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가수다의 특성
먼저 나는 가수다는 장기 레이스가 아니라 매 무대마다 평가받는 단발성 무대입니다.
단 한곡을 보여주고 평가 받아야 하기 때문에 기승전결을 한 곡에 담아야 하는데요.
그래서 1절 잔잔하게 시작했다가 2절 후렴부터 폭발하는 나가수 스타일이 생겼다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해도 발라드 곡 에서는 이 공식이 가장 유효한 것 같습니다. 다른 장르에서는 다르겠지만요. 한곡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콘서트를 한다면 가장 하이라이트 부분이 될 노래들 그런 스타일로 편곡을 많이들 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하이라이트 부분을 많이 기억하잖아요. 저는 기승전결을 가장 잘 담아 편곡했던 노래는 박정현의 그것만이 내 세상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가수는 공연장에서 직접 듣고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나가수의 음향시설은 아주 좋다고 알고 있습니다. (쌀집 피디 아저씨가 무조건 최고수준의 음향장비로 맞춰 달라고 우겼다는군요) 실제 공연장을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TV랑은 다릅니다. 많이 다릅니다. 현장감 이라는 말이 있죠. 같은 무대를 보시지만 청중평가단이 들은 노래와 시청자들이 들은 노래는 다릅니다. 윤민수&이영현의 체념을 들을 때 저는 별로라고 생각을 했어요. 근데 3위를 해서 논란이 많았죠. 윤민수와 이영현 남녀가 절규하며 쩌렁쩌렁하게 부르는데 현장에서 빵빵한 사운드로는 그 절규가 청중평가단들의 심장을 떨게 만들었을 겁니다. 장혜진이 1위를 했던 가질 수 없는 너. 이 노래를 제가 들었을 땐 별로라고 생각했습니다. 노래 자체가 너무 좋아서 중상위권은 할 것 같은데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 너무 별로였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제가 장혜진 콘서트에서 직접 들으니까 1위를 했던 것이 이해가 가더군요. 현장 공연으로 바로 평가받기 때문에 이런 공연에 익숙한 락커들이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김경호가 아주 잘 보여주었죠.
마지막으로 청중평가단은 10~50대 각 100명씩으로 구성되어 집니다. 여기 나가수 게시판에 드나드는 사람들은 대부분 2~30대인데 4~50대는 우리와 많이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가수는 주로 예전의 명곡을 위주로 편곡해서 공연을 하는데요. 그 명곡들이 노래 자체의 느낌과 분위기가 너무 강한 노래를 다른 식으로 편곡한 노래를 들을 때면 원곡이 그리워지더군요. 오늘 바비킴의 ‘만남‘ 역시 그랬습니다. 원곡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고 생각하는 건 윤민수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라고 생각합니다.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면서 자신의 스타일도 잘 얹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나오는 노래들 자체가 4~50대 분들은 아마 많이들 아시는 노래 일 겁니다. 제 경험상 아는 노래를 편곡할 때면 원곡이 많이 생각났어요. 근데 제가 잘 모르는 노래일 경우엔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런 차이가 4~50대와 2~30대의 선호도에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나는 가수다‘는 아이돌이 판치는 현 음악방송에서 ‘진짜 가수’들의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 되어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시청률을 생각해서 서바이벌 이라는 것을 집어넣었구요. 나가수의 순위가 가수들 실력의 순위가 아니라는거 알고 계시잖아요.
나가수의 상위권 기본 공식은 고음, 화려함, 신나게 즐기는 무대 이 정도 라고 생각을 합니다. 7명의 가수들 모두 다 이런 식으로 편곡을 해서 오니까 가수들이 알아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노래를 하겠다. 잔잔한 노래를 하겠다. 해서 공연을 하면 바로 하위권.. 그러면 또다시 어쩔 수 없이 나가수 스타일로 편곡을 하게 되죠. 이것 때문에 나는 퍼포먼스다 이런 논란이 일고 있구요. 하지만 제가 위에서 언급한 나는 가수다의 특성들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아마 여러분도 그 청중평가단이 된다면 화려한 무대에 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우리 모두 싸우지 말고, 청중평가단은 막귀다 이런 논란들 하지 말고 10년 20년 된 가수들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가슴 떨려하는 그 무대를 즐깁시다. 최고의 실력자들이 최선을 다해 보여주는 무대. 정말 멋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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