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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solomoon.ktdom.com/spboard/img/img_skin/03-1001/zero.gif width=100% height=8><br>
<div align=center><img src="http://solomoon.ktdom.com/spboard/id/208/screen_shot/sfg067.jpg" border=0 width=336 height=440></div><img src=http://solomoon.ktdom.com/spboard/img/img_skin/03-1001/zero.gif width=100% height=16><br>
<font color=9889cc><center>우리가 함께 어떤 집을 방문한 적이 있어. <br>자정도 한참 지난 시간 우리는 담배연기가 자욱해 공기가 푸르게 보이던 <br>어떤 방에 앉아 길고 복잡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고 <br>나는 너의 얼굴에 떠오른 난 여기에 없어라는 표정을 보았고 <br>나는 너를 사랑했어. <br><br>우리가 같이 본 영화를 네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때, <br>네가 얼마나 다르게 기억하는지, <br>너의 기억과 나의 기억이 얼마나 다른지 낙담했지만 <br>그래도 여전히 나는 너를 사랑했어. <br><br>나는 네가 톨스토이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br>윗입술을 내밀며 글을 읽는 모습을 보았고 <br>나는 너를 사랑했어. <br><br>네가 엘리베이터 안의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면서, <br>너를 바라보는 얼굴이 다른 사람의 것인 양 응시하고, <br>그러고는 방금 떠오른 것을 찾는 양 핸드백을 뒤지는 모습을 사랑했어. <br><br>한 짝은 옆으로 누운 좁은 돛단배, <br>한 짝은 등이 굽은 고양이처럼 서서 <br>몇시간이고 너를 기다리던 하이힐 안으로 네가 서둘러 발을 넣는 모습을 사랑했고 <br>많은 시간이 흘러 집으로 돌아왔을 때 진흙이 묻은 신발을 <br>다시 비대칭적인 외로움 속에 남겨두기 전 <br>너의 엉덩이, 다리, 발이 무의식적으로 했던 능숙한 움직임을 사랑했어. <br><br>내가 사랑한 것은 거리가 아니라 너였어. <br>다른 사람은 미로같은 계단을 돌고돌아 극장밖으로 나오는데 <br>너는 지름길을 찾아 먼저 인도로 나올때 입가에 어리는 미소를 사랑했어. <br><br>자동차들이 거리를 지나는데도 한쪽 인도에서 맞은 편으로 <br>단걸음에 유쾌하게 건너는 너의 모습을 바라보았을 때 <br>나는 너를 걱정했고 너를 사랑했어. <br><br>라디오 성우 목소리로 너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말다툼을 재현하는 너를 사랑했으며, <br>내가 두 손으로 너의 머리를 감싸 안고 너의 눈을 들여다보며, <br>삶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바라볼 때 나는 너를 사랑했어. <br><br>네가 사과를 세로로 잘라 완벽한 별모양을 보여주었을 때 나는 너를 사랑했고, <br>어느 오후 어떻게 왔는지 이해할 수 없는 너의 머리카락 한 올을 <br>내 책상 위에서 보았을 때 너를 사랑했으며, <br>어느 날 함께 외출했을 때 만워버스 손잡이를 나란히 잡은 우리 손이 <br>별로 닮지않는 것을 슬프게 바라보았을 때 <br>내 몸을 바라보듯 너를 사랑했고, <br>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는 기차를 볼 때 너의 얼굴에 나타나는 미묘한 표정을,<br>그 슬픈 눈길과 똑같이 닮은 것을, <br>갑자기 전기가 나가 우리 집 안의 어둠과 밖의 밝음이 천천히 자리를 바꾸었을 때 <br>다시금 너의 미묘하고 슬픈 얼굴을 보았을 때, <br>내 가슴은 속수무책의 질투심으로 터질 듯 아팠지만 <br>여전히 나는 너를 사랑했어.<br><br>오르한 파묵 '검은 책<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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