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게시글은 이전에 이슈가 되었던 글을 다시 업로드 합니다.</div> <div><br></div> <div>제 글이 불편하신분은 차단기능을 활용하시기 바랍니다.</div> <div><br></div> <div>틈틈히 신규 게시글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div> <div>------------------------------------------------</div> <div>그래도 명색이 고참인데 여기서 주눅든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div> <div><br></div> <div>"하아......미치겠다. 너..너 지금 뭐라고 했냐"그런데 이 X발놈은 내 말을 듣기나 했는지 그는 하던 말을 계속 이어갔다.</div> <div>"그들이 나타나면 너무 무섭습니다. 하나같이 살기 어린 눈을 하고 있습니다.</div> <div>군인들인데 몇몇은 저희하고 복장이 다릅니다.</div> <div>얼룩무늬 전투복이 아닌 옛날 민무늬 전투복을 입고 있습니다. </div> <div>게다가...전쟁 중인 것도 아닌데 무장을 하고 돌아다닙니다."</div> <div>아.....X발...이 말을 믿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div> <div>나는 뭔가 낚인 듯한 기분이 들면서도, 그의 말을 중지시킬 수가 없었다.</div> <div>그리고 내가 지금 이 순간 궁금한 것을 물었다.</div> <div>"그..그러니까...아...X발 니가 본 게 귀신이라는거야?.?""다른 사람들은 못보는데 그게 귀신이 아니고 뭡니까?"어느 틈엔가 그는 울먹이고 있었다."그래서 그 놈들이 어디에 있는데?"</div> <div><br></div> <div>"모릅니다. 그 때 그 때마다 나타나는 장소가 다릅니다. </div> <div><br></div> <div>저는 그들이 나타날 때면 가만히 서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그들의 행동을 관찰합니다."난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지면서 이명증처럼 귀에서 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이 자식이 나무토막처럼 가만히 서서 눈깔을 돌리는 이유가 이것이었다니....</div> <div><br></div> <div>그러고 보니 어제 이 곳에서도 그는 같은 행동을 보였다. </div> <div>다시 한번 온 몸에 한기가 느껴졌다."그럼..너.... X발.....어제도 여기서 봤냐?""네. 무장을 한 어떤 군인이 세면장에서 물을 먹고 갔습니다. 얼굴에 검은 위장크림이 발라져 있고, 한 쪽뺨에서는 피가 흘러내리는 것 같았습니다.막 전투를 마치고 온 군인처럼...그리고....""그리고...뭐?"그는 정말로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았다."물을 한모금 들이키더니 시커먼 얼굴로 저를 한 번 쳐다보고 미소를 짓는 것입니다. 그러더니 세면장 주변을 몇바퀴 뱅뱅 돌더니, 두 손으로 벽을 긁으며 타고 올라가 창 밖으로 사라졌습니다.유격장에서 담 넘듯이 말입니다."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세면장 안의 구석구석을 이리저리 살폈다.</div> <div>그리고 그에게 물었다."너..X발 이 거 거짓말이면 내 손에 죽는다..."</div> <div><br></div> <div>"거짓말 아닙니다."</div> <div><br></div> <div>나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그의 대답은 당당했다."그럼 윤상병님 얘기가 뭐야?"</div> <div>"어제 오전 싸리나무 채취 작업을 하러 갔습니다."</div> <div>저는 길을 모르기 때문에 고참들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녔습니다.</div> <div>그런데 산 중턱쯤 올랐을 때 입니다. </div> <div>처음엔 계곡길을 따라 걸었는데 무수한 돌 사이에 안전하게 발을 딛고 걷기 위해 앞을 볼 일이 없었습니다.