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개봉하자마자 보고 싶었지만 알 수 없는 두려움 때문에 미루다가...</div> <div>오늘 원더우먼 개봉했다는 말에, 내릴까 화들짝 놀라서</div> <div>밤새 일하고 아침에 혼자 가서 보고 왔습니다.</div> <div>평일 아침 첫 타임인데도 여자분 두 분이 더 계시더군요.</div> <div>2002년 당시, 저는 월드컵과 세 번째 연애에 푹 빠져서</div> <div>정말 정치에는 1 도 관심이 없었어요. 부끄럽지만...</div> <div>그냥,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라는 말에 킬킬거렸고</div> <div>이번 대통령님은 왜 이렇게 언론들이 좌우 안 가리고 공격을 해댈까? 좀 의아했더랬습니다.</div> <div>그러다 어느 날, 그의 서거 소식을 들었습니다.</div> <div>제가 일평생 가족이나 지인이 아닌 남의 죽음에 심장 떨어질 만큼 놀란 게 딱 두 번.</div> <div>고 최진실 님과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었습니다. 물론 저 두 번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요.</div> <div> </div> <div>오늘 영화를 보면서 제가 미처 몰랐던 그분의 여정.</div> <div>색깔론과 인신공격을 정면으로 맞서 이겨내며 쟁취한 당내 경선.</div> <div>그리고 이제 막, 취임해서 대통령이 되시자마자 화면을 가득 채우는</div> <div>검은 운구차에... 숨이 턱 막혔습니다.</div> <div>그때부터는 우느라고 영화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div> <div>저렇게 외롭게 떠나시게 했구나. 그래서 사람들이 이토록 달님만은 지키자고 하는구나...</div> <div>함께 본, 누군지 모를 여자 두 분도 훌쩍이고 흐느끼시느라... </div> <div>세 사람뿐인 상영관 안에는 훌쩍거리는 소리만 가득했습니다.</div> <div> </div> <div>2002년, 뭐든 다 되던 마법 같은 그 해 이후 오랜 어둠이 이어졌고</div> <div>이제 15년 만에 비로소 나의 대통령님을 가졌습니다.</div> <div>이번에는 절대 후회하지 않도록, 그분의 친구이자 처음으로 내 대통령이라고 느낀 달님을</div> <div>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지켜드릴 겁니다.</div> <div>퇴임 후 양산에 넉넉한 웃음의 달님을 찾아뵈어 큰 절 올리고</div> <div>뒷산의 꽃을 보러 가는 게 제 인생의 다음 목표가 됐습니다.</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