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고등학교 시절에 부반장이 되었다.</div> <div>될래서 된게 아니고 같은 반 애들이 일 부릴려고 시킨다는걸 알면서도 넙죽 부반장을 했다.</div> <div>부반장이 되고나서 난 반장이 할일 + 온갖잡일을 모두 해야만했다.</div> <div>난 힘이 없었다.</div> <div> </div> <div>부반장이 된 어느날 엄마가 날이 좀 더운날에 빠삐코 탱크보이 등등 쮸쮸바가 들어있는 이마트봉지를 들고</div> <div>학교에 찾아오셨다.</div> <div>땀은 뻘뻘 , 옷은 초라했는데 반 애들이 쮸쮸바를 보고 열광한다.</div> <div>유일하게 나 혼자 웃을수는 없었다.</div> <div>엄마를 마주하기 창피했다.</div> <div> </div> <div>아이들이 쮸쮸바 한개씩 들고 먹을때 난 엄마가 가는걸 마중하지도 못했다.</div> <div>애들은 쮸쮸바를 먹으면서 나보고 너그에X / 니에X 어쩌구저쩌구 떠들었다.</div> <div>울분이 터져서 반항했다가 맞았다.</div> <div> </div> <div>그날 저녁 엄마가 기대에찬 눈빛으로 물었다.</div> <div>반 친구들이 좋아하지?</div> <div>난 대답했다.</div> <div>이제 그러지말어 뭣하러 그런걸 사와</div> <div> </div> <div>며칠 후 엄마가 피자를 10판 사왔다.</div> <div>근데 브랜드가없는 동네 피자집 ..</div> <div>우리 아들 부반장 된게 너무 영광이라고 피자를 돌렸는데</div> <div>반장이란 놈도 정작 아무것도 안했는데 부반장이 왜 설치냐고</div> <div> </div> <div>그리고 일진애들이 피자5판을 막 가져가서 처먹다가 남은걸 휴지통에 쑤셔박은걸</div> <div>니네집 그지냐 피자헛이나 도미노피자가 아니냐며 면박주던 애들</div> <div> </div> <div>그래도 흐뭇하게 웃으며 돌아가던 엄마 뒷모습</div> <div> </div> <div>내가 이제 나이가 되니 가슴이 애린다.</div> <div>그리고 하염없이 눈물이난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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