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1억달러(1135억원) 규모 초대형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1년 넘었으나 아직 주목할 만한 신호를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억만장자 유리 밀너가 자금을 댄 '돌파구 듣기(Breakthrough Listen)' 프로젝트가 관측 시작 후 1년간 결과를 최근 처음 공개했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그린뱅크 전파망원경이 1월부터 수집한 자료 중에는 수상한 신호가 11건이 있었다. 이를 정밀하게 분석했으나 대부분은 위성이나 휴대전화 등 인간으로부터 온 전파였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앤드루 시미언 버클리 외계지성체탐색센터장은 “이들 신호가 우리가 기대하던 것과 유사했으나 자세히 살펴보니 단순 전파방해였다”고 말했다.

돌파구 듣기 프로젝트는 2015년 처음 시작했다. 물리학자 출신 억만장자 밀너가 거액을 대고 영국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등 저명 학자가 지지하며 주목받았다. 직경 100m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인 그린뱅크 망원경과 호주 사우스웨일스 주 파크스 망원경 등 고성능 장비를 동원했다. 혹시 모를 외계 지적 생명체가 보낼 신호를 장시간 수집했다. 그랜뱅크 망원경은 지구 근처 692개 행성에서 나오는 1∼2㎓ 범위 주파수를 찾는다.

1960∼1970년대 나온 연구들에 따르면 이 범위 주파수가 외계에서 송출된 신호를 가장 찾기에 적합하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시미언 센터장은 “전파망원경에는 엄청나게 많은 신호가 잡힌다. 물론 대부분은 인간 기술에서 나오는 신호”라면서 “우주 먼 곳 기술과 지구 기술을 구별해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주최 측은 첫 대규모 관찰 데이터를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일반인도 공개 자료를 분석해 '외계인 찾기'에 동참할 수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