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오늘의 문제:</b> 『청산녹수』<br><br>靑山綠水는「푸른 산 푸른 물」이란 뜻입니다.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readers_31017" target="_blank">청산유수靑山流水</a>와 한 글자만 빼고 같습니다. 청산유수는 그 쓰임새가 거의 고정되어 있습니다. 이와 달리 청산녹수는 그때그때 상징하는 것이 그 글 안에서 다릅니다. (국어과에서 청산유수가 문제로 출제되면 단골로 함정으로 삼기도 하고요.) 기본적으로 청산녹수는 『푸른 산 맑은 물 건강한 우리 생활(어느 기업의 슬로건)』처럼 말 그대로「푸른 산 맑은 물」을 뜻합니다. 이런 깨끗한 환경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죠. 그러니까, 산과 물이 있는 멋있는 경치에 쓸 수 있습니다. 또한, 지금에야 하루아침에 산이 깎이고 물이 오염되기도 하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변함없는 자연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말 자체로는 큰 뜻이 없으므로 청산靑山과 녹수綠水로 하나씩 떼어 쓰기도 합니다. 녹수청산綠水靑山이라고 쓰기도 하고요.<br><br>청산녹수靑山綠水의 출처를 알아보니 의외로 오등회원五燈會元이라는 중국 불교 역사서가 나왔습니다. <a target="_blank" href="https://ko.wikipedia.org/wiki/%EB%B2%95%EC%95%88%EC%A2%85" target="_blank">법안종</a>에 대한 내용 중 이런 말이 있습니다. 『묻는다(문問).「<a target="_blank" href="https://ko.wikipedia.org/wiki/%EB%B2%95%EC%9C%B5" target="_blank">우두 스님</a>이 도신道信(<a target="_blank" href="https://ko.wikipedia.org/wiki/%EC%84%A0_(%EB%B6%88%EA%B5%90)" target="_blank">선종禪宗</a>의 4조祖) 스님을 만나지 못했을 때는 어떠한가(우두미현사조시여하牛頭未見四祖時如何)?」 스님(사師; 이 <a target="_blank" href="https://ko.wikipedia.org/wiki/%EA%B0%84%ED%99%94%EC%84%A0" target="_blank">공안公案</a>에 대답하는 지금의 스승)이 말하길(사왈師曰) 「청산녹수青山綠水다.」 말하길(왈曰) 「만난 후에는 어떠한가(현후여하見後如何)?」 스님이 말하길(사왈師曰) 「녹수청산綠水青山이다.」』 이 우두 스님에 대한 공안은 불교의 대단히 큰 질문이였던 것 같습니다. 오등회원의 다른 곳에서도 계속 질문하고 있고 또한 계속 다른 대답을 하고 있고요. (청산과 녹수에 대한 표현도 그 이전에도 나오고 그 이후로도 있습니다.) 다만, 청산녹수와 녹수청산을 붙여서 같이 말한 부분은 이와 같습니다. 어리석은 저로서는 이 말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a target="_blank" href="https://ko.wikipedia.org/wiki/%EC%84%B1%EC%B2%A0" target="_blank">성철 스님</a>)』과 어느 부분이 같고 또 어느 부분이 다른지 잘 모르겠습니다.<br><br>불교 이야기를 했더니 갑자기 소림사小林寺가 떠오르네요. 혹시, 무협지武俠志나 무협영화 좋아하시나요? 전에 이와 비슷한 표현을 본 적 있습니다. (불행히도 원전을 찾지 못해 한문표현은 없습니다.) 청산이 변치 않고 녹수가 마르지 않는 한 땔 나무와 마실 물은 걱정하지 않는다. 기억에 따라 쓰는 것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강 이러한 표현이었습니다. 어느 때 쓴 말이었을까요? 대답은 다음 내용을 보고 생각해보세요. 「청산녹수靑山綠水 강호재견江湖再見」이란 인사말은 좋은 때도 쓰고 나쁜 때도 씁니다. 청산과 녹수가 계속 있는 것 처럼 강호(무협세계)에서 다시 만나자란 뜻입니다. 「푸른 산이 바뀌지 않고(청산불개靑山不改) 맑은 물이 늘 흐르듯(녹수장류綠水長流) 나중에 만나게 될 기회가 있을 것(후회유기後會有期) 입니다」라고 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뒤통수 조심하란 얘기입니다. 그럼, 앞에 땔 나무와 마실 물도 짐작할 수 있겠죠? 원수가 앞에 있지만 도망가자는 말 입니다. (나는 이런 문학적 표현이 좋더라, 후후.)<br><br>이렇듯 청산靑山과 녹수綠水는 변함없는 자연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그 본래 뜻은 좋은 경치입니다. 널리 알려진 다음 시조를 보세요. 이 시조에서는 녹수 대신 벽계수碧溪水란 표현을 썼습니다. 벽계수는 계곡을 흐르는 맑은(푸른)물이란 뜻 입니다. 또한 벽계수는 벽계수碧溪守와 한국어로 소리가 같습니다. 유럽에 공작, 후작, 백작, 자작, 남작이 있는 것 처럼 조선에서도 귀족들에게 작위를 내렸습니다. 벽계수는 벽계라는 지역(굳이 실제로 있을 필요는 없음)에 봉한 수守라는 작위입니다. 비유하자면 벽계의 백작 정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 벽계백작과 같이 놀자고 작업하는 여자(<a target="_blank" href="https://ko.wikipedia.org/wiki/%ED%99%A9%EC%A7%84%EC%9D%B4" target="_blank">황진이</a>)의 시조입니다.<br><br>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br>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돌아오기 어려오니<br>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br><br>청산리靑山裏라는 것은 청산 속에 있는 이란 뜻 입니다. 푸른 산 속에 있는 맑은 계곡물이 한번 넓은 바다에 다다르면(일도창해一到滄海) 돌아오기 어렵다, 즉 벽계백작님 여기 지나가면 나 다시 보기 어려울걸요란 뜻으로도 풀어볼 수 있습니다. 