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째 강아지 키우고 있습니당 ㅎㅎ <div>요즘 심란한 일이 있어서 잠을 못 이루다가 복잡하고 답답한 마음에 울었어요. 마침 혼자 있어서 눈치 안 보고 막 엉엉 울었어욬ㅋㅋㅋ</div> <div>근데 돼지처럼 누워서 자고 있던 아이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제 머리맡에 와서 가만히 앉아서 절 쳐다보더라구요.</div> <div>달래주는 것도 아니고 토닥거려주는 것도 아니고 가만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응시하는데</div> <div>엉엉 울면서도 어둠속에서 까맣게 빛나는 단춧구멍 세개가 너무 귀여워서 심쿵했네요.</div> <div>오래 키워보면 얘가 무슨 생각하는지 대충 알잖아요. 나한테 무슨말 하고 싶은지도 대충 알겠고.</div> <div>'왜 그래?'</div> <div>'무슨 일이야?'</div> <div>'내가 어떻게 해줘야 할까?'</div> <div>뭔가 이렇게 얘기하는 것 같았어요.</div> <div>조용히 옆에서 바라봐주는데 가족이나 친구한테처럼 구구절절 속사정 얘기 안 해도 되서 편하기도 하고 참 이상하게 위로가 됐어요.</div> <div>울다가울다가 속으로 웃음이 터져서 눈물 그치고 잠깨워서 미안하다고 얼른 자자고 쓰다듬었는데</div> <div>한동안 계속 절 빤히 쳐다봤어요. 훌쩍거림이 완전 그친 다음에야 자더라구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무엇보다 제 얼굴을 이렇게 오랫동안 바라봐준 적이 없었거든요. 너무 신기했어요.</span></div> <div>원래 강아지들 다 이러나요?</div> <div>같이 잘 때 강아지 얼굴 보면서 자고 싶어서 배게 옆에 뉘여도 끝까지 제 얼굴 보면서 안 자요. 고집이 보통 아니에요</div> <div>이건 저 뿐만 아니라 가족들한테도 다 마찬가지에요.</div> <div>자기 엉덩이를 내 얼굴 쪽으로 해서 발밑쪽에서 항상 자요. 사람 숨소리나 콧바람이 강아지 코나 귀에 닿으면 예민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div> <div>제 숨소리만 살짝 스쳐도 약간 신경쓰인다는 듯이 귀를 팔랑팔랑거려요.</div> <div>내가 뭘 먹을 때나 침흘리면서 오래 바라보지 저랑 눈 마주쳐도 항상 피했어요.</div> <div>제 얼굴이나 몸을 정면으로 오래 본적이 없고 항상 자기 엉덩이를 대고 누워있거나 옆쪽에서 엎드려있어요.</div> <div>개는 정면으로 마주보는 걸 대립이라고 생각해서 불편해한다고 들었는데 <span style="font-size:9pt;">제가 알고 있는 지식이 정확한지 모르겠네요 ㅎㅎ</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뭔가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고맙기도 하고 뭔가 미안하기도 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span></div> <div>아 그리고 예전에도 이런일 있었어요.</div> <div>저도 어렸고 강아지도 세살쯤 됐었나. 친구 어머니가 하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랐는데 너무 촌스럽고 짧게 잘린거에요.</div> <div>바리깡으로 뒷머리를 미는데도 소심해서 아무말도 못하고 집에 와서 엉엉 우는데</div> <div>강아지가 폴짝폴짝 뛰면서 하지말라는 듯이?? 눈물 핥아주기도 했어요.</div> <div>나이먹어서 그런가. 대처방법도 달라지고ㅋㅋㅋ  </div> <div>전 너무 신기한데 걱정할까봐 가족에게 말도 못하고 여기다 글 올려보네용 ㅎㅎ  </div> <div><span style="font-size:9pt;"> </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