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워낙 속이 좁아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제 올린 그림에 달린 덧글은 너무 불쾌해요
 사과까지는 바라지는 않는데
 드립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그림이 구리니 그러려니 하겠지만
 그래도 기분 나빠요

 하지만 그 나름대로 재밌자고 한거려니 생각하면
 별로 사과받을 일도 아니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그 덧글이 잘못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할 말은 있습니다.

 예전에 오유에서 애게에 올라오는 그림에 대해
 이 정도의 에티켓은 지키자는 취지의 글이 올라온 적 있었죠

 하나는 작성자가 바라지 않는 그림 지적질이었고
 또 하나는 게시된 창작 그림이 뭐뭐 캐릭 닮았다
 뭐뭐같다는 등의 비교는 그린이에 따라
 불쾌할 수 있으니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거였죠

 근데 제가 받은 덧글은 
 저 두 개를 떠나서 기분 나빠요
 어떤 또라이가 최애캐 손가락에 똥을 묻히고
 얼굴 발그레한 그림을 그려서 올려요

 저는 저 나름대로 5개월만이 그리는 그림이고
 구도나 컨셉이나 고민하면서 그린겁니다.
 처음 그리는 유포니엄 캐릭터고
 완성하고도 못그려서 캐릭터한테 미안해하고.
 그렇게 고심해서 그린 그림이
 손가락에 똥 묻힌 그림일까요

 제가 올린 그림 말고도 얼마 전에 올라왔던 
 어떤 자작 그림에도 생각으로 그치면 될 것을
 굳이 덧글로 달아놓은 것도 봤는데

 오유 애게에서 팬티드립이나 섹드립이나 
 개드립이 보편적이라 할지라도
 상황이나 게시글에 따라 가려가면서 했으면 합니다
 필터 없이 손가락으로 지껄이는 말은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고 불쾌합니다

 퀄리티가 낮고 못 그렸음에도
 이유없이 그냥 올린다고 한들
 그런 불쾌한 일은 당하지 않는 곳이니까
 올렸던 겁니다

 덧글이 달리지 않더라도 
 한 두명이라도 추천 해주고
 잘 그리지 못했더라도 응원을 해준다거나
 혹은 종종 조언을 구하면 조언도 해주고
 강좌 팁도 알려준다거나 기대한다거나
 그런 불쾌하지 않은 일을 겪었기에 올렸던겁니다

 애게에 그림 올리는 분들에게
 드립칠 생각부터 하지 말고
 자신의 덧글 하나가 응원이 되거나
 혹은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림 막 배우기 시작한 사람들에겐 더욱 그렇습니다
 당신의 덧글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갑니다

 덧붙이자면 그딴 불쾌한 것에 비교하느니
 차라리 못그렸다고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