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질 것 같았음...
그래서 안 봤습니다.
예상대로 말들이 많군요.
당연하겠지만.
이하 좀 잡설이 길겁니다.
사실 어느정도 축구 봐 오셨던 분들이라면 예상 가능하지 않나요?
지금 한국 축구가 딱 이 수준입니다.
아시아에서 강팀이라고 할 만은 하죠.
그러나 절대 강자는 아니었죠.
2002년 직후라면 몰라도.
수비 문제는 2002년 끝날 때부터 나왔던 얘기죠.
김태영, 홍명보, 최진철
30대 세사람 나가고 후계자라고 할만한 사람이 없었죠.
그러니 중앙 수비수가 계속 바뀌었죠.
또 하나 송종국 이영표 자리.
후계자가 없었죠. 오래동안.
그나마 오른쪽은 차두리가 잠시 맡아는 줬지만 가끔 선수를 놓쳐 골 먹기도 하고 그랬죠.
따지고보면 2002년 이후로 수비라인은 제대로 된 대체라인이 없었던 겁니다.
그리고 슈틸리케 감독...
명장은 절대 아니죠.
문제는 지금 한국 축협에서 데려올 수 있었던 당시에
가성비 갑이었다는 겁니다.
아시아컵 앞두고 아시아 축구도 좀 아는
어느정도 수준 되는 감독이 누가 있느냐 라는 거였는데
큰 돈 지출 못하는 축협 입장에서 이용수 위원 다시 데려와서 겨우 데려올 수 있는 최고 카드였습니다.
2002년 때 후광이 너무 컸다고는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때 어떤 구축된 시스템을 가져가지 못했던 게 크죠.
최소한 이어진 감독들이 히딩크의 시스템을 그대로 살리거나 이어가려고라도 했어야 하는데
그 후에 보면 체력적 우위는 이제 안된다. 패스 축구 해야한다 같은...
아니 최소한 기존의 시스템을 이어는 가면서 뒤를 봤어야 했는데
그 후 감독 선정도 사실 x판 오분 전이었고...
때문에 스타일이나 전술적 특징이 계속 이어지지를 못한거죠.
그나마 지금 EPL이나 독일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히딩크 시절처럼 최소한의 유럽선수들 수준의 체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비나 수미는 2002년 이후로 계속 단절 상태죠.
감독의 스타일도 그렇습니다.
문제는 슈틸리케 감독이 이런 상황에서 데려온 목적을 얼마나 수행 할 수 있느냐 하는 건데....
원래 데려올 때에는 당장의 효과보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컸다고 봅니다.
슈틸리케 감독의 특징이 선수 발굴을 잘 한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진흙속에 뭍힌 진주 같은.
참고로 지금 독일 대표팀 주축이 슈틸리케 감독이 독일 코치 시절 발굴한 선수들이라고 합니다만...
이정협 선수 발굴한 거나 당시 한국 축구의 공격 스타일이 아닌
짠물, 늪 축구는 꽤 호평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이 보이질 않죠.
왜 그런지 한 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수비진도 그렇고 뭔가 국내 축구팬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인선을 보여주고 있죠.
혹 감독의 문제가 아니라 축협과 리그의 불협화음 때문은 아닐지...
(물론 슈감독 편 들어 주려고 하는 말은 아닙니다.)
사실 최근 몇 경기들을 보면 주축 선수들은 해외파들로 거의 고정이었죠.
이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월드컵 예선은 실전이니 고정 맴버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친선 경기에선 최소한 자신이 발굴한 선수나 새 얼굴을 한번 써 볼만도 한대
아시다시피 스페인전, 체코전때 뉴 페이스는 없었습니다.
지금 수비진도 보면 2014 브라질 월드컵 수비 맴버에 별 변화가 없습니다.
한국 축구에 시급한 문제점으로 항상 꼽히는게 수비 문제인데
수미나 수비에 시험이 거의 없었습니다.
중국이든 일본이든 해외파를 계속 중용해 온다는 겁니다.
감독이 그렇게 국내리그를 많이 봤다면서도 말이죠.
리그와 문제가 없다면 감독의 기본 전술이나 축구 철학이 한국과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실 한국 선수들이 볼 키핑이나 컨트롤, 패스웍이 유럽파 수준은 아니죠.
중동 특유의 개인기도 없죠.
빠른 스피드와 체격 그리고 유소년 시절부터 이어온 투쟁심,
이런게 장점이겠죠.
결론은...
1. 너무 큰 기대들 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이미 2002년 이후 대다수 축구팬들은 느꼈고 축구 게시판 여기저기에서도
자주 성토했었지만
"딱 10년? 히딩크 아이들 빠지고 나면 x판 오분 전 될거"라고 했었죠.
사실 그런것 치고는 제법 오래 버틴 편이죠.
아니 그 이상이죠.
