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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지기]TOMMY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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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6946
    작성자 : [문지기]TOMMY
    추천 : 12
    조회수 : 952
    IP : 61.40.***.178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7/12/01 09:23:35
    http://todayhumor.com/?panic_96946 모바일
    [재탕주의][하드론 레전드]수상한 후임병-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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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이강수 알아?"



    "뭐? 갑자기 뭔 이강수?"



    "니네 부대에서 전입 온 이등병 말야!!"



    "우리 부대에서?"





    나는 다급했는데 친구 녀석은 바쁘지 않다는 듯이 여유로웠다.



    설마....'그런 사람 없었어' 또는 '걔는 몇 달 전에 죽었어' 이런 말은 하지 않겠지?




    "키 작고 얼굴 하얗고, 여자같이 생긴 놈!!"



    "아............그 이강수!!!"




    그제서야 친구는 알았다는 듯 손뼉을 쳤다. 


    X발..다행이군.




    "걔 니네 부대로 갔냐?"



    난 대답할 겨를이 없었다. 




    "너 그 자식 어떤 놈이었는지 알아?"




    "어? 이상하다. 니네 부대로 간게 아니라 치료 받으러 간다고 했는데."




    "뭐? 치료?"




    "걔 약간 정신병 있었어. 몰랐냐?"



    "헐..."




    "걔가 병원에 간 지 벌써 두 달 넘었을 걸?



    "그럼 우리 부대 생활 빼면 한 달 넘게 병원에 있었다는 얘기네."



    "그렇게 되나? 하여튼 걔 자대생활 2~3주 정도 했나? 아주 유명세를 떨치던 놈이었지."



    "뭐가?"



    "난 똘아이 중에 그런 생똘아이는 처음 봤다니까. 


    우리 사단은 유격훈련이 전반기 후반기 나뉘어져 있잖아.


    걔가 들어오자 마자 우리는 후반기 유격에 들어간거야. 


    그 자식 입장에서는 무지하게 꼬인거지.


    그런데 그 자식 체력이 좀 약하더라구.


    PT체조나 산악훈련에서 늘 쳐지더라구. 


    걔 때문에 우리가 조교들한테 얼마나 굴렀는지 아냐?"




    얘기를 하던 친구가 무슨 일급 비밀이라도 알려주느냥 얼굴을 가까이 하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정신이 확 깨는 일이 있었다.


    한 번은 화생방 훈련 때 가스실에 들어갔는데 말야...."





    "들어갔는데..뭐?"




    "그 자식 나하고 같은 조였거든? 방독면을 쓰고 들어가서 군가 한 곡 부르고 방독면을 벗어야 되는 거 알잖아.


    조교가 '0.1초 안에 방독면을 벗어서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실시!' 이러니까 우리는 후다닥 벗었지.


    그런데 그 놈이 꾸물대다가 조교를 열 받게 한거야. 


    그래서 조교가 다시 방독면을 쓰라고 명령한거야.


    생각해 봐. 방독면을 써도 숨쉬기 거북한데, 방독면 안에 가스까지 차 있었으니..애들 거의 죽어났지.


    차라리 방독면을 벗고 화끈하게 끝내고 나오는 게 오히려 사는 방법이더라니까.


    그런데 갑자기 이강수 걔가 방독면을 쓴 상태에서 X친 놈처럼 막 소리를 지르더라니까.


    가까이 오지마!! 저리가!! 오지마!! 악!! 이러면서 몸부림을 치더라구"




    "그래서?"




    "같은 조에 속한 우리 뿐만 아니라 조교들도 순간 움찔했지. 


    그런데 걔가 계속 소리를 지르는데 말야. 


    소리를 지를 때마다 방독면 배기구 쪽에서 정체 모를 거품이 부글부글 끓더라구. 


    그리고 무슨 땀을 그렇게 흘리는지 방독면에서 알 수 없는 액체가 뚝뚝 떨어지는거야.


    처음엔 가스실이 약간 어두워서 잘 몰랐는데 모두들 바닥에 떨어진 액체의 정체를 보고 깜짝 놀랐지.




    피였어!"





    "뭐? 피?"





    "조교들이 놀래서 우리 조를 급히 내보냈지. 그리고 교관이 와서 그 녀석 방독면을 벗게 했어.


    지켜보던 우리는 X발 졸라 놀랬다. 


    방독면을 벗는 순간 피가 거의 한 바가지가 쏟아지더라니까.


    난 처음에 토한 줄 알았거든? 그런데 피를 닦고 보니까 코피가 터진 거였여.


    교관이 왜 그러냐고 물으니까 코 점막이 약하대나 뭐라나 그러더라구.


    그러니까 교관은 다음에 올 때 군의관 진단서를 끊어오면 가스실 훈련을 열외시켜 주겠다고 하더라.


    그리고 왜 가스실에서 소란을 피웠냐고 물으니까 가스실이 너무 무서워서 그랬단다.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이등병 새끼가 완전히 군기가 빠진거지.


    그런데 걔 똘아이 짓은 그걸로 끝난 게 아니었어."




    "또 뭔데?"




    "우리 부대는 차량이 많아서 유류고 근무지가 따로 있거든. 


    거기는 약간 산 속으로 들어가 있어. 


    밤에는 조금 무섭긴 해도 주변 경관도 좋고 근무 할 만 해.


