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존경하는 국민 여러분,<br>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div> <div> </div> <div>예순 두 번째 현충일을 맞아<br>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거룩한 영전 앞에<br>깊이 고개 숙입니다.<br>가족을 조국의 품에 바치신 유가족 여러분께<br>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br>국가유공자 여러분께 충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div> <div> </div> <div>저는 오늘 이곳 현충원에서 ‘애국’을 생각합니다.<br>우리 국민의 애국심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입니다.<br>식민지에서 분단과 전쟁으로, 가난과 독재와의 대결로,<br>시련이 멈추지 않은 역사였습니다.<br>애국이 그 모든 시련을 극복해냈습니다.<br>지나온 100년을 자랑스러운 역사로 만들었습니다.</div> <div> </div> <div>존경하는 국민여러분,</div> <div> </div> <div>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지킨 것은<br>독립운동가들의 신념이었습니다.<br>항일의병부터 광복군까지<br>국권회복과 자주독립의 신념이 태극기에 새겨졌습니다.<br>살이 찢기고 손발톱이 뽑혀나가면서도<br>가슴에 태극기를 품고 조국을 버리지 않았습니다.<br>독립운동가를 키우고, 독립운동을 지원하며<br>나라 잃은 설움을 굳건하게 살아냈습니다.<br>그것이 애국입니다.</div> <div> </div> <div>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이 국가의 예우를 받기까지는<br>해방이 되고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br>그러나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br>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뒤집힌 현실은 여전합니다.<br>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겪고 있는<br>가난의 서러움, 교육받지 못한 억울함,<br>그 부끄럽고 죄송스런 현실을 그대로 두고<br>나라다운 나라라고 할 수 없습니다.<br>애국의 대가가 말뿐인 명예로 끝나서는 안됩니다.<br>독립운동가 한 분이라도 더,<br>그 분의 자손들 한 분이라도 더,<br>독립운동의 한 장면이라도 더,<br>찾아내겠습니다. 기억하고 기리겠습니다.<br>그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div> <div> </div> <div>38선이 휴전선으로 바뀌는 동안,<br>목숨을 바친 조국의 아들들이 있었습니다.<br>전선을 따라 늘어선 수백 개의 고지마다<br>한 뼘의 땅이라도 더 찾고자 피 흘렸던 우리 국군이 있었습니다.<br>그들의 짧았던 젊음이 조국의 땅을 넓혔습니다.<br>전선을 지킨 것은 군인만이 아니었습니다.<br>태극기 위에 위국헌신을 맹세하고<br>후방의 청년과 학생들도 나섰습니다.<br>주민들은 지게를 지고 탄약과 식량을 날랐습니다.<br>그것이 애국입니다.</div> <div> </div> <div>철원 ‘백마고지’, 양구 ‘단장의 능선’과 ‘피의 능선’,<br>이름 없던 산들이 용사들의 무덤이 되었습니다.<br>전쟁의 비극이 서린, 슬픈 이름이 붙여졌습니다.<br>전우를 그곳에 남기고<br>평생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오신 호국용사들에게<br>눈물의 고지가 되었습니다.<br>아직도 백골로 묻힌 용사들의 유해,<br>단 한구의 유골이라도 반드시 찾아내 이곳에 모시겠습니다.<br>전장의 부상을 장애로 안고,<br>전우의 희생을 씻기지 않는 상처로 안은 채 살아가는 용사들,<br>그 분들이 바로 조국의 아버지들입니다.<br>반드시 명예를 지켜드리겠습니다.<br>이념에 이용되지 않고<br>이 땅의 모든 아들딸들에게 존경받도록 만들겠습니다.<br>그것이 응당 국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div> <div> </div> <div>베트남 참전용사의 헌신과 희생을 바탕으로<br>조국경제가 살아났습니다.<br>대한민국의 부름에 주저 없이 응답했습니다.<br>폭염과 정글 속에서 역경을 딛고 묵묵히 임무를 수행했습니다.<br>그것이 애국입니다.</div> <div> </div> <div>이국의 전쟁터에서 싸우다가 생긴 병과 후유장애는<br>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할 부채입니다.<br>이제 국가가 제대로 응답할 차례입니다.<br>합당하게 보답하고 예우하겠습니다.<br>그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div> <div> </div> <div>존경하는 국민 여러분,</div> <div> </div> <div>저는 오늘, 조국을 위한 헌신과 희생은<br>독립과 호국의 전장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음을<br>여러분과 함께 기억하고자 합니다.</div> <div> </div> <div>1달러의 외화가 아쉬웠던 시절,<br>이역만리 낯선 땅 독일에서<br>조국 근대화의 역군이 되어준 분들이 계셨습니다.<br>뜨거운 막장에서 탄가루와 땀으로 범벅이 된 채<br>석탄을 캔 파독광부,<br>병원의 온갖 궂은일까지 견뎌낸 파독간호사,<br>그 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조국경제에 디딤돌을 놓았습니다.<br>그것이 애국입니다.</div> <div> </div> <div>청계천변 다락방 작업장,<br>천장이 낮아 허리조차 펼 수 없었던 그곳에서<br>젊음을 바친 여성노동자들의 희생과 헌신에도 감사드립니다.<br>재봉틀을 돌리며 눈이 침침해지고,<br>실밥을 뜯으며 손끝이 갈라진 그 분들입니다.