이 느껴지고 딱딱한바닥과 삽과의 진동이 내 몸에 전달되면서 불쾌한 통증을 느낀다. 주말인 오늘, 어제 쏟아진 눈을 치운다. 왜 그리도 무심하게 내리는지, 무한히 반복 될것 같은 이 단순 노동, 끝날것 같지 않은 이 노동 속에서 맹목적으로 모두들 성취감에서 우러나온 희미한 희열을 느끼고 있다. 중독된듯, 술에 취한듯 약에 취한듯, 약간은 수선스럽게 콘크리트 바닥을 삽들로 갈아 버린다.</p><p><br></p><p>제대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요즘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다시 손 위에 올려졌다. 군대에 있어서 병사의 위치와 환경의 이해와 해석이다. 미숙한 집단의 당위를 분석하고 잘게, 가깝게나 멀게 , 동정하기도 하며 혐오하기도 한다. 나의 책임감과 인간으로 지키고 싶은 인간성의 판단근거가 될수있는 어떤 요소들이 납치당하고 수난 당하고 곤혹을 당하는 것 같아서,자기애를 연료삼아 불태워 이 상황을 타개하거나 미약하게나마 완충하려고 노력을 했었다.</p><p><br></p><p>부끄럽지만 나는 이제 생각이 바뀌였다. 무책임감과 의사소통의 팽배함. 이 집단의 미숙함은 이런것에 기인한다. 빛깔만 좋은 연대의식, 이는 나에게 몰이해가 크게 보인다. 알맹이도 없고 일관성 없는 겉멋부림 정도로 보인다. 끈적거리고 역겨운 속내로 강요하는 그들의 당위는 그들만의 세상속에만 국한된다는걸 그래서 강요 할 수는 없다는 걸 알고는 있을까, 깨닫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그네들은 완벽해야하니깐.</p><p><br></p><p>그네들은 완벽해야하니깐, 실수 그 자체를 순수히 인정하면 안되고, 어떠한 변명,구실이 있어야한다. 그네들은 완벽해야하니깐, 완벽하기위해 여러사람의 일방적이고 부당한 희생들을 애써외면한다. 여기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부작용에 까지도 이런것 까지조차 책임을 전가한다. 그네들은 완벽해야하니깐.</p><p><br></p><p>무의식적으로 무언가 잘못 됬다고 느끼고는 있기 때문에, 무마시키려는 의도로 듣기좋은말, 그럴싸한 레토릭과 단어들로 포장을 하지만, 너무나도 노골적이여서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처량하다. </p><p><br></p><p>그네들은 대부분 고착화 되어있다. 길거리에 눌러붙어 때탄 검은 껌자국, 배수구에 붙어 있는 습한 곰팡이처럼,,,</p><p><br></p><p>내가 방금 쇠삽으로 내려친 콘크리트 위에 얇게 달라붙어 있는 얼음처럼 그들은 경직되어있으며 불편하다. 그네들은 내 마음에도 하나의 얼음처럼 붙어있다. 나는 이 얼음들이 전역 후 충실한 열정과 뜨거운 책임으로 녹이길 희망한다. 따뜻한 번영의 땅에있는 기분좋고 당당하며 편한 미소를 짓고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눈과 얼음이 담겨있어 무거운 삽을 허공으로 날린다.</p><p><br></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이 일기를 올리는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겠지만, </span></p><p>조금이나마 이 일기에 녹아있는 어떤 것들을 공유하고 같이 이야기 하고 싶어 이렇게 올려 봅니다.**</p><p>몇개의 일기가 더 있는데 반응이 좋으면 한번 올려 보겠습니다.</p><p><br></p><p><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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