    그런데 유격훈련에서 돌아 온 그 X친 놈이 유류고 근무는 절대 안 가겠다고 발악을 하는거야. 


    이런 생똘아이가 있냐? 부대에 갓 들어온 이등병이 말야. 


    졸라 처맞고도 못하겠다는거야. 


    결국 우린 포기하고 그 놈이 짬밥이 안되니까 위병소 근무까지 빼고 걔를 탄약고 근무로만 돌린거야."




    "그런데 왜 병원까지 갔냐?"




    "야 X발 말도 마라. 밤만 되면 괴성을 지르고, 잘못했다면서 이리 저리 뛰어다니더라니까.


    결국 대대장 명으로 군병원으로 갔지. 


    그 자식 어쩌면 군 생활 안하려고 꾀 부리는지 몰라.



    내가 아는 고참도 어깨 탈골로 입원한 적 있거든? 


    그런데 병원생활이 너무 좋으니까 퇴원 직전에 어깨를 몇 번 강제로 뺐다고 하더라. 


    그리고 두 달 가까이 병원에서 놀았잖아. 


    아참, 그런데 그 놈 니네 부대에서도 그러냐?"




    "그 정도로 심한 건 아니고 자꾸 귀신같은 게 보인다고 나한테 그러더라구.."




    "X친 놈... 병원에 있을 때 시나리오 잘 짜왔나 보네."




    나는 이강수 그 놈한테 속은 듯한 기분이 들면서도, 오히려 더 불길해지는 예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나는 친구와 작별 인사를 뒤돌아 섰는데 그 때 친구가 나를 다시 불렀다.




    "야....그런데 고장포 잘 있냐?"



    "뭐? 그 사람도 니네 부대에서 왔냐?"




    "그 자식 졸라 찌질이야. 졸병 때부터 한 대 맞으면 눈물 질질 짜던 놈이지.


    보기에는 덩치 크고 험악해 보여도 무지하게 마음 여리다. 


    아니 세상에 이강수는 차출되었다 치더라도, 천출병 희망자 받는데 병장 진급 앞두고 보내 달라는 놈이 어딨냐? 


    이 건 뭐... 할 말이 없다. 내 고참이었지만 군 생활은 졸라 찌질했지.


    그래서 쪽팔리니까 갔는지도 몰라."




    그러고 보니 이강수와 고장포가 서로 얘기 나누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강수를 무서워 하는 건가? 아니면 서로 모르는 척 하기로 한 건가?



    난 그 뒤로도 며칠 동안 이강수와 필요한 말 이외에는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솔직히 두려웠다. 정신병으로 치료까지 받은 놈이 무슨 짓을 못하랴?


    다 들 자고 있는 밤에 총이라도 난사하는 날에는 모두 황천길로 가는 것 아닌가?



    다르게 생각해 보면 아주 나쁜 놈이다. 


    군생활 안하려고 X친 짓 하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나를 가지고 놀면서 지 맘대로 행동할 수 있지 않은가?


    고장포 병장도 말을 안 걸 정도인데, 이강수 이 자식은 나를 얼마나 우습게 볼까?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난 그에게 말을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 전에 부대에서 유격 받을 때 사고 쳤다며?"



    "무슨 사고 말입니까?"




    그는 늘 그렇 듯 차렷자세를 유지하며, 내 옆에서 내가 식판 닦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너 임마 가스실에서 코피 터지고 난동 부리고, 게다가 부대에서도 근무 서기 싫다고 난동 부렸다며?"



    "난동 아닙니다."



    "그럼 뭐야? 귀신이라도 본거야?"



    "네. 그렇습니다."



    "아...X발 그 놈의 귀신 타령....군생활 날로 먹겠다는 수작 아냐?"



    "아닙니다."




    지금까지 당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자 나는 갑자기 그가 혐오스러워졌다.



    "뭐가 아냐 X발놈아!!!!!!!!!!!"



    나는 닦고 있던 식판을 세면대 위에 내리치며 화를 냈다.


    마음 같아서는 식판으로 싸대기라도 날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가 화를 버럭 내자 그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 표정을 보자 나는 차마 정신병 치료 받았느냐는 말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다.




    "너...X발 한 번만 내 앞에서 귀신이니 뭐니 이런 소리 하면 죽을 줄 알아. 알았어?"



    "네...알겠습니다."



    말이 끝난 뒤 나는 닦고 있던 식판을 계속 문질렀다.


    그런데 이 개운치 않은 기분은 뭔가? 


    미치겠다. 저 자식이 그냥 미쳤다고 보기에는 뭔가 안 맞아..


    아....X발 내가 병신같지만 물어보고 싶다.


    어절 수 없이 나는 쪽팔림을 무릅쓰고 시선을 피한 채 그에게 물었다.



    "요즘도 보여?"


    "............"



    "요즘도 그 민무늬 군바리들 보이냐고?"



    나의 질문에 그 녀석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런데....오늘....나.... 낯 익은 사람이 한 명 보였습니다."



    나는 순간 길게 숨을 들이 마신 후 천천히 내뱉았다.


    전방 부대의 11월은 사회보다 훨씬 춥다.


    내가 숨을 내뱉자 응결한 수증기들이 긴 깔대기처럼 뿜어져 나왔다.


    아............X발 또 괜히 물어봤다.



    -계속-
    출처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number=52267
    [문지기]TOMMY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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