<br>애국자 대신 여공이라 불렸던 그 분들이<br>한강의 기적을 일으켰습니다.<br>그것이 애국입니다.</div> <div> </div> <div>이제는 노인이 되어<br>가난했던 조국을 온몸으로 감당했던 시절을 회상하는 그 분들께<br>저는 오늘, 정부를 대표해서 마음의 훈장을 달아드립니다.</div> <div> </div> <div>존경하는 국민 여러분,<br>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div> <div> </div> <div>애국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모든 것입니다.<br>국가를 위해 헌신한 한분 한분이 바로 대한민국입니다.<br>보수와 진보로 나눌 수도 없고, 나누어지지도 않는<br>그 자체로 온전히 대한민국입니다.</div> <div> </div> <div>독립운동가의 품속에 있던 태극기가<br>고지쟁탈전이 벌어지던 수많은 능선위에서 펄럭였습니다.<br>파독광부·간호사를 환송하던 태극기가<br>5.18과 6월 항쟁의 민주주의 현장을 지켰습니다.<br>서해 바다를 지킨 용사들과 그 유가족의 마음에 새겨졌습니다.<br>애국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그 모두가 애국자였습니다.</div> <div> </div> <div>새로운 대한민국은 여기서 출발해야 합니다.<br>제도상의 화해를 넘어서, 마음으로 화해해야 합니다.<br>빼앗긴 나라를 되찾는데 좌우가 없었고<br>국가를 수호하는데 노소가 없었듯이,<br>모든 애국의 역사 한복판에는 국민이 있었을 뿐입니다.</div> <div> </div> <div>저와 정부는 애국의 역사를 존중하고 지키겠습니다.<br>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공헌하신 분들께서,<br>바로 그 애국으로, 대한민국을 통합하는데 앞장서 주시기를<br>간절히 부탁드립니다.<br>여러분들이 이 나라의 이념갈등을 끝내주실 분들입니다.<br>이 나라의 증오와 대립, 세대갈등을 끝내주실 분들도<br>애국으로 한평생 살아오신 바로 여러분들입니다.</div> <div> </div> <div>무엇보다, 애국의 역사를 통치에 이용한<br>불행한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습니다.<br>전쟁의 후유증을 치유하기보다<br>전쟁의 경험을 통치의 수단으로 삼았던<br>이념의 정치, 편가르기 정치를 청산하겠습니다.</div> <div> </div> <div>존경하는 국민 여러분,<br>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여러분,</div> <div> </div> <div>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br>보훈이야말로 국민통합을 이루고<br>강한국가로 가는 길임을 분명히 선언합니다.</div> <div> </div> <div>그동안 우리의 보훈정책은 꾸준히 발전해왔습니다.<br>군사원호에서 예우와 보상으로,<br>호국유공자에서 독립, 민주유공자, 공무수행 유공자까지<br>그 영역도 확대되어 왔습니다.<br>국가유공자로 모시지는 못했지만<br>그 뜻을 함께 기려야할 군경과 공무원, 의인들을<br>예우하고 지원하는 제도도 마련해왔습니다.<br>그러나 아직도 그 분들의 공적에는 많이 못 미칩니다.<br>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도 미치지 못합니다.</div> <div> </div> <div>이제 한 걸음 더 나가겠습니다.<br>국회가 동의 해준다면, 국가보훈처의 위상부터 강화하겠습니다.<br>장관급 기구로 격상하겠습니다.<br>국가유공자와 보훈대상자, 그 가족이<br>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div> <div> </div> <div>국가를 위해 헌신하면 보상받고<br>반역자는 심판받는다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br>그것이 국민이 애국심을 바칠 수 있는,<br>나라다운 나라입니다.</div> <div> </div> <div>애국이 보상받고, 정의가 보상받고, 원칙이 보상받고,<br>정직이 보상받는 나라를 만들어 나갑시다.<br>개인과 기업의 성공이 동시에 애국의 길이 되는<br>정정당당한 나라를 만들어 나갑시다.</div> <div> </div> <div>다시 한 번<br>순국선열, 호국영령, 민주열사의 애국헌신을 추모하며,<br>명복을 빕니다.<br>감사합니다.</div> <div> </div> <div>2017년 6월 6일<br>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문 재 인</div> <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500" height="327" alt="20170606113050664qlvs.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6/14967213775be6b256017e4b6ba429587a8a872ced__mn710774__w500__h327__f33938__Ym201706.jpg" filesize="33938"></div> <div> </div> <div> </div> <div>"독립운동가의 품속에 있던 태극기가<br>고지쟁탈전이 벌어지던 수많은 능선위에서 펄럭였습니다.<br>파독광부·간호사를 환송하던 태극기가<br>5.18과 6월 항쟁의 민주주의 현장을 지켰습니다.<br>서해 바다를 지킨 용사들과 그 유가족의 마음에 새겨졌습니다.<br>애국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그 모두가 애국자였습니다."</div> <div> </div> <div>문대통령의 이 말씀이 특히 와 닿았습니다.</div> <div>감동이에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게 나라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br>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