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친정엄마는 형제가 총 2남3녀중 차녀세요.</div> <div> </div> <div>그런데 어느날 문득 엄마랑 큰외삼촌이랑 나이차이가 예닐곱살 정도 나는거 같아 </div> <div>왜 그리 되었나 하고 여쭈었던게 생각나 적어봅니다^^</div> <div>(편의상 음슴체...)</div> <div> </div> <div>외할머니는 경주 어느 마을 땅부자집 막내딸, 외할아버지는 같은 동네 소작인 아들이셨음.</div> <div>외할머니는 형제분이 아들이 없고 딸만 내리 다섯이었다고 함. </div> <div>외할아버지는 그런 땅부자네집 데릴사위로 16살에 들어와 살게 되었다고 함.</div> <div>두분이서 소꿉친구로 지내다가 갑자기 어른들의 결정에 부부가 되었지만 넘나 금슬이 좋아</div> <div>딸 둘을 내리낳고 분가를 하였으나 외할아버지 6.25 동란에 징집되시고 수년을 외할머니 혼자</div> <div>부산으로 피란와서 정착하시면서 외할아버지를 기다리심.</div> <div> </div> <div>전쟁후 무사히 돌아오신 외할어버지는 외할머니와 재회하셨고 주변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div> <div>없을 정도로 애처가셨다고 함. 그뒤로 2남 2녀를 더 두셨으나 막내 이모님은 일찍 세상을 떠나심.</div> <div> </div> <div>아기때 아빠를 겪어보지 못한 2녀(울엄마)는 돌아오신 외할아버지를 엄청 무서워하시고 내치셨다는데</div> <div>이런 딸이 안쓰러워 매일 무등태우고 동네 한바퀴 도시는게 일이었다고 하심.</div> <div> </div> <div>친정엄마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셨는데 버는 돈은 거의 개인소비하셔서 외할머니께 월급을 </div> <div>차압당하시고 용돈을 받아 쓰셨다고 함. 그래도 돈이 모자랄때면 외할아버지 쌈지돈을 조달받았다고 함.</div> <div>마당에서 머리를 감고 마루에 앉아 머리를 말리면서 외할머니 모르게 거울을 보면서 살짝 머리위로 손가락</div> <div>두개를 펴서 외할아버지께 보이면 헛기침을 하시면서 뒷마당으로 가셨다고 함. 뒤따라가면 이천원을 주셨다고함. </div> <div> </div> <div>한번은 야근한다고 거짓말하고 신작영화 개봉하는 극장앞에서 친구분이랑 도로가에서 줄서서 기다려서 보고옴.</div> <div>집에 갔더니 외할아버지 하신 말씀</div> <div>"우리 둘째 00극장에서 야근하고 온다고 수고했다~" 줄서서 깔깔대는 모습을 보시고도 말없이 모른척 집에 오신거임.</div> <div>그외 월급날이면 닭이나 꼼장어 등을 사오셔서 마당에 연탄불 피워 자식들 둘러앉혀 놓고 직접 구워주셨다고 함.</div> <div> </div> <div>내가 기억하는 외할아버지의 모습은 여느 경상도 남자랑은 다르게 항상 목소리가 나긋하시고 부드러우셨던거,</div> <div>내가 중고등학교 즈음에는 아파트 경비 교대근무를 하셨는데 우리가 가면 안주무시고 같이 놀아주셨던거,</div> <div>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고생하셨던 외할머니 대신에 요리하시던 모습,</div> <div>통증이 심하셔서 힘든 외할머니께 담배 한개피 불붙여 건네시며 한대 푸아~하신 모습</div> <div>(어린 나이에 할머니가 담배피시는 모습이 살짝 놀랍기도 했지만 쪼그리고 앉아서 보던 나는 외할아버지 뒤로 후광이 보였음)</div> <div>(추가-외할아버지 미남이셨...)</div> <div>친정아빠가 사업 망해서 엄마가 엄청 고생하셨는데 명절때 가면 아빠 손잡고 우리 옥희 고생 좀 안하게 하면 안되나 달래던 모습...</div> <div> </div> <div>그리고...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르게 됐는데 외할아버지가 국가유공자라 호국원에 들어가셔야 되는데 생존해계서서 </div> <div>급하게 납골당을 알아보는데 며칠이 걸림. 그동안 부산 영락원 장례식장에 며칠 모심.</div> <div>"느그 엄마가 여 있는데 내가 우찌 집에 가노... "</div> <div>납골당에 안치할때까지 집에 오시지 않고 외할머니곁을 지키셔서 엄마외 자식들 애를 태우심...</div> <div>그리고 재작년에 노환으로 돌아가셔서 영천 호국원에 모셨네요...</div> <div> </div> <div>그냥.. 친정엄마랑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얘기하다가 추억하다보니 내 주변에서도 저분들처럼 서로 아끼고 사랑하신 분들이 없었던거 같고</div> <div>또 다른 감상으로는 우리 친정엄마도 외할아버지께는 너무나 소중하고 예쁜 딸이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div> <div> </div> <div>그동안 엄마에 대해서는 그저 내 엄마이고 아내이고 이제는 할머니가 되버린 모습만 제가 기억하는데</div> <div>연예인 좋아하고 친구들이랑 깔깔거리고 잘 웃던 소녀였었다는걸 미처 몰랐다는...</div> <div>그리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두분 모습만큼 오롯이 서로 한사람에게 아껴주고 기대고 사랑하고 살면 젤 행복하겠다 싶어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