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참 외로운 일입니다.</div> <div>남편, 친정, 시댁. 부모님들부터 형제자매까지 단 한 사람도 없어요. 단 한 사람도. </div> <div> </div> <div>남편은 제 성향을 당연히 잘 아니 저 존중해 주느라 제가 하는 얘기 들어 주고 적당히 맞장구도 쳐 줍니다. 고마운 일이죠.</div> <div>그래도 무려 대구경북 부모님 밑에서 자라기도 했고 정치 자체에 관심이 저 만큼 있질 않으니 대화 하는데 당연히 한계가 있습니다.</div> <div>이번 선거에도 찍을 사람 없는데 아내가 하루 하루 혼자 안달복달을 하고 있으니 '문재인 찍어' 라는 말에 흔쾌히 그러긴 하더라고요.</div> <div>저쪽에 찍을 만한 사람 있었으면 어림도 없었을 겁니다..</div> <div> </div> <div>제일 힘이 들었던 때는 세월호 때였죠.</div> <div>전 한 주 너무 힘겹게 보내고 가족들이랑 서로 위로 받고 위로해 줘야겠다 그런 마음으로 친정에 갔는데</div> <div>얘기가 꺼내지기는 커녕 다들 너무 희희낙낙 해서..</div> <div>내가 우주인인가.. 저 사람들이 우주인인가.. 싶을 정도였었죠..</div> <div> </div> <div>촛불집회도 처음엔 머릿 수 채워야지 이런 생각으로 갔다가, 이내 위로 받기 위해 갔었어요.</div> <div>나와 같은 생각 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이 있구나.</div> <div>내가 하고 싶은 말 대신 해주는 사람이 있고.</div> <div>내가 슬퍼했던 일에 같이 슬퍼하는 사람이 있고.</div> <div>박수치고 웃다가 울다가 화나서 뚜껑 열릴라치면 소리지르고 노래 부르며 풀어내고.</div> <div>그래서 토요일 마다 애들 남편 다 버리고, 늘 가던 친정도 아파서 못 간다는 거짓말 하며 </div> <div>혼자 광화문 가는 지하철을 타곤 했었죠. </div> <div>광화문까지의 길은 역시 외로웠지만 곧 해소될 외로움이니 그 외로움엔 설레임이 있었어요.</div> <div>짧지 않은 길, 그 지하철 안의 공기가 너무 좋았어요. </div> <div>돌아오는 지하철 안은 따뜻해서 </div> <div>언 몸은 녹여 주었지만 몸이 녹는만큼 다시 외로움이 밀려 왔죠. </div> <div> </div> <div>.</div> <div>.</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오늘 같이 대통령 기념사에 감동받아 눈물까지 찔끔거린 날이면 </div> <div>누구랑 마주앉아 오늘 봤니 들었니 어땠니 뭐가 좋았니</div> <div>이런 얘기 하면서 신나 하고.. 너무나 너무나 그러고 싶은데..</div> <div>정말 어떤 날은 외로움이 사무칠 정도일 때가 있습니다.</div> <div> </div> <div>그나마 미약하게 기대고 있는 게 제 딸입니다. </div> <div>촛불 집회도 딸이 먼저 가고 싶다 해서 두 번은 같이 갔었고..</div> <div>노무현입니다도 같이 보러 갔고..</div> <div>고등학교 졸업하고 나면 봉하마을도 꼭 같이 가자고 약속했답니다..</div> <div>근데 이것도 딸 아이가 마음이 깊어서.. 엄마 안됐어서 맞춰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ㅎㅎ</div> <div> </div> <div> </div> <div>오유 드나들면서 많이 좋습니다. </div> <div>좀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것을. </div> <div>원래 댓글 다는 거 안 좋아하는데 이 글 저 글 무의식 중에 막 다다다 달다가 지우기도 하고 또 달기도 하고 요새 그러고 있네요 하하</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다음 생에 사람으로 또 태어난다면 </div> <div>정치 성향 같은 사람과 꼭 한 번 결혼해 살고 싶네요(외로워서 미친 건가 결혼을 또 해 보고 싶다니).</div> <div>술 한잔 하면서 토론도 해 보고.</div> <div>여기 저기 의미있는 곳 찾아 여행도 함께 하고. </div> <div>다음 생 그곳에도 언젠가 촛불이 켜져야 할때면</div> <div>가는 길 돌아오는 길 외롭지 않게 다녀오고.</div> <div>꼭 한 번 그렇게 살아보고 싶네요.</div> <div> </div> <div>.</div> <div>.</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