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12년전 일이지만 참 대단했던 제 여동생의 결혼 <div><br></div> <div>정확히는 여동생의 스토리가 아니라 양가 어른들의 스토리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갱상도 어느 시청의 공무원이셨던 저희 부친은 알아주는 괄괄한 성격의 6급 계장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할말은 하고 살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아닌 건 아닌 사나이.</div> <div><br></div> <div>가끔 일어나는 민원실의 민원인 소란이 발생하면 항상 민원실 담당자는 말합니다.</div> <div><br></div> <div>"언능 XX계 가서 모 계장 델구 온나~! 퍼뜩! 오늘 진상은 모 계장 없으면 안되겠다!"</div> <div><br></div> <div>민원실 직원 뛰어가서 사정을 전하면 모 계장님 민원실 들어오면서 항상 하는 멘트 던집니다.</div> <div><br></div> <div>"누꼬? 누구 이리 민원실을 시끄럽케 하노? 앙!"</div> <div><br></div> <div>워낙 큰 목소리에 얼굴도 먹어주는 인물이니 웬만한 민원인의 난리는 해결이 됩니다.</div> <div><br></div> <div>한번은 태풍 경로에 해당 시가 포함되어 있어 모든 공무원들이 시청에서 비상 대기 할때였는데 그날 저녁 뉴스데스크에 민선 시장이 골프장에서 골프</div> <div><br></div> <div>접대 받다가 카메라 출동에 잡혀 방송 나간 일이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다음날 아침....</div> <div><br></div> <div>모든 시청 직원들은 말은 못하고 출근하는 시장에게 고개만 숙이고 인사를 하는데 모 계장은 시장 바라보면서 큰소리를 칩니다.</div> <div><br></div> <div>"시청 잘 돌아간다. 태풍 온다꼬 누구는 X 빠지게 비상 대기 하는데 누구는 골프치러 다니고~! 시청 잘 돌아간다~!"</div> <div><br></div> <div>이분의 별명이 모 시청의 장비였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사돈 어른은 어느 시에서 여러 장사 하시던 분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인물도 훤칠하시고 서글서글 하시지만 이 동네 건달들이 가끔 행패를 부리더라도 이분 장사하는 곳에서는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한번은 호기로운 신참놈들이 덤볐다가 한번에 세놈이 발렸다고 하는데 나중에 중간 간부가 찾아가 고개 숙이며 정중하게 사과했다는....</div> <div><br></div> <div>저도 사돈 어른 이야기에 대해 정확히는 모르나 그 도시 주먹 좀 쓴다는 놈들이 다은 곳에서 난리를 쳐도 그 어른 장사하시는 곳 근방에서는 </div> <div><br></div> <div>조용히 지나갔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 어른 밑에서 큰 인물 훤칠한 새 신랑은,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사는(피는 못 속입니다) 제 여동생에게 장가가겠다고 찾아오고, 갱상도 작은 도시의</div> <div><br></div> <div>양가는 정보전을 시작합니다.</div> <div><br></div> <div>상대 집안의 내력, 재산, 집안의 문제, 그 집안의 소문 등등을 최대한 수집을 해서 듣는데...</div> <div><br></div> <div>양 집안 모두 다른 문제는 없었으나 괄괄한 장비같은 장인어른과 한때 협객(?)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시어른으로 인해 결혼 진행이 잠시 멈추게 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우리 딸내미가 건달놈 며느리로 들어가는 건 아이다 아이가!"</div> <div><br></div> <div>"우리집 장손이 그 집안 사위로 들어가면 기를 못 필 끼라. 그 아부지에 그 딸내미라고... 그 딸내미도 동네에서 유명하다메!"</div> <div><br></div> <div><br></div> <div>며칠간의 탐색전과 고민이 이어지던 가운데...</div> <div><br></div> <div>두분은 서로 만나 상대방을 살피기로 합니다.</div> <div><br></div> <div>파토날지도 모르는 결혼이라 좋은 자리는 아니었고 그냥 고기집에서 두분이 처음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서로의 소개(이미 다 파악하고 있었지만)를 시작으로 하는 일, 살아온 과정등을 이야기 하시다가 어느 순간 두분 모두 주량은 넘기시게 됩니다.</div> <div><br></div> <div>그러고는....</div> <div><br></div> <div>"마~! 델꼬 가소~! 나이도 찻겠다~! 내 김형 아들래미라면 내 딸 주꾸마~!"</div> <div><br></div> <div>"주능게 아이고 내가 부탁드려가 델꼬 가능 겝니더~! 마~! 오늘 우리 이 잔 마시고 사돈 하입시더~!"</div> <div><br></div> <div>피말리던 양가의 정보전은 그날 저녁 술자리를 끝으로 멈추게 되었고 이후 결혼식까지 원활하게 진행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P.S 결혼하고서 첫 명절날</div> <div><br></div> <div>맏며느리로 들어와 시댁에서 음식 장만하며 첫명절을 보내던 여동생은 기어이 사고를 치고 맙니다.</div> <div><br></div> <div>물대신 항상 콜라를 드시던 시댁 어른이 있었는데 큰집 차례보러 들어오시자 마자</div> <div><br></div> <div>"거 콜라 한잔만 가꼬 온나~! 목탄다~!" 라고 하셨다는데...</div> <div><br></div> <div>시어머니께서 음식하시다가 일어서시는 걸 보고서는 여동생이 시어머니의 손목을 잡고서 어른께 한마디 했답니다.</div> <div><br></div> <div>"예전에는 어쨌는지 모르겠는데 이제 저희 어머님도 며느리 보셨고, 보시다시피 제가 시집 와 첫명절이다 보니, 저 보러 손님 많이 오셔서 </div> <div><br></div> <div>음식 차리는데 정신이 없십니더. 시대가 바꼈습니더. 어르신! 앞으로 목타시면 컵은 식탁위에 있고 콜라는 냉장고에 있으니 직접 꺼내 드시소~!"</div> <div><br></div> <div>그 어른과 다른 집안 어른들은 적잖히 당황하셨으나 아무런 말씀 없으셨고, 시어머니는 조용히 제 여동생의 손을 잡고서는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div> <div><br></div> <div>"마~ 내가 30년 묵은 체증이 이제 화~~~~악 내려간다. 고맙다."</div>
대접 받고 싶으면 대접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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