명월明月은 황진이의 다른 이름입니다. 밝은 달(명월明月)이 비어있는 산을 가득 채웠으니(만공산滿空山), 즉 달빛도 좋은데 명월이랑 놀다가요 정도 되겠네요. 벽계백작님이 황진이의 자존심을 건드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황진이가 예뻐 봐야 얼마나 예쁘겠어, 나한테는 어림도 없을걸(나는 황진이에게 홀리지 않으리)? 황진이가 이 시조를 읊으니 백작님이 말에서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전합니다. 사실은 알 수 없으나 조금 고소한 내용이죠. 이 시조는 같은 소리로 다른 뜻을 드러내는 기법을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 시의 매력 중 하나고요.<br><br>이런 말장난을 잘 하던 사람에 <a target="_blank" href="https://ko.wikipedia.org/wiki/%EA%B9%80%EB%B3%91%EC%97%B0" target="_blank">김병연</a>이 있습니다. <a target="_blank" href="https://ko.wikisource.org/wiki/%EC%88%AB%EC%9E%90%EC%8B%9C" target="_blank">숫자시</a>나 <a target="_blank" href="https://ko.wikisource.org/wiki/%EC%9A%95%EC%84%A4%EB%AA%A8%EC%84%9C%EB%8B%B9" target="_blank">욕설모서당</a>같은 시는 겉으로 하는 말과 속으로 하는 말이 다릅니다. 저도 어제 김삿갓(김병연)을 본받아 한번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readers_31019" target="_blank">시도</a>해봤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부탁하니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readers_31017" target="_blank">시마詩魔님이 골이 났는지</a> 오늘은 으슬으슬하네요. 역시 사람은 좋은 생각, 좋은 말을 해야 하나 봅니다. 그러나 이때가 아니면 언제 하리, 기회는 찬스다라고 생각했어요. 재미있고 리듬감 있는 말을 외워서 자체정화해야겠습니다. 김병연의 「내가 푸른 산으로 가는데(아향청산거我向靑山去) 너 맑은 물이 어찌 오느냐(녹수이하래綠水爾何來)?」도 재미있지만, <a target="_blank" href="https://ko.wikipedia.org/wiki/%EC%86%A1%EC%8B%9C%EC%97%B4" target="_blank">송시열</a>이 지었다고도 하고 <a target="_blank" href="https://ko.wikipedia.org/wiki/%EA%B9%80%EC%9D%B8%ED%9B%84" target="_blank">김인후</a>가 만들었다고도 하는 말도 입에 착 붙네요. 다만, 늙는 것은 곤란한데... 그것 만은 봐줘요, 시마님. 늙는 것은 끊어내고 싶네요. 절로絶老절로絶老절로絶老. 절대로 늙는다는 것이 아니라.<br><br><iframe width="560" height="315" src="https://www.youtube.com/embed/vSyyTe4A1Ec?showinfo=0&rel=0&modestbranding=0&loop=1" frameborder="0"></iframe><br>청산靑山도 절로절로 녹수綠水도 절로절로<br> 산山 절로 수水 절로 산수간山水間에 나도 절로<br> 이 중中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 할(이라).<br><br><b>이전문제:</b>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readers_31017" target="_blank">청산유수</a>』<br><b>자매문제:</b>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readers_31022" target="_blank">(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낯, 거대한, 과자, 줄행랑, 119</a><br><br><b>***</b><br><br><b>맛보기 문제:</b> 『가화만사성』<br><br><b>규칙1. 제출한 표현은 읽는 법과 의미를 설명한다.</b><br>예) 가화만사성 - 家和萬事成(집안이 화목하고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br><br><b>규칙2. 제시된 소리가 모두 들어간 표현을 만든다.</b><br>예) 가화만사성 - 加禍謾詐盛(재앙을 더해 속임수가 왕성하다)<br><br><b>규칙3.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 표현은 제출할 수 없다.</b><br>예) 家和萬事成(X) 加禍謾詐盛(O)<br><br><b>규칙4. 제시된 소리의 순서는 바꿀 수 있다.</b><br>예) 성사만화가 - 成事滿華家(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한 집 또는 成事滿華于家로부터 집에 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하였다)<br>예) 성사만화가 - 性事漫畫家... 다들 아실 것이라 믿고 설명은 생략합니다.<br><br><b>규칙5. 한자로 쓸 수 있어야 한다.</b><br>예) 性事漫畫家(O) 性事畫家만(X)<br><br><b>규칙6. 고유명사는 다른 곳에서 인용할 수 있는 것을 쓴다.</b> 단,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도 허용한다.<br>예) 사성만가화 - 師誠謾可化(사성이 가화를 속였다)에서<br>師誠은 조선 말기 승려(1836년생1910년몰)의 법명이고 可化는 1870년에 진사가 된 원숙교(1828년생)의 다른 이름이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