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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1354619
    작성자 : 직장인대출
    추천 : 1
    조회수 : 263
    IP : 115.160.***.7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6/09/27 18:59:27
    http://todayhumor.com/?freeboard_1354619 모바일
    (장문주의)퇴근하고 문득 감성터져서 적는 20대 알바경험담 입니다.
    옵션
    • 창작글
    9년전 21살때 일이네요, 그 때는 오로지 어른 흉내가 그렇게 내고싶었고 빨리 어른이 되고싶은 마음 뿐 이었습니다. 1학년을 마쳐놓고 군대로 갈 생각만 하고 살던 중에 순수하게 군 입대를 앞두고는 머리를 빡빡 민 모습으로 브끄러움도 모르고 무작정 아르바이트 자리를 미친듯이 구하러 다녔었죠 어디가서 나 ~~일 해봤다 하는 자랑을 하고싶었기도했고 돈을 벌어보고 싶기도 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웃긴데, 막 아기자기한 카페도 들어가서 다짜고짜 '알바구하신다고요??  알바 지원하러 왔습니다.' 돌아오는 대답은 '(어설픈 웃음) 이미 구했어요~' 발길을 돌려서 주유소로 향해도 같은 반응이었고 어지간한 음식점들은 모두 저를 거부했었습니다. -저는 사실 생긴게 서비스직에 어울리지 않게 생겼습니다-  그렇게 알바에 대한 환상을 접어두려하던차에 고등학교 친구가 급하게 연락을 해왔더라고요, 대타가 필요한데 아르바이트 해보지 않겠냐고, 어딘지, 무슨일을 하는지, 언제 하는지, 복지는 어떤지 따위는 신경도 안쓰고 무작정 어!!  내가 할게 하고 수락했지요. 

     그리하여 제 인생 첫 경제생활은 친구 따라 간  술을 몰래 파는 노래방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평일은 아니고 주말만 저녁5시부터 새벽 2시쯤 이었나 마감까지 였습니다.  하는 일은 데스크에 앉아서 손님들 맞이하고 돈계산하고 술 갖다주고 청소하고 손님들 잔심부름하고 노래방 시간 더 넣어주고 나이든 아저씨들 요청으로 '아가씨'를 불러주곤 했죠. 

     손님들 챙겨주고 나가신 후 정리할때 먹고 남은 과일안주, 음료수 캔 안 딴거 몰래몰래 줏어먹기도 했었네요. 그걸 행복이라 생각했었는데, 
     
     그리고 나이대는 다양했네요, 10대들은 술을 숨겨왔었고 20대 남자 여자들은 노래방의 정석대로 노래부르고 신나게 놀다 나갔었고 머리가 희끗희끗 하신 분들은 들어 올 때부터 취해 있었고 나가는 순간까지 긴장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술은 주로 비밀 창고같은 곳 열쇠를 갖고있다가 양주나 다른 술 달라하면 창고 들어가서 꺼내오곤 했습니다-
     
     어른들은 참 응대하기 어려웠습니다. 지금 나이가 들어 술을 먹어보고 남들을 대해봐도 그 때 어른들의 행동은 이해가지 않습니다. 
     지금도 기억 나는게, 어떤 남자는 술이 반쯤 되서 와서는 시간 넣어주고 대걸레질하고 있었는데 부르더니 노래 한 곡 해보라 그래서 데스크 지켜야한다고 완곡히 거절하고 나갔었죠 나중 쫓아와서는 노래 찾아달라 그래서 제가 책보고 찾고있으니 그것도 못외우고있냐 애인은 있냐 -  없는데요-  그러니 니가 애인이 없지 그러더군요. 아직도 안잊혀집니다. 모태 솔로였거든요.... 그렇게 솔로 가슴 후벼파고 간 사람..  
     또 노래방 사장이랑 친하다면서 술진탕 먹으면서 방잡고 노래부르던 남자. 사장이 어머니뻘 이었는데 남자들이 자주왔거든요, 되게 친해보였어요 다들 그 중 한 명인데, 어느날 데스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방으로 절 부르더니 춤추고 노래 한 번 해보래서 멋도 모르고 춤추고 노래불렀던 경험. 그 후 만원 한장 던져주면서 마음에 든다 니 내 아들하자 하던 인간.. 그때 그 만원이 왜 그렇게 좋았던지..  집가는 길 새벽에 편의점에서 샌드위치 사먹으면서 좋아했었네요 바보같이, 그것 말고도 기본적으로 나이대를 불문하고 담배 심부름, 술심부름, 노래방에서 팔지 않는 물건 심부름 시켰었네요. 시급은 6천원정도였는데 지금도 안잊혀지는데.....

     맞다 비밀수첩이 있었네요, 아저씨들이 아가씨 불러라 하면 그 수첩에 적힌 가명과 번호로 연락해서 불러드렸네요, 다들 아가씨가 아니라 아주머니들이었습니다. 

    서빙하러 들어갈 때면 아저씨들은 전부 빠짐없이 큰소리치고 소리지르고 위화감들게 행동들을 해서 모두 조폭인줄 알았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밖에서 만나면 별 볼일 없는 나이든 사람인데 알바하는 어리숙한 애한테 그냥 갑질한거같네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이유가 뭔지 생각해보니까...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다 싶어서 인것 같아요.

    진짜 사회는 약육강식인가, 다 같은 서민끼리 왜그렇게 밟고 올라서려할까, 상대보다 조금이라도 힘이 더 있다 싶으면 무시하려하고 그걸 휘두르려하고...  

    그냥 요즘 일 하다가 감성터져서 적습니다.

    마무리는 편안한 저녁 되세요........
    출처 내 20대 경험담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6/09/27 19:52:32  220.92.***.99  담소  247087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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