</div> <div>잠시 후 숲속으로 들어 섰을 때 저는 앞을 쳐다봤는데, 일렬로 쭈욱 늘어선 우리 사이에 누가 같이 걷고 있는 겁니다."</div> <div><br></div> <div>나는 정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우리는 일반 작업복 차림인데 누가 철모를 쓴 무장한 군인 한 명이 윤상병님 뒤에서 걷고 있는 것입니다.</div> <div>그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걷는 중간 중간 우거진 억새풀 속에서 무장한 군인 세 명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div> <div>전 분명히 보이는데 아무도 못 본척하고 그냥 지나가는 것입니다.</div> <div>그리고 조용히 억새풀숲에서 나와 윤상병님을 둘러싸고 걷는 겁니다.</div> <div>전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div> <div>비명을 지르고 싶었는데 X친 놈 소리 들을까봐 간신히 제 입을 틀어막고 견뎠습니다."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하는 강수의 부릅 뜬 두 눈에 어느 새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작업하는 얼마 동안 그들은 윤상병님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div> <div>그리고 잠시 보이지 않았다가 작업이 끝날 때쯤 윤상병님과 싸리나무를 같이 들어주고 내려오는 것입니다. </div> <div>막사까지 내려온 그들은 자기들끼리 뭐라 계속 수근거리더니, 쓴웃음을 짓고는 다시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div> <div><br></div> <div>이건 거짓말이다. </div> <div>이 새끼가 자기 X친 놈이니 건들지 말라고 거짓말하는 것이다....</div> <div>이런 말도 안되는 얘기를 듣고 있는 나는 뭔가?</div> <div>나는 이렇게 수 없이 내 자신을 세뇌시키며, 그가 보았다는 것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을 찾으려 노력했다.</div> <div>결론은 둘 중에 하나이다. 이강수 이놈이 미쳤거나 아니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div> <div>난 갑자기 너털눗음이 나왔다."하하하하하.......X친 똘아이 새끼.....그러니까 윤상병님이 귀신 때문에 죽었다?"이 말에 그는 눈 주변을 손으로 닦고 나를 주시했다.</div> <div><br></div> <div>"꼭 그렇다는 게 아니라..."</div> <div><br></div> <div>"이 얘기 또 누구한테 했냐?"</div> <div><br></div> <div>"지금이 처음입니다."</div> <div>바로 그 때 고참들이 씻기 위해서 세면장으로 하나 둘씩 수건을 들고 들어오기 시작했다."어? 뭐야? 아직도 식판 닦냐?"</div> <div><br></div> <div>"네. 그렇습니다."</div> <div><br></div> <div>"빨리하고 쉬어야지."</div> <div><br></div> <div>"네. 알겠습니다."나는 남은 식판을 다시 열심히 닦아내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오른손 검지를 입에 갖다대며 그에게 입다물 것을 명령했다.</div> <div><br></div> <div>"하여튼 어제부터 이상했다니까......."</div> <div>세면장에 들어온 고참들이 서로 말을 주고 받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윤ㅇㅇ, 그 자식 졸라 몸이 약해서 산에 오를 때 중간중간 쉬었잖아. 그런데 어제는 한번도 쉬지 않고 산을 오르더라니까. 엄청난 양의 싸리나무 짊어지고 내려가는 것 봤냐? 너 그거 봤으면 놀랬을거다. 난 어제 그 자식이 무슨 약 먹은 줄 알았다니까."</div> <div><br></div> <div>옆에서 듣고 있던 나는 정수리에 얼음물이 떨어지는 듯한 짜릿함이 느껴졌다.</div> <div>그리고 오늘 새벽에 있을 이강수가 말한 뒷산과 인접해있는 2초소 근무가 걱정되었다.'X발......... 공포의 밤이 되겠군.'