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6 대표에 이어
U-19 대표도 실적이...
그나마 U-19는 내년 2017 U-20 월드컵이 국내 개최라 자동 출전입니다.
진짜 기사의 기자 말 대로 이 머쓱한 상황은..... -_-;
그런데 여기서 주목 해야 할 부분은 U-19가 아니라
U-16 이라고 봅니다.
몇 년 만에 우리나라 어린 선수들이
세계대회라는 귀중한 경험을 놓쳤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 아이들이 2002년 이후 본격적으로 축협에서
유소년 지원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른바 골든에이지 프로젝트의 첫 세대라는 점입니다.
당시 결과가
이라크 2:1
오만과 0:0
말레시아 0:3
1승 1무 1패에 골 득실로 예선 탈락했습니다.
당연히 4강 까지 주어지는 세계대회 출전권도 놓쳤구요.
다들 별 관심이 없으셨던거 같던데
사실 이 나이대에 현재 한국에서 주목받는 선수가 없는 세대이긴 했습니다.
한 사람 빼구요.
대회 전에 이 강인 에게 요청 콜을 보냈다는 기사가 나긴 했는데
그 다음 기사가 없더군요. 경기도 그렇고 훈련 참가도 없었던 거 같습니다.
대신 이 강인 스페인 귀화설이 돌았죠.
경기를 보면 사실 아이들 실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라크가 2;1로 이긴 첫 경기도
이라크의 두 골은 모두 패널티킥 으로 넣었습니다.
반면 한국의 한 골은
전형적인 사이드 돌파 후 크로스 골 이었던 걸로 기억이 되는군요.
문제는 3선 라인이 X판 이었다는 점입니다.
미드필드와 공수 라인이 엄청 벌어져 있는 데다 이라크 선수들이 엄청 뛰었죠.
그 와중에 한국 미드필드진이 그 압박과 거리를
몇 번 막히긴 했지만 개인기로 돌파해서 골을 만든 겁니다.
한 마디로 실력은 나쁘지 않았는데
수비진의 패널티 에리어 안에서 핸드볼이 두 번 있었던게 불운이었습니다.
(사실 그 중 한번은 불만한게 아니었다고 봅니다만...)
그냥 첫 경기는 운이 없었습니다.
진짜 문제는 그 다음 오만 전 이었습니다.
여전히 공수와 미드필드 간격이 엄청 벌어졌더군요.
그 넓은 미드필드 간격에 온통 오만 선수 밖에 안 보입니다.
한국 선수 한명이 골을 잡으면 오만 선수 두셋이 달려들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보던 광경이...
이라크도 이런 운영을 했었는데도 라인을 그대로 가져갔더군요.
하다 못해 감독이나 코치진이 수비 라인을 올리라든지 공격 라인을 내리라는 지시를 해야 할텐데....
거기다 선수들도 첫 경기 패배 때문에 심적 부담이 큰 모양인지 컨디션들이 영 아니더군요.
제 살다살다 우리 선수들이 후반에 다리에 쥐가나서 먼저 쓰러지는 꼴을 처음 봤습니다.
오만 선수들은 멀쩡한데.... -_-;;;
그 넓은 미드필드 라인을 미드필더들이 혼자 몸빵을 했으니...
2016년 afc U-16은 이라크가 우승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와 비겼던 오만은
8강에서 북한과도 비기고 승부차기로 졌구요.
한마디로 대전 운이 그리 좋지 못했죠.
우승팀 이라크에게 패널티를 두 번이나 주고
전통적으로 체력이 강한 북한과 비긴 오만과 그 다음 상대를 했으니...
그러나 바꿔 말하면 다른 아시아권의 성장도 주목할 만 합니다.
이라크, 오만 두 팀 모두 2002 한국 처럼 많이 뛰고 강한 압박을 해 왔습니다.
반면 한국은 기본인 3선 라인, 어이없는 백패스 남발,
그렇다고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는 롱패스도 없었고...
(공격진 190넘는 장신 선수도 있었는데...)
더 문제는 첫 경기의 문제점을 고치질 못하고 두 번째 경기에 그대로 가져갔다는 겁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골든에이지 첫 세대가
이렇게 죽을 쒔다는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선수들이 문제인지 감독이나 코치진이 문제인지 모르지만
제대로 분석을 해서 고쳐야 될겁니다.
이번 AFC에서도 그렇지만 최근 아시아권 국가들의 축구에 대한 투자가 장난 아닙니다.
중국이야 벌써 20년째 엄청난 투자를 해 오고 있고
(그 점에 비해 실적은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는게 신기하긴 합니다만)
중동이야 늘 어려운 강호들 이었고
여기에 최근 동남아시아 몇몇 국가들도 심상치 않다는 겁니다.
태국, 베트남...
매번 한국을 아시아의 호랑이라고 합니다만
진정 한국이 아시아권에서 맹주로 자처할 만큼 압도적인 실력을 보였던 적이 언제였던가요?
그렇다고 모두 확인들 하셨듯
한국 선수들의 능력이나 잠재력이 없었다면 모르겠습니다만...
답은 어쩌면 뻔할지도 모릅니다.
이 썩어빠진 단기 실적 위주의 시스템을 근본부터 뜯어고치지 않으면
맨날 허덕이는 중동전 뿐 아니라 조만간 동남아시아 몇몇 국가들
그리고 언젠가는 20년 넘게 밑빠진 둑에 돈 쏟아 붇는 것같은
중국에게 까지 따라잡힐 날이 오고야 말거라는 겁니다.
당장은 기성용을 중심으로 손흥민 같은 스타가 있습니다.
구자철이나 분데스리가 선수들도 아직은 나름 괜찮은 편이구요.
K리그에도 아직은 아시아를 호령하는 선수들이 남아있습니다.
그 아래 이승우, 백승호 같은 스페인 유학파 출신들이 잘 커준다면
아마 향후 10년은 버티게 해 줄지도 모릅니다.
그 중간에 U대표에선 크게 좋은 성적을 못냈지만 유럽 유학파들이 몇 있구요.
문제는 수비가 없다는 겁니다.
정확하게는 커 가는 선수들 중에 대표팀 뒤를 받쳐줄만한 풀백, 센터백, 수미가 눈에 띠지 않습니다.
2002년 이후 한국팀의 가장 큰 고질병 중 하나죠.
또 하나는 젊은 세대를 이어줄 나이많은 중고참 선수가 지금 대표팀에 없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슈틸리케 감독 이후 과연 이런 공격에 특화된 언벨런스한 팀을 맡을
괜찮은 감독이 있을까 라는 점입니다.
어쩌면 이번 월드컵 예선탈락을 할 지도 모르고
그러면 축협의 주 수입원이 사라질테고
투자할 금액이 줄어들면 감독이나 코칭스텝에 별로 돈을 쓰지 못할테고...
이미 2002년 이후로 예상된 결과들인데
신기하게도 우리 축협은 마치 일부러 나쁜 길만 골라서 가는 양상을...
모르겠습니다.
이 나라는 매번 나라가 위기이거나 어떤 큰 문제가 발생하면
그냥 망하질 않고 꼭 어디선가 한 사람의 인재가 나타난다는 소리가 있죠.
70년대 축구 암흑기에 차범근이 있었고.
90년대를 끝으로 이제 한국 축구는 지는가 했더니
2002년 세대가 나오고...
과연 2020년대는 한국축구 몰락의 시작이 될지
아니면 또 어떤 구세주가 나타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