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은 이들이 세월호 참사 당일에도 박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 원장의 미용실에 가서 직접 커트도 하고, 펌도 하면서 출퇴근길을 2주 가량 따라다녔습니다. 알고 싶은 건 단 하나였습니다. 세월호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 정 원장은 세월호 당시 박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비상 상황이니만큼 일부러 머리를 부스스하게 했다는 진술도 했습니다. 하지만 몇 시에 갔는지에 대해선 ‘기억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 동료는 정 원장이 청와대의 호출을 받고, 다른 손님들의 예약을 취소한 뒤 오후 1시쯤 청와대로 출발했다고 증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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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원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게 ‘말 잘못했다가는 죽음’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말을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숨겨져 있기에 모두가 침묵으로 일관하는 걸까요. 아직 편하게 눈을 감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한 번이라도 솔직할 수는 없는 걸까요. 대통령의 혈액 시크릿, 헤어 시크릿, 벗겨질수록 허탈함과 분노만 남는 이 과정들을 우리는 언제까지 계속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