내무반과 식당 사이에 있는 2초소는 이강수가 말한 뒷산과 인접해 있다.</div> <div>그렇게 자주 다니던 뒷산이 어느 순간 공포의 장소로 바뀐 것이다.</div> <div><br></div> <div>'아...X발..어쩌다가 저런 똘아이 새끼가 들어와가지고..'</div> <div><br></div> <div>새벽 1시 근무 중 짜증을 내는 듯한 나의 표정을 보았는지 근무 사수인 최병장이 나에게 물었다.</div> <div><br></div> <div>"너 왜 그러냐? 무슨 일 있냐?"</div> <div><br></div> <div>최병장은 원래 우리 부대원이다. 그리고 친형처럼 나에게 굉장히 잘해 준다.</div> <div><br></div> <div>"그게 말입니다..."</div> <div><br></div> <div>말해야 되나 말하지 말아야 되나...이런 고민을 잠시 했지만 내 입은 벌써 말을 내뱉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이강수 이 자식이 부대에서 자꾸 귀신이 보인다고....게다가 윤상병이 죽은 것도 귀신 때문이라고.."</div> <div><br></div> <div>최병장은 무슨 애들 귀신놀이 정도로 생각한는지 별로 놀랍지도 않다는 듯 피식 웃음을 지었다.</div> <div><br></div> <div>"장난 아닙니다. 그 자식 말하는 거 들어보면 바로 옆에서 지켜본 것처럼 말합니다.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은데 너무나 진지하게 얘기를 해서.."</div> <div><br></div> <div>"허허...그래? 진짜로 이 산에 귀신이 사나보네."</div> <div><br></div> <div>나의 심각한 표정에도 불구하고 최병장은 여전히 웃음진 얼굴로 말을 했다.</div> <div><br></div> <div>"예? 알고 계셨습니까?"</div> <div><br></div> <div>"그게 아니라 내가 졸병 때 하사 생할만 5년을 한 선임하사가 있었다. 170이 안되는 키에 몸은 완전히 터미네이터처럼 단단했지. 포병대대에서 애를 하나 잘못 패서 진급 떨어지고 우리 부대로 온거야.</div> <div>부대원이 20명 남짓한 부대였으니 그 사람 눈에 제대로 된 부대로 보였겠냐?맨날 산에 혼자 올라가 봄에는 취나물 캐러가고, 여름이면 머루나 더덕캐러 다녔단다.그런데 아무도 뭐라 그러는 사람이 없었어.당시에 그가 그냥 중사 진급 포기하고 제대한다는 소문이 파다했지. 제대 후 빵집을 하겠데나? 그 우악스런 손으로 빵을 만들고 있는 것을 상상하니 웃음이 나오기도 했지.어쨌든 얼마 후 그 사람은 제대했어.그런데 말야.."</div> <div><br></div> <div>나는 계속 최병장의 얼굴을 주시했다.</div> <div>"그 사람이 제대하기 전 날 부대원들하고 간단히 맥주 한 잔 하는데 그러더라구.저 식당 뒷산에 혼자 가지 말라고. </div> <div>무서운 기운이 감돌고 있다나 뭐라나.</div> <div>자기는 혼자 열심히 돌아다녔으면서 우리한테 이러는 게 우스웠지.그런데 자기는 그 걸 느낄 수 있다면서 정말 심각한 얼굴로 얘기하는거야.."얘기를 듣고 있는 나는 다시 한번 짜증이 밀려왔다.</div> <div><br></div> <div>'아...X발. 오나가나 귀신얘기 뿐이네....'</div> <div><br></div> <div>이런 내 마음을 알고 있는지 최병장이 나를 안심시켰다.</div> <div><br></div> <div>"귀신 얘기는 어느 부대에나 있는거야. 너무 신경쓰지마.나도 처음에 그 사람 얘기 들었을 때는 무서웠는데, 지금은 그냥 추억거리야."</div> <div><br></div> <div>"혹시 혼자 저 뒷산에 돌아다녔던 사람 없었습니까?"</div> <div><br></div> <div>"야 임마. 군대에서 야산을 혼자 돌아다니면 어떡해? 게다가 부대원도 적은데 누가 없으면 바로 티가 나잖아."</div> <div><br></div> <div>그런데 갑자기 최병장이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삐쭉거리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어...그래...그러고보니 한 번 있었다."</div> <div><br></div> <div>-계속-</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