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font-family: '2820205_9'; font-size: 9pt" class="view"> <div>너른 창 밖의 풍경을 조용히 가만히 바라보며 그 시간을 즐겼던 순간이 언제쯤 이었을까?</div> <div>제법 넓어진 스마트폰 화면 속 풍경은 점점 사색을 대신해 내 시간의 일부분이 되어버렸다.</div> <div> </div> <div>스마트폰도 컴퓨터도 없던 어린 시절, 이사를 자주 다녀 두터운 우정을 쌓기 어려웠던 탓에</div> <div>자칫 멍해보일 수 있을 만큼 (분명히 그렇게 보였을 것 같다) 창 밖을 바라보곤 했었다.</div> <div>사실 바깥 풍경을 즐겼다기보다는 시선을 고정한 채 이런 저런 생각들에 빠졌던 거였지만,</div> <div>지금 생각해보면 '창 밖을 바라봤다'라는 기억만 강하게 남아있다.</div> <div> </div> <div>쉬는 날이거나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도 '무료하다, 심심하다'따위의 상황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던 그 때완 다르게</div> <div>무료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을 함께해주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때론 알차게 때론 허무하게 시간들을 보내곤 한다.</div> <div>그래서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르는 느낌을 받는걸까? 빈틈없이 시간을 지나보내고 있기 때문일까?</div> <div> </div> <div>자주 사색에 잠기던 그 때가 더 행복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더 고요하고 여유롭게 살았던 건 분명한 것 같다.</div> <div>다른 이들도 그럴진 모르겠지만, 나에게 만큼은 삶이 편리해지는 것과 편안하고 평온해지는 것이 같지만은 않다.</div> <div> </div> <div>막상 우리 집 베란다에 서서 창 밖을 바라보고 있으면 금새 지루해져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겠지.</div> <div>어쩌면 이제 그 때의 즐거움을 다시 즐기기 어렵기에 더 빛나보이는 걸지도 모르겠다. </div> <div class="autosourcing-stub"></div> <div> </div> <div> </div> <div>- 어느 소녀의 일기장 중</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