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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36685
    작성자 : 헬로귀티
    추천 : 1
    조회수 : 935
    IP : 116.33.***.178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1/09/18 15:08:36
    http://todayhumor.com/?lovestory_36685 모바일
    <bgm> 3개월의 선물
    "배가 너무 아파서 병원에 왔는데 입원하란다." 일흔다섯이지만 정정하시던 엄마의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부모님은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이혼하셨다. 아버지는 집에 안 들어오신지 오래였고, 엄마는 큰 가방을 들고 집을 떠나셨다. 그렇게 남겨진 4남매의 가슴속엔 산처가 켜켜이 쌓였다. 장남이던 오빠가 결혼하면서 나는 올케언니의 보살핌속에 자랐다. 세월이 흘러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을 때, 엄마와 재혼한 분이 돌아가셨다. 아빠도 사업 실패로 새엄마가 떠난 뒤 홀로 되셨다. 최소한의 도리는 하자며 마음을 다잡았지만 냉랭한 가슴은 도무지 녹지 않았다.
    엄마는 담낭과 간에 이상이 생겨 입원 치료가 불가피했다. 올케언니와 번갈아 가며 엄마 곁을 지켰다. 그러나 애정 없는 간호는 몸과 마음을 지치게 했다. 주사를 맞느라 멍들고 차가워진 엄마 손을 잡아 주고 싶은데 내 손은 꿈쩍하지 않았다. 그러다 올케언니를 통해 엄마가 자식들을 버린 죄책감으로 괴로워하신다는 말을 들었다. 그제야 힘들게 앉아 계신 엄마의 두 손을 꼭 감싸 쥐었다. "엄마가 우리 두고 떠난 거 이해해. 우리를 사랑한 것도 알아. 엄마.... 사랑해" 눈물이 계속 쏟아졌다. 왜 더 일찍 엄마와 화해하지 못했을까. 엄마를 간호한 3개월의 시간은, 마음으로 용서하고 사랑한다는 고백을 할 수 있도록 신이 내게 주신 선물이었다.
    엄마의 장례식을 치른 지 한달 여 만에 올케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아버님이 뇌경색으로 쓰러지셨어. 몸은 괜찮은데 말씀을 잘 못하시네." 이젠 아버지의 주름진 두 손을 꼭 잡아 드릴 차례다.

    - 좋은생각 9월호 이나영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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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25 18:40:15  121.140.***.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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