손흥민, 기성룡 정도면 꽤 세계레벨 선수 아닙니까?
한국 같은 시스템에서 이런 애들이 그래도 계속 나와주니 버티는 거겠죠.
2. 그래봐야 2002년 전으로 돌아간 겁니다.
안방 호랑이. 아시아에서만 맹주.
뭐 그런거죠.
그나마 무시 못하는 건 요즘 동남아 쪽이나 아시아 다른 나라들 투자가 무섭다는 거.
3. 슈틸리케는 절대 명장은 아닙니다.
그래서 짤라라 뭐 그런 분들도 있는데
문제는 올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브라질 월드컵으로 2002년 유산 거덜난거 확인 한 축협이 부랴부랴 감독 인선에 들어가죠.
그래서 이용수 교수도 다시 데려오고.
그렇게 그나마 물색해서 데려온 감독이 슈감독인데
진짜 헐값에 데려왔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축협은 그 이상 돈 쓸 여력이 없거나 생각이 없는 겁니다.
지금 우리 상황은 이것도 감지덕지 해야 할 판이라는 거죠.
(개인적으론 전북 이번 XX사건으로 디스 먹고 최강희 감독이 다시 국대 한번 흔들어 줬으면도 싶은데
해외파 애들하고 충돌 있었던 것도 그렇고 최감독님도 다시 국대 안 맡으실 테고...)
4. 지금 한국 선수 풀이 2002년 때와는 다르다는 겁니다.
전북이나 다른 국내 K리그 잘하는 선수들 써봐라 라고 하는데...
공격진에 나올만한 카드가 과연 해외파 만큼 하는 선수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물론 저도 득점 상위권 국내 선수 정조국이나 김보경.
특히 이동국은 경험이나 정신적인 측면에서라도 다시 한 번 승선 시키면 어떨까 생각은 합니다만
문제는 수비진이죠.
홍명보가 감독으로 욕은 많이 먹었지만.
열하나회 같은 걸로 말도 많지만 국내나 해외에서 칭찬하는 이유가 있었죠.
2002년 한국 수비진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든든했었습니다.
그때부터 끊어진 수비진이 지금까지 없는 겁니다.
차라리 전북라인 불러오자는 분들도 있는데
공감은 합니다.
적극 그러자고 하고는 싶은데 과연 국대 때문에 그래도 될까요?
(이건 뭐 딜레마죠.)
슈 감독이 선택할 문제겠죠.
(해 보기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5. 그냥 한동안 한국대표팀 축구 포기하고 보시는게 좋을 겁니다.
제 생각엔 이번 월드컵 성적은 브라질 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그만큼 처참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결국 그때랑 별로 달라진게 없거든요.
감독이 바뀌었지만 선수들이 감독의 기대치에 못 미치면 좋은 성적 내기 어렵죠.
이번 이란 전에서 이미 감독과 선수들의 이런 차이가 조금씩 나오고 있죠.
그러나 더 문제는 이번 U대표들 입니다.
2002년 이후 한국 축구의 썩은 물은 그대로 남고 이용수 교수 물러나면서
그나마 한국 축구에 작은 묘목하나 심었었습니다.
유소년 시스템 구축과 지원이었죠.
그 본격적인 지원을 받은 첫 세대가 이번 U-16인데 다들 별 관심들이 없더군요.
결론은 몇년 만인지 모르겠는데 예선 탈락해서 세계대회 못나갑니다.
다른 U대표들도 그리 상황이 좋지 못합니다.
특히 몇년전에 이승우 데려와서 U대회 두 곳을 거쳤는데
세계대회 성적이 좋지 못했죠.
한 마디로 지금 한국축구 10년 대계가 위태한 상황입니다.
지금 성인대표 보시면서 발암 나십니까?
10년후는 아마 더 할 겁니다.
이승우, 백승호, 두 명이 몇 년 후면 대표팀 올라오겠죠.
그러면 한 5~10년 공격은 그럴 듯 할겁니다.
장결희는 들어보니 수비수로 전향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강인은 원래 이번 U-16에 들어오니 마니 말이 많았는데
명단에는 없고 대신 이상한 소문이 들더군요.
스페인 귀화 얘기가...
개인적으로
지금 한국 축구는 사실 2002년 전 수준으로 다시 팀 전체를 리빌딩 해야 되는 수준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냥 가고 있는겁니다.
슈틸리케 감독이 히딩크 감독 때처럼 체력훈련부터 체계적인 리빌딩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지만 아니라고봅니다.
그런 스타일의 감독도 아닌 듯하고...
아마 어떻게 그냥 저냥 월드컵에 진출은 할 거라고 봅니다.
제 생각엔 이용수 교수나 슈감독이 생각 하는건
그 다음에 한국 축구 시스템을 두고 축협과 어떤 줄다리기를 하려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슈감독을 데려온게 아닐까 싶구요.
긴 잡설 읽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