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피자 요새 인기있는지 궁금해요.
저는 한물 갔다고 생각하는데 다른분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ㅎㅎ
왜 궁금하냐고요?
저는 20대 중반이고 친정이랑 좀 먼 타지에 떨어져 사는 새댁입다.
남동생이 하나 있는데 취업 했고 엄마랑 같이 살아요.
아빠는 같은 도시내에 계시긴 하지만 사정상 따로 사시고 엄마 아빠 남동생 셋이서 자주 만나 식사하고 그럽니다.
저희 엄마는 식당에 일하러 다니세요.
근데 최근에 시카고피자 집에 취직하셨더라구요.
저한테 사장님이 사람이 너무 좋다, 여기 일 진짜 수월하고 손님이 별로 없어서(가게가 별로 큰 번화가는 아닌데에 있어요.) 잘 앉아 쉴수 있다 등등 엄청 좋아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그 가게 좀 잘돼서 엄마 오래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얘기를 나누고 했어요.
근데 오늘 엄마하고 전화 통화하는데, 시카고 피자집을 테이크아웃으로 본인이 점포를 낼 계획이라는거예요.
지금 있는 사장님 가게의 분점을 내는거 같더라구요.
근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시카고 피자가 아무래도 매니아층만 있는 아이템이고, 또 사실 한창 유행하던 때가 훨씬 지난거 같더라구요.
그리고 사실 시카고피자는 사람들이 세미 레스토랑 분위기로 데이트 하러나 가서 먹지 테이크아웃은 더더욱이나.. (엄마가 낼려는 점포 위치는 번화가이긴 하더라구요. )
아무튼 그래서 전화로 엄마 그건 좀 아닌거같다. 돈도 들어가고 준비할것도 많을텐데 그리고 인기종목도 아닌거같은데.. 하고 조심스럽게 말했는데,
엄마가 너한테 상의하거나 의논하려고 전화한거 아니라고 초치는 소리 하지 말라더군요.(심한 표현이 아니고 웃으면서 말함)
그래도 제가 계속 말리는 투로 말하니 엄마가 전화를 중간에 끊어버렸습니다.
전화 끊고나서 저는 돈날리려고 저러나 싶은 생각에 처음엔 짜증도 나고 참 벽창호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엄마가 20년 넘게 저희 둘 키우시면서 열심히 식당일 다니고 하면서 힘들게 사셨는데,
우리 다 크고 시집가고 취업하고 나니 이제 엄마 자신은 쓸모도 없어진거 같고,
그렇다고 돈을 벌어놓은것도 없고,
배운게 있어서 뭔가 계속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얼마전에 시댁에서 우리딸 겨울 외투 비싼걸 사주셨어요. 시댁에서 애기옷 이쁜거 디게 많이 사주시거든요(첫 손주라).
엄마한테 전화로 자랑했더니 '우리는 너무 애기한테 해준게 없는거 같네 참..ㅎㅎㅎ' 하고 웃으셨었어요.(저희집도 첫손주)
그때는 아이 나중에 차차 해주면 되지! 하고 흘려 들었는데..
세상에 누가 자식한테 돈쓰고 해줄수 있는거 다 해주면서 큰소리 치고싶지, 눈치보고 살고싶은 부모가 어디있을까요.
이런 생각들이 들면서, 엄마 그나이에 남의 밑에서 식당일하고, 식당일도 힘들텐데 하는 생각 들어서 참 마음이 오늘 너무 아프고 울적하네요.
엄마 가게 내는거에 보태주는것도 없으면서 괜히 엄마 기분 잡치게 한거 같아서 오늘 하루종일 마음이 너무 그래요.
어느 게시판에 써야될지 몰라서 자유게시판에 올려요.
요새도 시카고피자 즐겨드시는 분들 계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