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번화가에서 집에 가는길이였어요.</div> <div><br></div> <div>가는데 어떤 여성분이 붙잡더라구요. 보통은 '좋은 기운이 풍기세요' 이 말 들으면 바로 "감사합니다 ^^"하고 갈길 가는데</div> <div><br></div> <div>간혹 길 물어보는 사람에게는 친절하게 길안내를 해야하기 때문에 무조건 뿌리치지는 않습니다.</div> <div><br></div> <div>그분이 걸어가서 5분도 안걸리는 건물 위치를 물어보더라구요. 저녁이였기 때문에 안보일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가방에 있는 핸드폰 꺼내서 지도까지 열고 위치검색해서 알려드렸습니다.</div> <div><br></div> <div>핸드폰으로 위치 찍는 와중에 정말 보기드문 친절하신 분이라고 정말 감사하다고 하시는겁니다. 하긴... 제가 굳이 짐 다 내려놓고 가방까지 벗어서 그 안에있는 핸드폰 찾아서 알려줬으니 제 생각에도 좀 과잉친절이긴 했어요.</div> <div><br></div> <div>저도 앱켜고 위치찾는 동안 얘기를 나눴죠. 이것도 수법인게, 목표가 다른 일을 하는동안 말을 걸어서 그 후에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수법같더라구요. 제가 위치를 설명하는 와중에도 '옷 입으신거 보니까 직장인이신가봐요??' '학교다니시면 많이 힘드시겠어요', '이렇게 친절한거 보니까 사람 상대하는 일 잘하시겠어요!' 등등... 딱봐도 제 또래나이같은데 그런얘기를 하니까 좀 이상했죠. 그래도 초면인데 여기서 갑자기 대화 중단하고 갈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분이 오지랖 넓은사람일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div> <div><br></div> <div>위치 다 알려드리고 1~2분정도 길에 서서 대화를 더 하니까 그제서야 제가 호구같고 만만해졌나봐요.</div> <div><br></div> <div>갑자기 자기가 공부하는게 있는데, 정말 보기드문 사람이다. 좋은 기운이 많은데 그걸 사용하지 못해서 정말 안타깝다. 말하는겁니다.</div> <div><br></div> <div>저것도 어색하게 한번에 다 뱉은게 아니라 대화 중간중간 말한건데 제가 그 부분만 발췌한 겁니다. 정말 도를 아십니까 얼마 안당해본 사람은 껌뻑 넘어갈 정도로 자연스러워요 ㄷㄷ...</div> <div><br></div> <div>예를 들면 자기가 공부하는게 있다고 하는 말은 그 전에 '대학 다니시면 무슨과 다니세요??' 로 제가 먼저 무슨과라고 말하면 저 문장을 뱉습니다. ㄷㄷ</div> <div><br></div> <div>어쨋든, 전 그 말 꺼낸게 좋았어요. 제 또래같은데 말하는것도 이상하고, 대충 눈치정도는 채고있던터라 도망갈 명분을 찾고있었거든요. 계속 일상적인 얘기로 빙빙 돌리니까 이게 진짜 도를 아십니까? 인지 아리송하고 그냥 가기엔 무례한것같고... 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어쨋든 좋은 기운 그말 꺼내는 순간 확 깨면서 "아... 감사합니다 ^^ 근데 제가 바빠서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이러고 가려고 하니까</div> <div><br></div> <div>호구 놓치기 싫은지 집방향 물어보고 같이 걸어가면서 얘기 하자고 하더라구요.</div> <div><br></div> <div>그냥 칭찬해주셔서 고마워요 ^^ 이러고 뿌리쳤습니다.</div> <div><br></div> <div>얘기를 분단위로 한것 치고는 절 안잡더라구요? 뭐지? 하고 뒤돈 순간 다시 고개만 돌아봤는데 절 보면서 약간 똥씹은 표정하는게 찰나에 스쳐 지나가는게 보였어요.</div> <div><br></div> <div>아주 예전 중고딩때나 길에서 잡으면 순진해서 계속 대화하고 영상까지 보곤 했는데 (따라가는건 한번도 안했습니다.)</div> <div>성인되고 나서는 한번도 이런일로 잡힌적이 없는데, 길 물어보는걸로 참... 대놓고 일반인 코스프레 하니까 당황스러웠습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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