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아마도 단편 소설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iv> <div><br></div>내 삶의 끝이었다. <div>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죽음이었다. 내 삶을 돌아볼 기회도 없이 찾아온 죽음앞에 그저 무릎꿇었다.</div> <div><br></div> <div>죽음이 온 그 순간 나의 영혼은 하늘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늘을 지나서 지구를 넘어 태양계를 떠나 알 수 없는 어딘가에 도달했다. 시야에 보이는 것은 끊임없이 빛을내는 수많은 별들이었다. 셀 수도 없을 만큼 온 사방에 가득찬 별.</div> <div><br></div> <div>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황홀하게 별들을 쳐다보고 있던 순간, 눈 앞에 보이던 가장 큰 별이 점점 커져감을 알아챘다. 별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내게 오는 것이었다. 공포에 소리를 지르려했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고, 그 별은 순식간에 내 시야를 하얗게 가득 메웠다.</div> <div><br></div> <div>내게 별이 부딪히려는 그 순간 나는 보았다.</div> <div><br></div> <div>나의 탄생의 순간. 어머니는 고통스러워했지만, 금새 울음을 터트리는 나를 보며 기뻐하셨다. 곧이어 들어오는 입이 귀에 걸린 낯선 아버지의 모습도 보였다.</div> <div><br></div> <div>그 장면을 마지막으로 시야가 되돌아왔다. 다시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수많은 별들이었고, 또 다른 별 하나가 내게 날아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갓난아이인 내가 울음을 터트리자, 어찌할줄 몰라하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div> <div><br></div> <div>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 주마등이구나. 이 것이 사람이 죽을 때 느낀다는 그 것이구나. <span style="font-size:9pt;">수많은 나의 과거를 의미하는 별들이 내게 날아왔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처음으로 걸음마를 한 일, 동생이 태어난 일, <span style="font-size:9pt;">첫 친구를 사귄 일,</span><span style="font-size:9pt;"> 학교를 입학한 일, 싸우다 크게 다친 일, 처음으로 1등한 일, 사춘기가 되어 가출한 일, 대학에 합격하여 기뻐했던 일. 첫 사랑에 빠진 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끊임없이 날아오는 별들에 휩쌓여 나는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별들은 어린 시절을 나의 젊은 날을 보여주기 시작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백수 생활, 첫 직장, 좌절, 연애, 결혼.</div> <div><br></div> <div>그리고 너무나도 슬픈 과거도 보였다.</div> <div><br></div> <div>어머니의 죽음, 아버지의 죽음, 빚더미에 올라 고통받던 일, 나의 죽음.</div> <div><br></div> <div>짧고도 긴 인생이었다. 이제 시야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검은 우주뿐이었다. 어느샌가 내가 눈을 뜨고 있는지 감고 있는지 조차 모르게 되었다. 이 곳이 추운지 따뜻한지도 모르게 되었다. 내 손과 발은 제대로 붙어있는가? 모든 감각이 마비되었다.</div> <div><br></div> <div>*</div> <div>*</div> <div>*</div> <div><br></div> <div>잠이 든 것인지 깨어있는지 조차 모르는 상황에 빠져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무언가 소리가 들렸다. <span style="font-size:9pt;">따뜻한 소리였다. 그와 함께 나는 이 어둠속에 온기가 차오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살아있었다. 어찌될지 모르지만 살아있었다. </span><span style="font-size:9pt;">안정감과 따뜻함에 잠이 오기 시작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세상이 흔들렸다. 요동치는 세상이 느껴졌다. 시야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이 안락함을 깨뜨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 순간 내 시야는 하얀 빛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무언가가 내 엉덩이를 후려쳤다.</div> <div><br></div> <div>"응애!"</div> <div><br></div> <div>내 삶의 시작이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