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출근하려고 5524번 버스를 탔습니다.

새벽 5시30분 정도 시간이라 버스안은 굉장히 조용했습니다. 조는분과 여럿 계셨구요...

음악을 들으면서 오늘 아침은 왠지 컨디션이 좋구나 생각하며 창문을 조금 열어 바깥공기를 마시면서

한손엔 핸폰을 쥐고 재즈음악을 들으면서 가을이 어느덧 찾아온 느낌에 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내릴곳에 다 다를쯤에 미리 카드찍고 카드기계 좌석쪽으로 가서 앉아 내릴 순간만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목 뒷덜미에 뭔가 간지럽게 하는 자극이 느껴졌고 움찔하면서 어깨로 시선이 간 순간....

 제 오른쪽 어깨에 붙어있는 5cm정도 되는 진한 아메리카노 빛깔에 바퀴벌레 한마리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순간 제자리에서 앉아 있던 자세 고대로 1m는 공중으로 뛰었습니다. 제가 정말 곤충과를 싫어합니다.

모기도 징그러워서 손으로 못 잡거든요. 파리만 날라다녀도 질색팔색 하는데 바퀴벌레가 제 어깨에서 잠깐

보이더니 머리로 기어 올라간겁니다. 버스안에서 한손엔 핸드폰을 들고 한손으론 쓰고 있던 모자로 온몸을 

쳐대면서 소리를 막 질렀습니다. 갑자니 조용한 버스안에서 소리지르면서 탈춤을 추는 제 모습에 사람들도

같이 놀래서 왜그러냐고, 간질이냐고-_ㅜ 전 탈춤을 추면서 "바퀴~!! 바퀴~!!!" 젠장 ....정말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분명히 내 몸을 기어다니는게 느껴지는데 이 놈에 바퀴가 안떨어지는 겁니다. 내릴 정거장도

신경쓸 겨를로 없이 계속 소리만 지르면서 온몸을 모자로 쳐대면서 방방 뛰고 살려달라고 소리질렀습니다.

 정말 혼을 실어서 모자를 휘두르면서 제 몸을 모자로 채찍질 하는중에 누가 제 등을 퍽 치는겁니다.

"잡았다~헐헐" 뒤에서 보고 있던 아저씨가 제 등에 있던 바퀴를 손으로 쳐 죽여 잡아주신 겁니다.

갑자기 절 보고있던 아가씨 얼굴을 일그러 지고....절 보면서....나도 눈에는 안보이지만 완전 기분 더러워

지고....한 아줌마가 물티슈를 주섬주섬 꺼내어 제 손에 쥐어주고는 바로 내리라고 하셨습니다......

정거장에 도착해서 대림역 화장실로 가서 옷을 벗어보니 등쪽에 바퀴가 초록색 내장이 폭발한채 능지처참형

으로 죽어있더군요....4번정도 입은 티인데.....버렸습니다. 5524번 버스 다신 안탈겁니다.

아 그리고 손으로 멋있게 잡아주신 아저씨 참 고맙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